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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Jul 12. 2015

K(女)는 어떻게 연애했는가- 6

6. 혼자가 된 걸 못견디는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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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글은 논픽션이고, 지어낸 내용은 전혀 없음을 미리 밝힌다.

2. 이 글을 게시하는 것은 이 글의 주인공이 되는 당사자의 동의를 얻었음을 미리 밝힌다.

3. 편의상 나는 이 글의 주인공을 K라 명명할 것인데, 이는 그의 실명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4. 이 글의 주인공이 되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댓글이 달릴 시엔 댓글을 삭제하는 것은 물론 차단조치할 것임을 미리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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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항상 남자와 사귀는 상태였던 K

그녀는 혼자였던 적이 없다. 아마 대학생 때 남자를 사귄 후로 한번도 혼자였던 적은 없으리라. 그녀에겐 항상 남자가 따랐고, 심지어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있을 때도 그녀는 자신에게 구애하는 남자들을 굳이 쳐내지 않았었다. 그들이 나중에 그녀의 남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남자가 최선이라고 어떻게 확신하는가? 그녀 지금 사귀는 남자는 지금 사귀고 있을 뿐이다. 그 뿐이다. 그러니 선수들은 항상 대기시켜놔야한다.


그녀의 전략 덕에 주위에 남자들은 가득했고, 남자친구와 헤어져도 새로운 남자와 만나는 식으로 연애를 이어갔다. 그러니 그녀에게 사실상 혼자였던 적은 별로 없었다. 그녀의 나이를 고려할 때 최소 5년 이상은 쭈욱 남자와 함께 했었던 것이다. 혼자였던 적이 없었던 거지. 그래서 그녀는 남자가 없어서 외로웠던 적은 그다지 없었다. 다만, 남자놈이 사랑을 안줘서 '니가 여기에 있어도 나는 니가 그립다'식의 외로움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2. 그녀가 J와 헤어진 이후

K의 연애사를 전체적으로 훑어보면 J는 좀 다른 남자들과 차별화되는 구석이 있다. 


첫째로, 그는 다른 남자들과 달리 먼저 K를 찼다.

둘째로, K가 한참 J를 좋아할 때 K가 이별을 통보받았다. 보통은 K가 먼저 마음이 식고, 그래서 남자를 버렸었는데 말이다.


그래서인가? J의 이별통보는 K에게 적지 않은 파장을 남겼다. 그녀가 '완벽한 남자'가 아닌 J를 '완벽한 남자'라 생각할 때 갑자기 이별통보를 받은 게다. 당황스럽고, 아프고, 얼얼하다. 그리고 슬프고 화난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차이다니.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보통은 그녀가 먼저 마음을 놓고 이별을 통보했었는데 말이다.


멘붕. 그녀는 멘붕했다. 나는 K와 절친한 관계이지만, 그녀가 이별을 했다고 해도 그다지 걱정은 하지 않는다. 남자와 헤어졌다는 얘기를 들어도 얼마간 뒤에 새로운 남자와 만나고 있는 그녀를 매번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걱정하지 않는다. 막상 그녀도 이별을 했을 때 이렇다할 말을 하지 않았다. 이별 따위 자주 일어나는 일이니까. 그런데 그녀는 J에게 이별통보를 받은 이후로 매일같이 페북 메세지로 나에게 온갖 분노를 털어냈고("아프리카에서 강간이나 당해라" 라는 말은 한번만 한 게 아니다) 이상한 짓도 하기 시작했다. 


3. 인터넷 매칭사이트에서 만난 여자

인터넷 데이트 매칭 사이트에서 그녀는 한 여자와 친해진다. 소라넷 같은 사이트는 아니니 오해말라. 이 두 여자는 순식간에 친해지며 온갖 이야기들을 나눴다. 자신들이 즐기는 섹스의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남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애초에 인터넷 데이트 매칭 사이트여서 그런 카테고리의 이야기를 나눈 듯 싶다. 다만, 이상한 점은 너무 급속도로 친해졌다는 것이다. K는 그녀에게 해당 매칭 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그녀에게 알려줬으며 얼굴도 본 적 없는 이에게 온갖 이야기도 풀어냈다. 여기서 우리는 K가 사람을 잘 믿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니면, K에게 있어서 사람을 믿는 데 기간은 그리 중요치 않을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는 아마도 사랑을 원하는 그녀의 성격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다. 연애가 인생의 낙이라고 줄기차게 말하는 그녀다. 그리고 그녀의 성적 대상은 비단 남자에만 머물지 않는다. K가 인터넷 여자에게 마음을 연 것은 그녀와 엮일 수도 있다는 미약한 가능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 참고로 K는 그녀와 엮이진 않는다. 다만 그녀가 소개해준 남자와 만나게 된다. 다음 글에선 그 남자에 대해서 다루게 될 게다. 그 남자를 통해서도 우리는 K가 남자를 잘 믿는 사람이라는 것을 또 한번 확인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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