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차던 여자가 차였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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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편의상 나는 이 글의 주인공을 K라 명명할 것인데, 이는 그의 실명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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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K의 피드백
내 글을 보고선 K가 내게 이리 말했다. "(섹스를 할 때) J가 적극적으로 그런 걸 요구했지, 내가 요구한 건 아니다" 나는 앞선 글에서 K의 섹스 취향을 다뤘었다. 그녀가 M이라는 것. 하지만 나는 의문이었다. 그녀가 그런 취향인 걸 남자가 그냥 받아준 것인지, 아니면 남자도 그런 취향인건지. 알고보니 K는 '자신을 M으로 다뤄달라'라는 요구를 한 적은 없고, J가 먼저 자신의 S성향을 드러내고 또 그 취향을 받아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서로 아다리가 맞았다는 뭐 그런 이야기.
1. '완벽한 남자' J의 프로필
세번째 글을 통해서 J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려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로 K와의 궁합에 대해서 이야기했으니 그의 객관적 프로필도 다뤄보도록 한다. 그는 30대 중반이며, 현재 레지던트다. 그러니 예비 의사다. 어느정도 돈도 있고, K와 비교했을 때 그리 나이가 차이나지도 않았다. 그리고 앞선 글에서 언급했듯이 K와 섹스 취향도 유사했다.
2. 돈이 어느 정도 있는 남자
그녀는 남자가 돈이 어느정도 있는 것을 원한다. 그녀가 된장이라서 '돈이 어느정도 있는 남자'를 좋아하는 지 아닌 지는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독자들이 알아서 판단해보시길 바란다. 그녀가 돈이 어느 정도 있는 남자를 원하는 이유는 그녀가 지금까지 만났던 남자들 중에 자신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자들에게 실망을 했기 때문이다.
K가 연하 남성을 만났을 때다. '연하 남성'은 K보다 상대적으로 그다지 인정받지 못하는 대학을 다니고 있었고, 졸업해서 돈을 벌고 있는 K와 달리 아직 대학생 신분이었다. 그리고 모든 연하 남성들처럼 그는 그녀보다 나이가 적었다(...). 연하 남성이 직장인 여성보다 돈이 없는 것은 한국 사회에선 꽤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남자는 군대를 가니까 사회에 진입하는 게 기본적으로 2년은 늦으니까. 그런데 그런 것이 자연스러운 것과 별개로 '연하 남성'은 자주 자신의 열등감을 보였다.
결국 K와 '연하 남성'은 헤어진다. 물론 열등감 때문은 아니었고 '연하 남성'의 실수로 인한 것이었는데 K는 지금도 그 '연하 남성'을 이야기할 때 열등감에 대해선 빼놓지 않는다. 메인 이슈는 안되도 K가 그 열등감 때문에 얼마나 짜증이 났었는 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니 남성들이여, 가진 것 이 없어도 후달리지 말자.
'연하 남성' 및 그외에 '열등감을 가진 남성들'을 겪고나서 그녀는 '자신에게 맞는 남자 유형'을 수정한다. 남자라면 어느정도 돈은 있어야된다. 대체로 돈이 없는 남자들은 자신에게 열등감을 가졌으니까. 일반화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그녀의 삶이고 그녀의 잣대니까 그녀의 명제가 잘못되었더라도 그로 인한 피해(?)도 그녀가 감당할 것이다. 여하튼 이런 이유로 J가 레지던트라는 건 K에게 꽤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을 듯 싶다.
3. 연락이 닿지 않는 J
3개월쯤 연애를 했을까? J는 아프리카로 출장을 떠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출장을 떠난 이후로 K는 J와 연락할 수가 없었다. 그 상태로 일주일이 넘는 시간동안 연락을 할 수 없었다. K는 걱정했다. 아프리카에서 무슨 일이라도 난 것은 아닌지, 신변에 위험이 있는 건 아닌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일주일동안 혼자서 걱정을 하고 있는 데 J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는 '미안하다'고 했다. 보통 이런 상황이면 '걱정하게 해서 미안하다, 일이 바빴다'라고 할 법하지만 J가 사과한 이유는 그런건 아니다. 그는 K에게 이별을 고한다.
4. 일주일만에 연락와서 J는 K에게 이별을 고한다.
J가 일주일동안 연락을 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J는 K에게 "미안해서 연락을 못했다"라고 했다. 여기에서 '미안해서'라는 건 'K에게 상처를 줄까봐 미안해서'로 해석할 수 있다. 이별을 고하면 K가 상처를 받을 것 같아서 연락을 못했다는 게다.
이 말을 듣고 K는 분노한다. K가 분노한 이유는 일주일 동안 J의 신변을 걱정한 자신이 너무 바보같이 느껴져서다. K는 연락이 안되던 J의 신변을 걱정했다. 그런데 J는 의도적으로 연락을 안했으며, 신변에 문제도 없었다. 그저 K에게 상처를 주기 싫다는 이유로 K의 연락을 무시한 게다. K는 바보가 됐다. 시바, 걱정했었는데.
5. 분노한 K
그녀는 충분히 화날만하다. 이는 그녀가 '인기 많은 여자'여서 더욱 그렇다. 지금까지 연애를 하면서 이별을 먼저 고하던 것은 그녀였다. 상대가 상처를 받을 것을 걱정하던 것은 항상 그녀였다. '바보'였던 건 주로 남자였지 자신이 아니었던 게다. 그런데 남자새끼가 감히 그녀를 '바보'로 만들었다. 그녀는 분노했다. 물론 그녀의 감정에 슬픔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아프리카에서 강간이나 당해라'라며 온갖 육두문자를 보내며 나에게 자신의 분노를 털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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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처음으로 이별을 통보받은 그녀는 타인이 보기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다음 글에선 그 행동들을 다룰 것이다. 이 연재글이 언제 끝날 지 잘 모르겠다. 얼렁 끝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