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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Aug 29. 2016

<바이킹스>: 진보적인, 동시에 보수적인 여성상

스포일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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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kings>의 Lagertha


여성의 가슴 노출

19금이고, 칼로 배를 자르고 장기까지 다 보여주고, 섹스도 자주하는데, 정작 여자 젖가슴은 한번도 노출시키지 않았다. 이런 류의 사극 장르의 잔혹한 드라마에서 이런 연출은 흔치 않다. <롬>, <스파르타쿠스>, <왕좌의 게임>, <더 튜더스>를 보라. 왜인진 모르겠으나 사극, 중세풍 드라마에서 여성들 상반신 노출은 당연히 그래야한다는 듯이 등장한다. (영화 <300>에서도 여성들 상반신 노출이 있는데, 다만 거기엔 남자들 가슴이 더 많이 나온다. 4:600)  


라게르타: 부인으로서 여성

남편에게 강간당하는 여성-라게르타를 아들이 구하려고하는 찰나, 여성이 남성의 죽빵을 갈기고 "난 니 부인이지 너의 창녀가 아니다"라고 한다. 내가 이 부분을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꽤나 다양한 요소가 이 장면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아들이 이 상황을 알고있었지만 아들이 방 안에 들어가기 직전 라게르타는 남편으로부터 스스로 몸을 지켰다. 이를 통해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지켜낼 수 있었다. 만약, 아들이 방안에 들어가서 그녀를 남편으로부터 구조해냈다면, 라게르타의 강한 여성 캐릭터성은 순식간에 증발했을 것이다.


이후, 죽빵 맞은 남편은 부인을 길들이고자 양아치들을 보내고 라게르타는 저항하지만 결국 집단 린치당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얼굴이 퉁퉁 부은 부인의 가슴이 이쁘다고 자랑을 하며 옷을 벗기려는 찰나 부인은 식탁 위에 있던 칼을 남편의 눈에 꽂아넣고, 곧장 그 남편이 한 남자에 의해 목이 잘린다. 라게르타는 남편을 대신해 부족의 수장-백작을 맡는다.


성관계, 여성 상위 체위

시즌4의 한 에피소드에서 라게르타와 그의 예비 남편-칼프가 성관계를 가지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도 그냥 지나가기엔 아쉽다. 라게르타는 그 남자와 성관계를 가질 때 자신이 남자를 올라타서 관계를 주도한다. 이는 의도된 것이라 보인다. 라게르타가 그 남자와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거겠지.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앞서 언급한 성애 장면의 상당 부분이 편집된채로 방송되었다는 것이다. 원래(?) 둘 간의 관계는 더 오래동안 지속되는데, 방송에서는 성관계의 막바지 부분만을 보여줬다. 이 둘이 관계를 가진다는 사실 자체는 중요하지만 둘이 그 관계를 가지는 과정 자체가 딱히 이야기를 만들기 않기에 삭제한 것이 아닌가 싶다. 또, 라게르타가 절정을 느끼며 신음을 내뱉는 부분도 편집됐는데 이 부분 역시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위에 링크한 성관계 장면은 편집되지 않은 확장된 성관계 장면이다. 


후에 라게르타는 결혼식 때 그를 살인하고 그의 피가 묻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자신이 이 부족의 유일한 earl 백작이라는 것을 천명한다. 이 때 그녀의 뒤에는 무장한 여성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한 때 그 남자는 라게르타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라게르타의 지위를 박탈한 적이 있었는데, 라게르타는 이를 잊지 않고 있었다. 아래는 해당 장면이다.



그럼에도 남성을 선호하는 바이킹

남성들과 동일하게 여성들도 전장에 참여하는 바이킹들의 모습을 보아하면 바이킹들은 남녀에 대한 구분을 안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동네에서도 남성은 여전히 선호되는 성별이다. 여성인 라게르타는 자신이 아들을 더이상 낳지 못했다는것에 자괴감을 가지고, 주인공이자 남편인 라그나는 그녀가 아들을 낳지 못한다는 것을 쉬이 넘기지 못한다.


나중에 그는 다른 부족의 여성과 성관계를 가지는데, 그 여성은 임신을 하게 된다. 후에 그녀는 불룩한 배와 함께 부하들을 데리고 라그나에게 찾아오고, 라그나는 흡족해한다. 이에 모욕감을 느낀 라게르타는 더이상 함께 살 수 없다면서 라그나를 떠난다.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했던 그 양아치 남편과 이러쿵저러쿵하다가 결국 백작이 된다.


크리츠찬 여성

크리스찬 에피소드에서도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다. 한 여성은 그림을 배우고 싶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에 신과 그림에 대한 공부는 남성의 전유물로서 감히 여성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크리스찬 왕은 그녀가 공부할 수 있게끔 선생을 지원해준다. 그녀와 섹파를 하기 위함이긴하지만, 어쨋건. 아, 참고로 그녀는 왕의 며느리다. 콩가루집안


<Vikings>의 Judith


해당 여성은 한 때 성직자와 불륜을 저지른다. 그 여성은 상대가 누구인지 고백하지 않았는데, 이로 인해 한쪽 귀가 잘린다. 그녀는 귀가 잘린 고통으로 불륜 상대의 이름을 고하고 결국 살아남게 된다. 이후에 그녀는 시아버지인 크리스챤 왕과 꽁냥꽁냥한 관계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그녀는 친아버지로부터 질타를 받는다. 그런데 여기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그녀가 친아버지(또다른 왕)로부터 질타를 받을 때 묵묵히 듣고만 있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free woman"이라면서 친아버지의 질타를 말 그대로 무시한다. 비슷한 장면이 대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지상파 드라마에서 연출됐다면 '딸'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대들기는 커녕 수긍했을 것이 눈에 선하다. 이순재같은 아저씨가 근엄한 목소리로 꾸짖으면 어린 딸은 당연하다는 듯 그의 말을 진리인양 받아들이겠지.


나는 지금 불륜이 옳으며 정당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불륜이 설령 잘못된 행위일 지언정, 그 불륜에 대해 질타를 할 수 있는 대상은 그녀와 함께하고 있는 파트너뿐이다. 집안을 불명예스럽게 한다며 한 여성을 질타하는 것은 그래서 옹호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 질타가 오로지 여성에게만 향한다면 더더욱 옹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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