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이 만나야 할 수많은 월요일들을 생각했어
서율아.
어제는 서율이가 뜬금없이 말했어.
월요일 싫어, 일요일 저녁도 싫어!
굳이 이유를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어서 엄마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정말 그렇다고 호응했지. 월요일이 싫다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서율이를 보며 앞으로 우리 딸이 만나야 할 수많은 월요일들을 생각했어.
금요일 오후부터 서서히 기분이 좋아지고, 토요일은 주말의 안락함을 맘껏 느끼지. 일요일 오전이 지나가면 슬슬 마음이 무거워지고, 월요일 아침 눈을 뜨면 어김없이 우울해. 학교에 다닐 때도 그랬고, 회사에 가는 일도 크게 다르지 않더라. 오죽하면 '월요병'이라는 용어가 건강백과에 등록되어 있겠어.
백과사전에서는 월요병을 이렇게 정의해.
월요일마다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느끼는 증상을 '월요병'이라고 합니다. 휴일에는 평상시 생활리듬이 깨지면서 월요일 현업에 복귀했을 때 육체적인 피로를 느끼게 되고 매일 되풀이되는 지루한 일상과 지나친 스트레스, 업무 중압감이 더해져 정신적 피로까지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페이지에는 '월요병을 극복하기 위한 완벽한 방법'이 쓰여 있었어. 하나, 아침 식사를 거르지 말자. 둘,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먹자. 셋,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자. 처음엔 너무 뻔한 방법이라 심드렁했는데, 세 개의 문장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니 행간에서 활력이 느껴지는 듯했어.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서율아, 우리에게 남아 있는 월요일들을 매번 병에 시달리며 보내는 건 너무 아쉬우니까. 이제부터 세 가지 방법을 실천해볼까? 특히 월요일에는 엄마가 잘 챙겨볼게. 따뜻한 밥에 바삭한 김을 싸 먹고, 후식으로 토마토 주스를 마시자. 끝으로 물을 한 컵씩 마시고 집을 나서면 우리 몸에는 월요병을 견딜 만큼의 에너지가 쌓일 거야. 몸이 든든하면 마음도 훨씬 수월해질 테고 말이야.
엊그제 편지에는 엄마가 몸과 마음의 균형이 어긋나서 힘들다는 하소연만 했는데, 오늘은 조금 씩씩한 이야기를 해봤어. 꾸준히 실천하면 월요일을 가볍게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아. 정신없이 지나가기 바쁜 우리의 아침을 떠올리면 쉽지 않겠다, 싶지만 엄마가 노력할게. "월요일이지만, 그럭저럭 괜찮았어."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말이야.
2019년 뜨거운 여름을 통과하며 아이들에게 매일 쓴 편지를 책으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