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ist, 널 사랑해_원 모어 찬스
산의 맨 이마를 덮어두는 구름처럼 요즘 나는 손으로 내 이마를 자주 짚어본다. 더러 미열을 앓는 날도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마에 손이 포개어질 때의 촉감은 손바닥 보다 이마에서 더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손으로 코를 만질 때와 손으로 어깨를 잡을 때 혹은 손으로 무릎을 긁을 때와는 달리 이마를 덮으며 손은 애써 감각을 양보하는 듯하다. 아마 이것은 오래된 습관이 만들어냈을 터이다. 대부분 우리의 이마를 짚어 오는 손은 자신 스스로의 것이 아니라 상대의 다정한 손인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고 거꾸로 자신의 손을 이마에 포갤 때 그 이마는 내 것이 아니라 애정을 갖고 있는 상대의 것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 박준『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100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