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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Dec 14. 2016

<엑소더스>: 리들리 스콧과 종교


1. 신으로 묘사된 자가 수염 기른 할아버지가 아니라 꼬맹이라는 점은 특이할만하다. 리들리 스콧은 전통적인 신에 대해 꽤나 회의감을 보이는데, 그런 이유 때문에 고전적인 신의 이미지인 할아버지 대신 꼬마 아이를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


2. 신의 명령을 곧이그대로 따르는 주인공을 보여주기보다는 신과 다투기도 하고, 신에 동의하지 않는 모세를 주인공으로 삼았는데, 이 역시 리들리 스콧스럽다고 볼 수 있다. 리들리 스콧은 그의 여러 작품들에서 신을 부정한 적은 없다. <에일리언>에선 불멸의 괴물로 만들었고, <킹덤 오브 헤븐>에선 신 혹은 신을 믿는 자들을 비합리적인 무엇으로 그려내며 그 신들을 조롱하거나 비판했을 뿐이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신을 바라보는 리들리 스콧의 영화 중에서도 특별하다고 보는 이유는 이 영화의 주인공이 신을 믿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에일리언>의 주인공이나 <킹덤 오브 헤븐>의 주인공은 신을 믿지 않으며 <굿와이프>의 알리샤 플로릭도 신에 대해 회의적어서 독실한 신자인 딸과 자주 마찰을 일으킨다.


<엑소더스>의 모세는 그의 최근작인 <프로메테우스>의 주인공보다 더욱 신실하다. <프로메테우스>의 그 주인공은 십자가를 목에 매다는 정도로 그냥 '교회 다니는 신자'정도인데, 모세는 그보다 적극적으로 신을 믿고 신의 메신저 및 수발이 되어 사람들을 지도한다.


4. 리들리 스콧이 점점 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2017년에 나올 <에일리언>이 더욱 궁금하다. 신으로서 제노모프는 어떻게 그려질 것인가. 전작 <에일리언>에서 리들리 스콧이 가졌던 종교관과 2017년의 종교관은 확연히 다르다는 게 내 판단이다. 아. 현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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