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보이는 롯데타워를 가리키며 말했지
서율아, 서준아.
엄마의 휴가, 셋째 날이야. 오늘 아침에는 서준이 말소리에 잠을 깼어.
엄마! 우리가 가기로 한 빌딩 꼭대기가 구름에 쌓여있어!
숙소에서 보이는 롯데월드 타워를 가리키며 말했지. 그제야 엄마는 무겁기만 한 몸을 겨우 일으켰어. 올해도 어김없이 한여름 감기를 앓고 있거든. 어제 무리했는지 더 힘들더라. 비타민 영양제, 비타민 음료, 레모나까지 먹어가며 감기를 이겨내려는 노력 중이야.
서둘러 가보자! 간단한 아침을 먹고, 부랴부랴 짐을 정리해서 숙소를 나섰어. 보기만 해도 아찔한 롯데월드 타워는 무더위에도 위용을 뽐내고 있었지. 너희에게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준다는 생각에 엄마가 더 설레었어. 지하 1층에서 117층까지 1분 만에 올라가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는 꼭 우주선 같았어.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흡사 미래 세계에 온듯해서 신기하더라. 순식간에 귀가 먹먹해졌지만 말이야.
타워 전망대에서는 서울 시내가 한눈에 보였어. 어제 우리가 갔던 롯데월드는 꼭 장난감 레고 같았지. 서율이, 서준이는 한참 동안 밖을 쳐다보며 어떤 생각을 했어? 엄마는 야경을 보면 더 멋지겠다는 생각을 했어. 서준이 성화에 못 이겨 지하 1층에서 찍은 약간 촌스러운 가족사진을 15,000원 주고 샀고(포토샵으로 롯데타워 배경이 들어가 있는 관광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진 말이야), 서율이는 할머니 선물로 4,500원짜리 롯데타워 마그네틱을 샀지. 엄마는 123층에서 우아하게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었지만, 너희와 함께라면 결코 우아해질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마음을 비웠단다.
다시 우주선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롯데월드 몰을 구경했어. 역시 서울은 서울이더라. 다양한 볼거리가 많아서 신기했고, 모든 식당 앞에 줄 서서 대기하는 모습에 놀랐어. 우리도 전주를 그대로 옮겨 논 듯한 '한국집' 앞에서 30분 넘게 기다려서 비빔밥과 뚝배기 불고기를 먹었지. 서율이 서준이도 배가 고팠는지 한 그릇씩 뚝딱 비우더라. 역시 시장이 반찬이야.
돌아오는 고속도로에는 차가 많아서 휴가철이구나, 새삼 실감했어. 그래도 너희가 잠든 덕분에 소설책을 읽으며 내려왔지. 집에 돌아와 간단히 저녁을 먹고, 설거지까지 마친 뒤에 엄마는 너희에게 편지를 해. 서율이는 옆에서 세상 귀찮은 표정으로 일기를 쓰고, 서준이는 엄마 무릎을 베고 누워 종알거리는 중이야. 둘 다 눈이 졸려 보이네. 얼른 자야지. 이제 글을 매듭 져야겠다. 조금 뻔하지만 쉽게 떠오르는 문장으로!
무더위에 떠난 우리의 여행이 달달한 추억으로 남기를. 사랑해 율아, 준아.
2019년 뜨거운 여름을 통과하며 아이들에게 매일 쓴 편지를 책으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