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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Feb 23. 2017

<프랑스-이탈리아 여행>, 간단한 후기


유럽 여행

예전에 북유럽을 다녀온 적이 있으나 어렸을 적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일단 러시아 모스크바를 찍고 스위스, 노르웨이 등을 갔었다. 다른 국가들도 더 방문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있는데 그 때 찍은 사진들이 지금 수중에 없다. 집에 일부가 있을 것이고, 같이 갔던 친구네 집에 내가 찍은 필름들로 인화된 사진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확실치 않다. 


여행이 끝나고 귀국하는 길에, 친구네 부모님이 인화해줄테니 필름을 달라고했었는데, 그때 필름을 돌려받지 못했던 것 같다. 인화한 사진도 받은 기억은 없다. 너무 옛날이라 어떤 기억이 정확한 지는 알 수 없다. 이 글을 쓰는 김에 친구에게 물어봤다. 찾아본댄다.


아직도 철이 드는 중이기는 하지만 내 인생에 영향을 준 여행들은 어찌보면 뉴욕 여행부터일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전에는 뉴질랜드, 호주를 갔었고, 터키도 갔었지만 내게 이렇다할 감흥이나 감상을 주지는 않았다. 그래서 드는 생각이기도 하지만 내가 자식을 낳아도 굳이 어릴 때 여행을 보내진 않을 거 같다. 다만 내가 여행을 가고 싶은데 꼬맹이들이 있다면 데려가기는 할지도.




여행 일정의 디테일을 구체적으로 적지는 않겠다. 너무 방대하기도 하고 그에 대해선 나중에 따로 다룰 생각이다. 나는 프랑스 파리를 찍고, 그 뒤에 이탈리아 로마를 간 뒤, 피렌체, 밀라노를 방문하고 파리로 돌아온 뒤 한국으로 귀국했다. 애초에 예약했던 티켓이 파리인, 파리아웃 티켓이었기 때문.


프랑스 v 이탈리아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다녀오다보니 자연스럽게 이 두 국가를 비교할 수 밖에 없게되는 것 같다. 프랑스는 이탈리아보다 물가가 비싸고, 길거리가 깨끗했고, 낭만적이었다. 반면에 이탈리아는 프랑스보다 물가가 쌌고, 자유분방했으며, 또한 낭만적이었다. 프랑스가 정적인 느낌을 줬다면, 이탈리아는 보다 동적이며 파티 분위기를 선사했던 것 같다. 낭만에 대해선 다들 각자 기준이 있겠지만 나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이탈리아가 더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


프랑스의 길거리가 깨끗하다는 말은 이탈리아를 가고나서야 할 수 있게 된다. 프랑스만 방문하고서는 비교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길거리엔 그라피티를 찾기 힘들다. 그런데 이탈리아의 다빈치 공항에서 테르미니역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내맡기면 창 밖에서부터 그라피티를 볼 수 있고, 테르미니를 나와서도 그라피티는 끝나지 않는다. 로마인들의 낙서 본능이 여전히 이탈리아인들에게 남아있는 것인가?


이탈리아 로마


건물들도 극명히 대비됐는데, 프랑스 파리는 흰 벽으로 된 집들로 가득했다면 이탈리아의 건물들은 좀 더 오색찬란했다.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겠지만, 주황색, 붉은색 등 붉은색 계열의 색들로 치장한 모습들을 보여줬다. 파리 외의 프랑스 지역을 내가 방문해보지 않아서 다른 프랑스 지역들은 어떤 지 모르겠지만, 벽 색만 봐도 프랑스인들과 이탈리아인들의 기질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나, 마, 그런 러프한 생각을 해본다. 


프랑스와-이탈리아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로마에서 비토리오 엠마뉴엘 2세 통일기념관을 가면 전망대에 올라갈 수 있다. 티켓으 구매하면 대여섯명이 모일 때 안내원 1명이 관람자들을 데리고 엘리베이터에 태운다. 올라가는 사이에는 통일기념관에 대해 설명해주는데, 안내원은 관람객들 중 일부가 프랑스인이라는 걸 알자 프랑스어로 설명을 이어갔다. 그리고는 뒤에 있는 나를 포함한 아시안들에게 영어로 설명해줬다. 이탈리아인들에게 프랑스어란 그 정도로 친숙한 것인가? 싶었다. 그 안내원이 프랑스인이면서 이탈리아에서 일을 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이 두 국가의 친숙한 관계를 보여주는 것 아닐런지?


(두 국가의 외교적 관계가 어떤지, 두 국가의 시민들이 서로를 어떻게 보는 지는 아직 조사해보지 않았다. 그저 여러 사건들을 관찰해보고 적는 글이니 너무 글을 진지하게 읽지는 말아달라)


또,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미드 같은 것을 틀어도 자막을 달기보다는 성우들을 썼다. 재밌는 건 자기들 영상물에도 더빙을 했는데 입이랑 싱크도 않았다는 것. 유로자전거나라 남부투어 때 이현정 가이드에게 굳이 성우를 쓰는 이유를 물어봤더니 모른다고 답했고, 그 옆에 있던-왜 있는 지도 모르겠는-수습생으로 보이는 사람은 '그런 게 이유가 있나?'라며 가이드 수습생이라면 가이드로서의 자질이 상당히 의심되는 답을 해왔다. 자막을 안쓰고 성우를 쓰는 해당 국가의 특수한 문화를 이야기하는데 '그런 게 이유가 있나?'라니. 한심한 수준이다.


한 블로그 포스팅에선 "유럽은 워낙 오래전부터 다양한 언어권이 근접하여 생활한 역사가 있어서 영화 더빙에 대한 저항감이 적습니다."라고 적어놓긴했는데, 다양한 언어권이 근접하는 것과 더빙 녹음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선 이렇다하게 설득력있는 설명을 해놓진 않았다. 이에 대해선 따로 조사를 해보고 포스팅을 하던가 할 생각이다.


프랑스-이탈리아 식문화

식문화도 상당히 비슷한듯 하다. 이탈리아에서 커피를 마셔본 사람들은 프랑스에서 커피를 마시지 못한다는 말들을 하는데, 확실히 이탈리아의 커피 문화는 프랑스의 그것보다 강력하게 자리잡은 느낌이다(그만큼 맛에 대해서도 고집이 있을듯).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인들도 커피를 많이 마시고, 두 국가 모두 에스프레소를 주로 마신다. 이탈리아에서 옮겨간 문화일지도 모르겠다(이것도 조사를 해봐야한다).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인들에게 일종의 생명수라고하는데, 그래서인지 상당히 싸고 빨리 나왔다. 보통은 1유로-1300원정도에 팔았고, 박물관 안에서 구매한다고해도 1.5유로-2000원정도에 판매했다. 주문을 하면 1분 이내에 ㄸ하고 나왔다. 겁나 빠르다. espresso라는 말은 express-기관차라는 이탈리아어에 어원을 두고 있다. 그러니까 기관차처럼(?) 빨리 나와야한다. 


이탈리아의 커피 주문 방식은 상당히 특이하다. 주문대에서 주문을 하면 영수증을 주는데, 그 영수증을 바리스타에게 가져다주면 그때 커피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1분 정도를 기다리면 커피가 ㄸ하고 나온다. 물론 에스프레소만 있는 건 아니고 다양한 커피들이 있다. 단,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없다. 차가운 커피 자체가 없다.


레스토랑들 구조도 프랑스나 이탈리아나 상당히 유사하다. 레스토랑들은 내부와 외부 구조로 나뉘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외부에 앉고 싶은 사람은 외부에 앉아서 식사를 한다. 레스토랑에 벽을 대고 커피만 홀짝이거나 파이크 담배를 물고 신문을 보는 광경들도 자주 접할 수 있다. 메뉴들 구성도 상당히 유사한데, 온갖 요리들을 다하고, 그날 그날 재료에 따라 메뉴도 유동적으로 바꾸는 듯 했다. 커피는 기본이고, 피자나 파스타도 기본인 느낌. 아, 하나 다른 게 있었다면 프랑스에서는 이런 종류의 식당들은 "cafe"라고 불렀다면 이탈리아에서는 "ristorante"로 불렀다는 것. 말이 "cafe"지, 한국에서처럼 커피만 파는 그런 곳은 전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트북 펴고 작업하는 사람도 있긴했다. 


여튼 한국이랑 많이 다른 식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인 듯 하다. 가장 극단적인 한 예를 들자면 유럽인들은 아침은 대강 먹거나, 아예 패스한다고 한다. 그리고 저녁을 겁나게 챙겨먹는다고. 그런데 한국은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야 하루를 버틴다고들 생각하잖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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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쓰려고 했는데 어째 후기가 후기같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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