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이렇고 여자는 이렇다"
"남자는 대체로 이렇고 여자는 대체로 이렇다"라는 식의 어법을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글에선 그런 어법을 구사할 생각이다. 그런 어법이 진실을 담고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런 어법이 이 글는 읽는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는 데 유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본인들의 연애가 어느 쪽에 속하는 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남자는 헤어진 여인과 비슷한 사람을 만난다"
아주 오래된 썰이 아닌 가 싶다. 남자들은 헤어진 여성과 비슷한 사람을 만난다는 썰. 전 연인에 대해 미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재도전을 하려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남자에 대해서는 이런 말도 있다. "남자는 헤어진 직후에 유혹에 쉽게 흔들린다." 이건 마치 시험을 망친 학생들이 재시험을 보고 싶어하는 감정과 유사한 것 같다. 좋게 끝나지 못한 연애에 대한 죄책감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남자들이 첫사랑을 평생 기억한다는 썰도 이것과 무관하지는 않은 것 같다. 반대로 여성에 대해서는 첫사랑에 대해 이렇다할 썰이 없다. 남자에게 첫사랑은 좋은 추억이지만 여자에게 첫사랑은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실패한 연애같달까. 김풍 작가의 <찌질의 역사>를 보면 이런 남성을 비웃는 여성이 등장한다. 그 여성은 남성에게 말한다. "첫사랑을 왜 잊지 못해? 조류야?" 확실히 남자의 연애방식이 합리적인 것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사랑을 이야기하는데 '합리성'이란 잣대를 들이대는 게 웃기긴하지만.
"여자는 헤어진 여인과 다른 사람을 만난다"
이 말도 세트로 따라다닌다. 남자와 달리 여자는 헤어진 사람과 완전히 다른 사람을 만나고자 한다는, 그래서 전연인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려 하지 않는 다는 썰. 전연인을 깊이 사랑했지만, 상처를 받은 여성들은 새로운 도전을 하려하는 듯 보인다. 남자들이 수학 시험을 망치고 수학 시험을 다시 치려는 것과 달리 수학 시험을 망쳤으니 과학 시험을 치는 느낌이랄까? 예전에 여성분과 대화를 나눴던 적이 있었다. 그녀는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었는데, 그 남자가 전남친과 비슷하다는 소리를 듣자 불쾌감을 표했었다. 그녀는 전남친을 떠나고자 했을 것이다. 그런데 새롭게 만나는 남자가 떠나온 남자와 비슷하다는 소리를 들었으니 기분이 좋을리가 없었다. 그녀에게 "전남친과 비슷하다"라는 말은 "여행에 실패했다"라는 말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연애칼럼] K(女)는 어떻게 연애했는가 1~7(완결)까지 모음
예전에 나는 가까운 지인 K의 연애에 대해 글을 썼었다. 그녀도 여기에 딱 맞는 연애를 했었다. 그녀는 다양한 남자를 만나면서 자신에게 맞는 남자의 바로미터를 만들었고, 그 바로미터에 맞지 않는 연애 대상 후보(?)에서 지워나갔다. 남자를 만날 때 일종의 소거법을 도입한 것이다. 남자를 많이 만나면 만날수록 만나지 말아야할 남자들도 동시에 늘어간다. 헤어진 남자들은 모두 자신과 맞지 않던 종류의 남자들이었고, 같은 실패를 반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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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남자나 여자나 이렇게 일반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남자도 남자 나름일 것이고, 여자도 여자 나름이다. 진리의 케바케는 여기서도 성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