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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Apr 18. 2016

<왕좌의 게임>: 존 스노우는 죽었는가 살았는가?

-스포일러 주의, 스포일러 주의, 스포일러 주의

-이 글은 2015년 6월 22일에 네이버 블로그에 쓴 글을 수정보완하며 옮겨온 것입니다. 그렇기에 2016년 4월 중순의 지금까지 언급된 떡밥에 의해 무력화된 가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존 스노우는 죽었는가?

<얼음과 불의 노래>의 마틴옹은 말했다. 마지막까지 죽지 않는 인물 중에 존 스노우가 있다고. 그러니 드라마가 원작을 따라간다면 존 스노우는 시즌5에서 죽었으되 부활을 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드라마가 원작을 따라가지 않는다면, 존 스노우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지 않을 수도 있다. 즉, 칼빵 몇빵 맞고 그냥 죽어버리는 게 존 스노우의 마지막일 수도 있다. 제작자가 존 스노우는 확실하게 죽었다고 하고 존 스노우를 연기했던 킷 해링턴은 다음 시즌에 등장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존 스노우가 죽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게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죽음을 확신할 수도 없다. 왜인가?


5시즌 9화 10화 감독 David Nutter 曰
"존 스노우는 죽었다"

데이빗 뉴터는 "존 스노우는 죽었다"라는 말을 남겼다(링크). 정확히는 이런 워딩을 했다. "My concern was to take care of Jon Snow, and he's now deader than dead." 죽었다는 이야기다. 


마틴옹의 말을 들은 자들은 존 스노우가 죽은 뒤에 부활을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감독은 존 스노우가 죽었다고 한다. 마틴옹의 말과 드라마 감독의 말에 모순이 있는가?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마틴옹의 말과 드라마 감독의 말에 모순은 없다. 감독은 "존 스노우가 죽었다"라고 했고, 마틴옹은 "존 스노우는 마지막까지 살아남는다"라고 했다. 그러니까 감독의 말을 받아들이더라도 존 스노우는 나중에 부활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부활을 하기 위해선 애초에 죽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존 스노우는 죽어야만 한다. 그리고 원작에서도 존 스노우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사실 여기까지는 원작이나 드라마나 그다지 차이가 없다. 


다음 시즌에 안나온다는데?

캐스팅만으로 죽음을 확신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브랜 스타크는 시즌4에는 나왔지만 시즌5에서는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브랜 스타크를 죽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킷 해링턴은 시즌6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 앞으로 <왕좌의 게임>에 등장할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 다음 시즌에 안나온 다는 이유로 죽음을 확신할 수 있다면 시즌5에서 등장하지 않은 브랜 스타크도 죽었다고 봐야한다. 하지만 그렇게 봐선 곤란하다. 


존 스노우가 죽을 수 없는 이유

이렇게 되면 가장 강력하게 지지받고 있는 R + L = J 이론이 물을 먹게 된다. 즉, 레가 타르가르옌과 리안나 스타크의 자식이 존 스노우라는 가설이 물을 먹게 된다. 이 가설에 따르면 존 스노우는 타르가르옌이기 때문에 대너리스가 삼용 중 한마리를 몰게될 수도 있다. 그리고 나머지 한마리는 티리온 라니스터에게 주어진다. 티윈 라니스터가 킹스핸드였을 당시에 매드킹이 티윈의 부인인 조안나를 강간한 뒤에 출산한 것이 티리온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티리온이 장애인으로 태어난 이유는 티윈이 아이를 유산시키기 위해 온갖 약물을 투입해서라는 이론도 있다. 그리고 그 약물 때문에 조안나가 티리온을 낳고 죽었다는 말도 있다. (이 가설이 맞다면, 티윈이 티리온을 괴롭히는 이유는 티리온이 자신의 죄-조안나를 죽음에 이르게한-를 상기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자식이 아니기도 하고. )



여하튼, R + L = J  이론이 깨지게 되면, 드라마에는 완전히 다른 이론을 들이대야한다. 그리고 대너리스의 드로곤을 제외한 나머지 두 용의 주인도 이제 애매해진다. 존 스노우가 아니라면 누가 그 용을 몰 수 있나? 존 스노우, 티리온 외에 타르가르옌일 수도 있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없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애초에 용이 세마리인 것이 의미가 없어진다. 용이 세마리인 이유는 분명히 있다. 감독은 바보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존 스노우가 부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존 스노우가 죽는다면 스타크 가문에는 정말 애송이들 밖에 안남는다. 산사 스타크, 아리아 스타크, 브랜 스타크, 릭콘 스타크 뿐이다. 산사는 현재 도망가는 중이지만, <왕좌의 게임>의 정서상 여성인 산사가 스타크 가문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다. 아리아 역시 전투력이 높아봤자 단독일 뿐이다. 브랜은 북쪽에 있는데 이는 얼음 왕국을 때려잡기 위한 것이지 인류의 사사로운 일들과는 무관하다. 릭콘은 그냥 애기니까 빼자. 그래서 존 스노우가 죽게되면 스타크 가문은 사실상 영영 사라지게 된다. 나는 드라마 작가가 스타크 가문을 그렇게 쉽게 사라지게 하리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존 스노우가 만약 영영 죽는다면 붉은 마녀가 블랙 캐슬에 온 것 역시 설명이 안된다. 그녀가 블랙 캐슬에 온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나는 그녀가 존 스노우의 죽음을 예상했으리라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작가가 그녀를 블랙 캐슬에 심어놓았다면 그녀에게 어떤 임무를 쥐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녀는 블랙 캐슬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도 이동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굳이 블랙 캐슬로 왔을까? 우리는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단순히 가까워서 라는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 붉은 마녀가 블랙 캐슬에 있으니 거기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서 존 스노우를 부활시킬 것이라 생각한다. 혹은 자신의 목숨을 희생 안하고 다른 방법을 통해 존 스노우를 살려낼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존 스노우의 강아지를 희생한다던가). 만약 그렇게 되면 붉은 마녀는 옆에서 참모 역할을 하게될지도 모르겠다. 존 스노우가 그 누나의 말을 들을지는 모르겠지만.


블랙 캐슬에 존 스노우를 제외하고 화이트 워커들을 본 이는 거의 없다. 그리고 오로지 존 스노우만이 와이들링과 까마귀들을 통합할 수 있다. 그를 제외하고 이 둘을 연합시킬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존 스노우가 만약 영영 죽는다면 이미 벽 남쪽으로 내려온 와이들링은 그 쓸모가 애매모호해진다. 이 역시 <왕좌의 게임>의 개연성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존 스노우가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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