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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Jul 24. 2015

그들이 김영만 아저씨의 재규어에 분노하는 이유


김영만 아저씨가 최근 <마이 리틀 텔레비전>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어느 날 그가 재규어를 타고 다닌 다는 게 알려졌다. 어떤 이들은 이에 대해 분노했고, 또 어떤 이들은 재규어를 타는 것이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참고로 나는 여기에 속한다. 김영만 아저씨가 재규어를 탄다는 것에 분노한 이들은 배신감을 느꼈다는 식으로 썰을 풀었다. '우리의 김영만 아저씨가 재규어를 타다니!' 마치 그들에 따르면 김영만 아저씨는 결코 외제차를 끌어서는 안될 것 같다.


김염안 아저씨가 경제적 성공을 이룬 것에 배신감을 느낀다는 사람



그들은 왜 분노했을까?

이 분노를 어떻게 해석해야될까? 어떤 이들은 이에 대해 "내가 병신같이 사니까 너도 병신같이 살아야한다라는 마인드"로 해석하는데, 내가 보기에 그건 아닌 것 같다. 나는 저 사람이 김영만 아저씨가 아닌 다른 이에 대해도 "병신같이 살아라"라고 주문을 걸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유독 저 사람에겐 김영만이 걸렸다. 저 사람이 싸이에 대해서도 같은 배신감을 느낄까? 저 사람이 최민식에 대해서도 같은 배신감을 느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 사람의 레이다에 김영만의 재규어가 '삐'하고 걸렸던 것은 김영만 아저씨가 종이접기를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종이접기는 딱히 아웃풋이 생성되는 물건이 아니다. 공장에서 노동을 하면 물건이 생성되지만, 종이접기를 하면 나오는 거라곤 접어진 종이 뿐이다. "그런데 그런 허접한 일을 하고도 돈을 벌다니!" 나는 여기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그가 생각하는 "돈을 잘 버는 직업"에 김영만 아저씨같은 종이접기 하는 양반은 결코 속하지 못했던 거지. 하지만 싸이같은 '가수'나 최민식같은 '영화 배우'에겐 배신감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비슷한 예가 있다. 아프리카TV 방송이다. 아프리카TV에서는 남녀불문하고 다양한 방송들을 한다. 시청자는 BJ(방송자키)에게 별풍선을 지급할 수 있다 별풍선은 1개에 100원이며 100개엔 1만원이다. 별풍선은 현금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지금은 아프리카TV가 (전보다) 대중화가 되서 별풍선에 대해선 이렇다할 반감은 가지지들 않는 것 같다. 다만, 별풍선을 주는 사람에 대해선 "왜 줘 그걸 대체?"라며 여전히 외계인 보듯이 보는 태도는 있는 것 같다. 


한 때 아프리카TV의 BJ(방송자키)에 대한 해킹 공격이 있었다. 

디씨 코미디갤러리(이하 코갤)의 아프리카 BJ 해킹 공격


코갤의 아프리카 BJ신상 유출



첫번째 동영상에선 코갤의 한 해커(하나라고 추측하는데 확실친 않다)는 "쉽게 돈 벌 생각말고 본업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그러면서 유명 BJ들이 얼마나 돈을 버는 지를 공개한다. 공개된 해당 숫자들이 팩트인지 아닌 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알아서들 생각하시라.


그리고 두번째 영상에선 한 BJ가 고생을 했다며 울고 있다. 사연을 찾아보니 한 해커가 BJ찬아라는 사람의 신상을 파악하고 학교에 방송했던 내용을 퍼뜨린 듯 하다. BJ가 잦은 노출을 해서 일을 벌였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렇다고 해도 신상을 입수해 그것을 유출한 행위가 정당화될 순 없다. 


나는 그 해커들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속내는 아마 "니들은 하는 것도 없이 캠에서 놀면서 돈을 번다"였을 것이라 본다. 하지만 정말 하는 것이 없을까? 아니다. BJ들은 TV 프로그램들이 방송을 하듯이 자신만의 방송들을 만들어서 활동을 하고 있을 뿐이다. 아프리카 시장에서도 재밌으면 살고, 재미없으면 죽는다. 물론 '재미'만이 기준은 아니겠지만 러프하게 말하자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들에게도 그들만의 생존전략이 있으며, 나는 그것이 결코 쉽지 않으며, 존중해주는 게 맞다고 본다. '하는 것도 없이 돈을 번다'라고 하기보다는 말이다. 김영만의 재규어에 배신감을 느낀 자들은 아마 아프리카TV의 BJ에 대해서도 동일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명확한 아웃풋이 나오지 않는 행위를 천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한 때 만화를 죽였고, 현재는 게임을 죽이고 있다. 만화를 보는 행위나 게임을 하는 행위는 결코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시간낭비라고 여겨진다. 이는 꽤나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관점인데, 김영만의 재규어를 보고 배신감을 느꼈던 그 이도 마찬가지로 직업에 관해 꽤나 보수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종이접기나 하면서 돈을 벌다니'라는 배신감. 여기엔 몇마디가 더 끼어들 수 있다. "나는 시바 너보다 더 그럴듯한 일을 하면서도 재규어 근처에도 못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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