서율이의 일기

우리가 좋아하는 떡볶이도 먹고, 과일 빙수도 사 먹자

by 기꺼움

서율아!


엄마는 오늘부터 여름휴가야. 하루는 율이랑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서준이는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왔지. 오늘 어린이집에서 물놀이를 하는 날이라 미리 수영복을 챙겨 입은 서준이는 신나게 들어갔어. 서율이가 태권도 학원에 간 사이 엄마는 너에게 편지를 써.




엄마와 둘이 보내는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율이 마음에 채워지지 않는 뭔가가 있는 걸까? 요즘 뾰족한 말로 아빠와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 속상하고, 가끔은 화가 날 때도 있어. 아빠는 벌써 사춘기가 온 건 아니냐고 말했지.


그래도 오늘은 한껏 부푼 얼굴이 돼서 우리의 데이트를 기대하는 서율이를 보니 엄마도 기뻐. 만화카페에 가기로 했지. 서율이가 좋아하는 떡볶이도 먹고, 과일 빙수도 사 먹자.


참!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이 있었어. 방학이 된 서율이는 매일 일기를 쓰는데, 읽을 때마다 감탄해. 고슴도치 엄마라서 그런가? 엄마가 특히 즐겁게 읽은 일기 중 몇 개를 편지 안에 옮겨볼게. 우리 서율이가 나중에도 기억할 수 있게. 아직은 엄마에게 일기를 보여주지만, 조금 더 크면 못 보게 하겠지? 지금 실컷 읽어야지.

나는 방학을 한 뒤로 할머니 집에 간다. 할머니가 점심에 수제비를 해주신다고 했다. 나는 밀가루 반죽으로 책 모양을 만들었다. 역시 내가 만든 것보다 할머니가 만든 게 더 맛있다. 정말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배가 터지도록 먹은 건 아니지만.
철판 아이스크림을 만드려고 얼려 놓은 철판이 꽁꽁 얼려진 것 같다. 동생이 먹고 싶다고 한 쿠키 앤 크림부터 만들었다. 쿠키 앤 크림은 잘 되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딸기 아이스크림은 얼음이 녹아 먹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쉬웠다. 하지만 난 동생의 쿠키 앤 크림을 만든 것으로 만족 만족! 아참, 내일 내 걸 만든다는 건 비밀 비밀!
오늘도 친구들과 놀다 보니 배가 꾸륵꾸륵거렸다. 그래서 할머니 댁으로 재빨리 뛰어가 제일 먼저 화장실로 달려갔다. 내가 오늘 먹은 차가운 것들이 몇 개인지 봐야겠다. 음, 친구들과 먹은 과일 빙수. 아침에 먹은 아이스크림. 목마를 때 마신 차가운 물. 헉! 세 가지나 먹었다니 상상도 못 했다. 설사를 두 번이나 했는데 정말 괴롭고, 아팠다.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서율아 사랑해" 우리 엄마가 많이 하시는 말씀이다. 나는 그 말만 들으면 가슴이 콩닥콩닥 거린다. 나도 엄마를 사랑한다. 매일매일 "사랑해"라는 말을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나는 사랑을 많이 받는 것 같다. 나는 엄마가 없었으면 정말 섭섭하고 속상해서 울 것 같다. 엄마가 있어서 참 좋다. 앞으로는 동생과 싸우지 않고 엄마 말도 잘 들을 것이다.




서율아, 엄마는 옮겨둔 마지막 일기에서 제일 끝 문장이 마음에 쏙 드네. 동생과 싸우지 않고, 엄마 말도 잘 들을 거지? 곧 서율이 오겠네. 이제 우리 데이트하러 가자.


2019년 뜨거운 여름을 통과하며 아이들에게 매일 쓴 편지를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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