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이별을 한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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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글은 논픽션이고, 지어낸 내용은 전혀 없음을 미리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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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편의상 나는 이 글의 주인공을 K라 명명할 것인데, 이는 그의 실명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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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이상 '완벽한 남자'가 아닌 J
잠수를 타고 이별을 한 이후에 K의 눈에 J는 더이상 '완벽한 남자'가 아니었다.
이별한 후에 그녀는 내게 말했다.
"걔가 완벽하지는 않아."
잠수를 타는 찌질한 방식으로 그녀의 마음에 스크래치를 낸 것이 그녀의 반감을 만든 것이긴 하나 그녀는 그 찌질함만을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J에게는 애초부터 단점이 많았던 게다. 전에는 못보던 게 헤어지면 보이는 법이다. 이별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상대를 깔아뭉개기도 한다.
J는 너무 자주 놀랐다. K와 함께 미술관을 가거나 할 때 K는 그에 대해 설명을 해주곤 했는데, 그때마다 남자 J는 '어떻게 그런 걸 다 아냐'며 놀라곤 했다. 그런데 그게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그런 식이었다. 나이도 많고, 레지던트도 하고 있지만 허당끼가 있었던 게다. 레지던트라는 것도 그렇다. 나이가 30대를 넘어가는데 아직 레지던트나 하고 있다니. K에겐 이제 그의 거의 모든 것들이 단점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K에게 J는 더이상 '완벽한 남자'가 아니며 앞으로 두번 다시 그와 연애를 하지도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별을 합리화하기 위한 온갖 구실들을 끌어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2. 좋게 헤어진 경우, 안좋게 헤어진 경우
흔치는 않지만, 좋게좋게 헤어지는 연애가 없는 것도 아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맞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별을 하는 그런 방식의 이별은 '좋게 헤어진 경우'에 포함된다. 그런데 한쪽이 바람을 피다가 걸려서 헤어졌거나, 한쪽의 마음이 먼저 달아나서 갑자기 이별을 통보하거나, 사랑하지만 그 사랑을 유지하기에는 너무도 힘이 들어서 이별을 통보하는 방식은 '안좋게 헤어진 경우'에 포함될 수 있다.
좋게 헤어졌을 경우에 K는 헤어진 남자들에게 그다지 나쁜 마음을 품지 않는다. 그런데 반대의 경우, 안좋게 헤어진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그녀는 의식적으로건 무의식적으로 '너 따위 없어도 나는 잘 산다능' 따위의 메세지를 보내고자 노력한다. 예를 들어, 전남친과 헤어진 이후에 얼마 안되서 남자친구를 만나거나 하는 행위는 '너 따위 없어도 나는 잘 산다능'라는 메세지를 보내는 행위의 일환이다. 물론 새로운 연애에 대한 갈망이 더 클 수도 있다. 이는 앞선 연재글에서 다뤘듯이 그녀가 연애를 강박적으로 많이 하는 이유와도 관련이 있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