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너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사무실로 가던 길이었어. 여느 때처럼 청소 아주머니께 인사를 했지.
안녕하세요.
아기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가는구먼, 착하기도 하지. 근디 착하게 살면 바보라는데.
착하게 살면 마음 편하잖아요.
그려, 맞어. 내 마음 편한 게 제일이여.
왜 갑자기 착하게 사는 게 바보라고 하시냐고? 평소에 엄마가 아주머니께 친근하게 안부를 묻는 일이 잦아서 인지, 매번 볼 때마다 착하다고 해주시더라.
참 뜬금없는 대화였지만 8층 사무실까지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면서 착하다는 것에 대해 생각했어. '착한 아이, 착한 학생, 착한 사람...' 사전을 찾아보니 착하다는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하다는 의미고, 바보는 지능이 부족하여 정상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더라. 사전에서 두 가지 말은 한참 멀리 떨어져 있는데 언제부터 착하다와 바보가 함께 쓰이게 된 걸까?
추측하건대, 착하면 손해라는 인식 때문일 거야. 이렇게 착하다는 표현이 본래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지만, 엄마는 우리가 착한 사람으로 살아가면 좋겠어.물론 가끔 억울하고 화도 나겠지. 하지만 조금 느리더라도 선의를 가지고 살아가는 게 진짜 멋지지 않을까? 세상이 한 뼘씩 나아지고 있다면 말이야. 분명히 성심을 다해 도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선한 기운 때문일 거라고 믿어.
서준아, 아직은 엄마의 말을 잘 이해할 수 없겠지만 엄마의 편지는 항상 같은 자리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언젠가 서준이가 엄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날이 있을 거야. 어쩌면 엄마가 틀렸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럼 그때 우리 토의를 해보자. '착한 사람은 정녕 바보인가?'를 주제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