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의 경험을 갖게 된 이후로 독립출판물을 더 많이 찾아 읽게 되었다. 어디선가 독립출판에 대해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표현을 들은 뒤로는 이 분야가 어쩐지 더 귀하고,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독립출판물은 형태의 다양성만큼 도전하는 이유도 제각각이다. 글쓰기라는 취미 생활의 연장이거나, 소중한 사람에게 내가 쓴 책을 선물하고 싶거나, 여행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거나 등등 자신만의 목적을 갖는 작은 프로젝트다.
# 2
나는 글 쓰는 일에 대한 꿈과 열망이 가득한 독립출판물을 좋아한다. 쓰는 사람으로의 삶을 숙명이라고 생각하지만, 좀처럼 지면을 찾기 어려운 작가들의 외로운 글을 만나면 자꾸 안아주고 싶다. 어떻게 해줄 수 없지만,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분들이 써낸 글을 읽는 것뿐이라는 사실에 허탈하면서도 작가의 바람은 독자를 만나는 일임을 짐작하기에 정성을 다해 읽는다.
# 3
얼마 전 지인이 제주의 <소심한 책방>에서 사다 준 손명주 작가의 『쓰기의 생활』(작업실 서툰, 2017)을 읽고 있다. 뒤표지에 쓰인 문장을 읽고, "동생이 생각나서 골라 봤어."라고 말하며 건네준 책이다. 다정한 씀씀이에 감사하고, 제주에서 내 손까지 닿은 책이라 귀하고, 글쓰기에 대한 절실함이 묻어 있는 책이어서 소중하다. 소설을 쓰고 싶은 마음이라니. 기어코 장편소설을 써내는 용기라니.
# 4
글을 쓰는 내 마음을 생각한다. 소설이나 시는 어떤 넘볼 수 없는 영역을 글쓰기라고 믿고 있다. 다만, 다음 생이 있다면 소설가로 살아보고 싶다고 상상하는 정도? 이번 생에서는 좋은 책을 소개하는 글을 멋지게 쓸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책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담긴 서평을 쓰고 싶다. 무엇보다 내가 써낸 글이 책으로 향하는 오작교가 되길 바란다. 이런 마음을 품고 매일매일 성실하게 읽고, 쓰는 중이다.
욕구는 재능을 이긴다고 믿는다. 아니, 욕구가 곧 재능이라고 믿는 게 맞겠다. 그것은 내 신념이기도 하다. 자려고 누워서도 오늘 쓴 글 생각, 내일 쓸 글 생각이 난다면 당신은 글쓰기의 재능을 타고났다고 믿어도 되지 않을까. 아침에 눈을 떠 양치질을 할 때도 오늘 쓸 글을 생각한다면 그걸로 재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재능이 없다면 가슴은 뜨거워지지 않을 것이다.(91쪽) - 손명주 『쓰기의 생활』(작업실 서툰,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