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현우 Feb 23. 2017

한국인의 오지랖은 무엇에 근거하는가?

#헬조선 #오지랖 #자존감


이 글에 정답은 없다. 띠오리만 있을 뿐.

-

서양권-낯선이에게 인사하기

서양 문화권의 특이점이 있다면, 서로 눈이 마주치거나 하면 눈인사를 찡긋하거나 "하이"하면서 인사를 나눈다는 것. 문을 잡아줘도 감사하다면서 인사를 나누고, 새해나 크리스마스 때도 그 시기에 맞는 인사들을 낯선 이들과 나눈다.


낯선 이에 대한 인사는 아시아권에선 그다지 흔하지 않은 것 같다. 일단 한국만 해도 낯선 이와는 딱히 인사를 나누지 않는다. 종업원과 구매자 사이에서 '새해 인사'나 '메리크리스마스'는 앵간해선 오고가지 않는다. 중국이나 일본도 딱히 사정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재밌는 것 중 하나는 아시안들이 다니는 영어 회화 학원을 가면 서로 인사하는 서양권의 문화가 지배적이라는 거다. 학원에서 딱히 "서로 인사를 나누세욧!"하지도 않는다. 그냥 자연스럽게 옆 사람에게 인사를 나누게 된다. 언어의 힘이 아닌가 싶다. 외계인의 언어를 배우면 외계인처럼 시간을 소화하게 되듯이.


한국-오지랖

중국이나 일본과도 구별되고 서양권과도 구별되는 한국의 특이한 문화가 무엇이냐, 하면 딱 떠오르는 게 오지랖이다. 낯선이에게 잘 (눈)인사하지도 않고, "메리 크리스마스"는 당연하게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보면 한국인들은 남에게 꽤나 무심한 듯 보인다.


그런데 막상 낯선 이와 대화가 시작되면 낯선 이에게 꽤나 많은 관심들을 가지고, '나'와 아주 무관한 사람에게도 오지랖을 편다. 본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의 직업이나 연봉을 궁금해하고, 살고있는 지역이나 고향을 물어보고, 전세에 사는 지 월세에 사는지, 월세는 얼마나 내고 있는지 등 예민한 사생활에 대해서도 캐묻는 문화가 있다. 


묻는 것에서 끝나면 다행인데, 어느정도 질문이 진행되면 이제 오지랖이 시작된다. "월세보단 전세가 낫지 않냐", "그 나이에 아직까지 결혼 안하면 어떡하냐", "애는 왜 안낳냐. 더 늦으면 낳지 못한다." 


이런 걸 보면 한국은 아직 사생활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한국인들에게는 꽤나 여유가 없는 것 같기도하다. 상대방의 위치를 통해서 나의 위치를 확인받고 싶어하는 성향도 꽤나 강한 것 같다. 


한국이라는 국가 자체도 자존감이 낮은 편인데, 국민들도 그런 성향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 같달까. 세계가 가장 아름다워한다는 이유로 <아리랑>을 찬양하고, <아라리요>를 뮤직비디오로 만들고,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이 한국에 방문했다는 이유로 한국 평창 올림픽과 관련있는 뮤비에 뜬금없이 미국인인 코난 오브라이언을 코스프레한 개그맨을 등장시키는 한국의 국가성과 오지랖은 아주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집단주의 성향이 워낙 강한 국가의 소속된 자들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보면 개인주의가 제대로 잡지 못하고, 타인을 통해 스스로의 위치를 확인하려는 성향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긴한다. 오지랖을 펴는 이유는 대체로 조언을 하는 자가 상대보다 우위에 서기 때문이다. 상대방보다 '나'를 우위에 놓기 위해선 일단 상대의 위치를 파악해야하고, 조언을 하며 상대를 '나'보다 '잘 모르는' 존재로 탈바꿈 시켜야한다. 그러니까 낯선 이에 대한 과한 질문은 오지랖을 위한 기반 다지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혹자는 오지랖을 상대의 성공을 바라는 '선한 의도'의 행위로 볼지도 모르겠다. 뭐, 안희정을 지지하기에 좋은 멘탈리티라고 본다.

-

카톡- funder2000 커피 기프티콘 후원받습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사랑입니다.

페이스북(클릭)

글쟁이 박현우(좋아요 부탁드립니다!)

헬조선 늬우스

<헬조선 늬우스> 팟캐스트(클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