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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Apr 02. 2016

아들 송일국의 엄마 김을동 지지는 당연한가?


부모가 정치인이라고 반드시 부모를 정치적으로 응원할 필요는 없다. 부모의 신앙을 자식이 이어받을 필요가 없는 것처럼, 부모의 정치적 입장을 자식이 물려받을 필요도 없다. 그렇기에 송일국의 선거운동은 단순히 부모를 부모로서 응원하는 행위가 아니다. 엄마인 김을동을 응원하는 것을 넘어서 정치인인 김을동을 응원하는 것이다. 선거운동이라는 제스처가 가지는 의미가 그렇다.  



그러니까 송일국은 여자들은 좀 모자라야 된다는 정치인 김을동의 말에나 새누리당이란 정당을 선택한 김을동의 정치적 선택도 지지한다고 보는 게 맞다. 아들이라서 어쩔 수 없이 선거에 나왔다는 발상은 "자식들은 무조건 부모에 복종하거나 동의해야한다"라는 보수적인 프레임을 전제하는데, 세상이 어느 땐데 이런 헛소리를 하나? 


선거운동은 어떤 정치인을 진정으로 지지할 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정도로 특정 정치인을 향한 선거운동은 그 메세지가 강력하다. 아들로서, 가족으로서 그녀를 지지할 것이라면 개인적으로 만나서 응원을 해줬어도 충분하다. 송일국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송일국만의 정치적 소신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 밖을 나온 시점에서 그는 "아들 송일국"이 아니라 "자연인 송일국"이며 "정치인 김을동"을 지지하는 자연인이 된다. 그러니까 송일국을 보며 "아들이니까 당연히 엄마를 응원해줘야지"라는 말을 하며 송일국을 쉴드쳐주는 사람의 발언을 통해 알 수 있는 건 그 발언자가 부모의 일이라면 뭐든 응원하고 보는 사람이라는 것 외엔 딱히 보여주는 게 없다. 한편으론 집단주의가 강한 한국에서 이런 발상이 나온다는 게 별로 놀랍지는 않다.

 

부모라면 무조건 응원해야하나?

부모라고 해서 응원을 한다? 교육감 선거 때 "미안하다!!"를 외치게 했던 고승덕 당시 후보의 딸 고캔디 누님의 고발을 떠올려보자. 자식은 자식만의 정치적 소신을 가질 수 있다. 부모를 무조건 지지할 필요는 없으며 그게 불효인 것도 아니다. 부모의 말을 무조건 따르는 게 '효도'라면 그건 '복종'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송일국은 정치적 선택을 했다. 아들 송일국으로서가 아니라 유권자 송일국으로서. 글을 마무리하며 오랜만에 "미안하다!"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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