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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Sep 28. 2015

김무성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는 이유




새정치민주연합은 분열하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차차 그 분위기는 사라져가고 있다. 하지만 여당인 새누리당은 당장이라도 분열할 분위기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분열하려했던 이유(잠잠해졌지만 또 안철수가 튀어나오는 건 시간문제다)나 새누리당이 분열하는 이유는 모두 2016년 총선 때문이다. 안철수가 관심 좀 달라고 하는 이유나 김무성이 오픈프라이머리하자고 하는 이유도 다가오는 총선에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함이다. 안철수 입장에서는 문재인 대표 등이 자신에게 공천을 주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어서 국민공천제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김무성의 경우도 공천을 받지 못할까봐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는 것이다(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 그런데 선뜻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는데, 안철수와 달리 김무성은 당의 대표라는 것이다. 김무성이 당 대표라면 공천에 대해 안철수보다는 차라리 더 안전할 수 있다. 그런데도 김무성은 현재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왜인가? 이 글은 그 이유를 다뤄보려 한다.


헬조선에 삼권분립은 없다

끼리끼리 노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나는 우리나라가 삼권분립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최근까지의 여러 사건들을 접하면서 삼권분립이 그저 개념으로만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삼권분립이라하면 행정부와 사법부와 입법부가 서로를 견제한다는 것인데, 행정부인 청와대가 입법부의 일부인 새누리당을 자신의 장기말처럼 부리고 있다는 것은 누가 봐도 뻔하기 때문이다. 또한 장기말처럼 부리지 않을 때는 행정부가 새누리당을 엄청나게 도와주기도 한다. 행정부 소속인 행정자치부 장관 정종섭이 입법부 소속인 새누리당 연찬회에 가서 "총선 필승!"을 외치는 게 현 헬조선의 상황 아니겠는가? 재밌는(?) 사실은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을 외쳤는데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정종섭의 발언이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선거위반으로 의심"받을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다(클릭). 끼리끼리 잘들 논다.


그러니까 "삼권분립을 지켜야한다"는 너무도 당연하지만 헬조선에선 비현실적인 것이 되어버린 명제는 집어치우고 현재 여의도의 상황이 어떤 지를 면밀히 보는 게 중요할 듯 싶다. 삼권분립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심각한 일이며 언제건 다뤄야할 문제지만, 적어도 이 글은 다른 이슈에 집중하고자 한다.  


새누리당의 공천권은 어디에? 청와대? 새누리당?

삼권분립이 '잊혀진 개념'이 아니라면 새누리당의 공천권은 명백하게 새누리당에 있어야한다. 하지만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혼연일체라면?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이익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면? 상황이 이렇다면 공천권은 비단 새누리당만이 온전히 가질 수 없다. 청와대가 먹여살린 것이 새누리당이며, 또한 청와대를 먹여살린 것이 새누리당이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이익을 공유한다면 공천권이라는 '미래 권력의 씨앗'도 공유하려할 것이다. 그러면 여기서 문제되는 것이 공유의 방식이다. 나눠 가질 것인가? 나눠가진다면 어떻게 나눠가질 것인가? 친박과 비박이 50대50으로? 아니면 싸움을 붙은 뒤에 일방이 다 가질 것인가? 친박이 100을 가지고 비박이 0을 가지는 방식으로? 


새누리당의 주도권은 누구에게? 친박? 비박?

레이더P라는 언론사의 분석 따르면 2015년 6월에 친박은 37명, 친박 성향 중립파는 26명, 비박은 45명, 비박 성향 중립은 52명이다(클릭). 친박은 최대 60여명이고 비박은 최대 90여명으로 잡은 것이다. 이 통계치가 정확한지는 알 수 없으며, 현재는 9월이기에 이런 숫자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어쨋거나 청와대-박근혜쪽이나 비박쪽이나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고 노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비박이 친박을 누르고 새누리당의 주도권을 잡게된다면 공천권은 비박이 쥐게 될 것이다. 하지만 누가 주도권을 잡을 지는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이것은 김무성의 입장에서는 굉장한 도박이다. 친박이 주도권을 잡을지, 비박이 주도권을 잡을 지는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언제 역전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김무성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는 이유

김무성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는 이유는 당 지도부가 공천을 독점하는 공천제보다 오픈프라이머리가 김무성에게 훨신 유리하기 때문이다. 오픈프라이머리를 한다면 공천권은 당 지도부에게 주어질텐데, 이 경우에 친박과 비박간의 싸움을 통해 공천권이 결정될 것이다. 그런데 이는 김무성의 입장에선 리스크가 크다. 하지만 인지도 높은 후보에게 유리한 선거방식인 오픈프라이머리 선거제도를 도입한다면 인지도 높은 김무성에게 굉장히 유리할 것이다. 


공천권이 비단 당 지도부가 아니라 당원까지만 가도 김무성에게 유리하다. 2012년에 공천을 못받은 김무성은 당원들의 표로 당 대표가 된다. 즉, 당시에 당 지도부에 의해 공천은 못받았지만, 당원들로 인해 당 대표가 된다. 친박에 의해 공천에선 짤렸지만, 당원들에 의해 당 대표가 된 것이다. 오픈프라이머리는 당 지도부와 당원 그리고 비당원들까지 선거에 참여케 하는 것이기에 김무성이 자신있게 오픈프라이머리를 외칠 수 있는 것이다. 친박의 영향권 바깥에서 표를 얻으려는 것. 


김무성의 트라우마도 영향을 끼쳣을 것이다. 2012년 총선에서 공천을 못 얻었으니 2016년에도 공천을 못받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케했을 것이다. 그가 새누리당에서만 하면 될 오픈프라이머리를 새정치민주연합도 하자고 주장하는 이유는 오픈프라이머리를 할 정당성을 얻기 위함으로 생각된다. 오픈프라이머리 선거제도를 반대하는 논리로 "역선택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양당이 모두 오픈프라이머리제도로 총선에 임한다면 아무래도 역선택의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다. 


사족

역선택의 가능성, 선거의 불확실성, 투표율

오픈프라이머리의 "역선택의 가능성"은 선거의 예측 불가능성을 증가시켜서 투표율을 늘리는 요소로 작용하기에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고 오히려 긍정적인 것이라 볼 수 있다. 역선택이 선거에 영향을 발휘할거라면 투표율이 올라갈 것이고, 역선택이 선거에 영향을 못 준다면 애초에 논의할 필요도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선 선거의 예측 불가능성은 투표율을 늘리는 경향성을 보여왔다. 대통령 선거를 보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지지율이 비슷할 때, 즉, 선거의 불확실성이 증가할 때 투표율도 함께 올라간다.


제14대 대선의 투표율 81.9%(김영삼(42.0%), 김대중(33.8%), 정주영(16.3)

->  김대중과 정주영의 표를 합친다면 김영삼을 이긴다. 누가 이길지 애매할 때 투표율이 상승한다.


제15대 대선의 투표율 80.7%(김대중(40.3%), 이회창(38.7%), 이인제(19.2%))

-> 이회창과 이인제의 표를 합치면 김대중을 이긴다. 누가 이길지 애매할 때 투표율이 상승한다.


제16대 대선의 투표율 70.8%(노무현(48.9%), 이회창(46.6%)) 

-> 노무현과 이회창의 지지율이 비슷해서 누가 이길지 불확실하다. 이 때도 투표율이 높다.


제17대 대선의 투표율 63.0%(이명박(48.7%), 정동영,(26.1%) 이회창(15.1%))  

-> 정동영과 이회창의 표를 합쳐도 이명박을 이길 수 없다.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차이날 땐 투표율이 낮다.


제18대 대선의 투표율 75.8%(박근혜(51.6%), 문재인(48.0%))

-> 지율이 비슷할 때 투표율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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