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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unction Aug 26. 2022

병원졸업기념

이제 오지 않으셔도 됩니다.”


2009 12 방배동  산부인과에서부터 시작된  여정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임신 20주차에 초음파 검진을 하던 의사선생님은 폐에 이상 소견이 보인다고 하며 성모병원으로 전원 소견서를  주셨다. 그리고는 별별 검사를 다하다 이듬해  ccam 태아 전담 출산을 맡으시는 선생님이 계신 아산병원으로 옮기고, 감사하게도 53일에 유이의 우렁찬 울음소리를 들을  있었다. 물론 그러고 나서 nicu 일주일간 머물다 나왔지만 말이다.


유이가 세상에 나오고도 병원 순례는 끊이지 않았다. 통상적인 예방접종이나 검진이 아닌 엑스레이와 씨티, 피검사는 정말 운전과 수납만 하는 나도 지치게  정도였으니 말이다.  와중에 부모의 걱정을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하며 되먹지않게 행동하던 아산병원 흉부외과 의사 덕에 우리의 병원 여정은 서울대병원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4세부터 추적해오다 환절기에 폐렴이나 고열이 날때마다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는건 놀랄 일도 아니었지만, 2018  일주일간 지속된 고열은 결국 3주동안의 입원과 여름의 수술로 이어졌다. 예상보다  시간이었지만 다행히 수술도  끝났고, 3년후 오목가슴 교정바 제거만  하면 아이를 수술대 위에 올릴 일도  이상은 없을 것이었다.


작년 여름, 교정바 제거가 끝났다. 올해 유이가 코로나에 걸릴때마다  우리는 응급실을 찾아 서울로  여정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찾은 정기검진날, 선생님은 이제 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ccam 문제를 묻자 “ccam(수술) 했었나요?” 라고 하시면서 오목가슴의 경우 키가 갑자기 크지만 않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통증은 조금 있겠지만 크면서 없어진다고 하셨다.


어느덧 반년 후면 중학생이  아이가 살아온 평생동안 한국 5 병원중 세군데를 다녔다 생각하니 미안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건강히  크면서 버텨준 것에 고마울 뿐이다. 사랑으로 기억해주고 물심양면으로, 기도로 함께해준 가족들과 주변 분들에게도 감사하다. 자격없고 부족한 나한테 이렇게 밝고 씩씩한 유이의 아버지 자리를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름의 뜻대로 모든 사람에게 넉넉한 기쁨으로 자라면서, 기쁨을 전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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