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현우 Oct 05. 2015

오픈프라이머리를 비판하는 주장들에 대한 반박

김무성이 오픈프라이머리를 버리고 국민공천제를 택했다는 비판

이런 류의 비판은 현재 새누리당 내의 친박들이 주로 하고 있다. 왜 새정치민주연합이 밀고있는 안을 그대로 가져왔냐면서 비판하는 사람들. 그들이 문제 삼는 건 정책의 내용이라기보다는 정책의 출처다. 출처를 문제 삼지 않고 내용을 문제 삼는 사람들도 있긴 하다. 그들은 왜 오픈프라이머리 대신 국민공천제를 택했냐고 비판한다. 이 비판이 웃긴 이유는 오픈프라이머리가 국민공천제이기 때문이다. 왜 애플을 버리고 사과를 택했냐는 비판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정의당 팟캐스트에서마저 "(김무성이) 오픈프라이머리를 버리고 국민공천제로 갈아탄거지"란 말을 하고 있다(정치카페 팟캐스트 70편 1부 중 노회찬曰). 오픈프라이머란 말 자체가 비당원이 공천에 표를 행사할 수 있 게 하는 제도를 말하는 것이고, 국민공천제도 똑같은 제도를 말만 바꾼 것인데 대체 뭔 소리들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김무성이 주장했던 오픈프라이머리의 형태가 문재인과 합의했을 때 조금 바뀌긴했다. 예를 들어, 안심번호국민공천제는 비당원의 표를 '안심번호'를 통해 수집하게 되는데, 이는 김무성의 오픈프라이머리에 포함되던 방식은 아니다. 그런데 안심번호를 도입한다고해서 비당원의 표를 공천에 반영한다는 의미의 오픈프라이머리가 오픈프라이머리가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따까리들이 김무성을 비판할 때 하는 말도 안되는 비판을 정의당 팟캐스트가 반복하고 있다. 정의당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싫어하는 거야 잘 알지만, 그래도 비판의 앞뒤는 맞아야할 것 아닌가?



정의당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아마도) 싫어하는 이유

정의당을 공식적으로 대변하지는 않지만 정의당과 노선이 별로 다르지 않은 정의당 팟캐스트 <정치카페>가 오픈프라이머리에 비판적인 이유는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첫째, 오픈프라이머리는 돈이 많이 들어서 정의당 같은 군소정당은 애초에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둘째, "오픈프라이머리 하에서는 양당제가 도출되기에 군소정당에게 불리하다" 라는 주장이 만연해서 정의당이 위기감을 느낄 수 있다. 

셋째, 신인들이 배출되기 어렵다.


그에 대한 반박

하지만 그들의 주장에 비판도 충분히 가능하다. 


첫째, 하기 싫으면 안하면 된다. 오픈프라이머리나 안심번호국민공천제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법제화만 될 뿐 강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즉, 오픈프라이머리로 공천을 하겠다고 선관위에 통보를 하면 선관위가 백업을 해주는 것. 바로 이게 법제화다. 오픈프라이머리를 원치 않고 공천위원회에서 공천을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면 된다. 


둘째,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나 안하나 현재 한국은 양당제가 사실상 자리 잡았다. 

셋째, 오픈프라이머리하에서 정의당이 더욱 축소될 거라 볼만한 합리적인 근거를 찾기 힘들다. 

넷째, 설사 오픈프라이머리로 인해 정의당이 축소될 가능성이 생긴다하더라도, 군소정당의 사이즈를 키우기 위해 한국 정치에 이로울 수도 있는 정책이 물 먹어야할 이유는 없다. 

다섯째, 어떤 제도로 인해 군소정당이 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생긴다면, 군소정당을 키울 때 필요한-그게 무엇이건-제도를 만들거나 군소정당 차원에서 매력적으로 보이는 노력을 해야한다. 

여섯째, 군소정당이 축소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면, 즉, 양당제가 국가적으로 해롭다면 그 이유를 분명히 밝혀야한다. 


일곱째, 기존 정치인에게 유리한 제도가 해롭다는 주장을 하려면 우선 기존 정치인보다 신인 정치인이 수혈되는 것이 한국 정치에 이롭다는 것이 입증되어야한다. 단순히 '신인에게 불리하고 기존 정치인에게 유리하다'라는 주장만으로는 오픈프라이머리를 비판하기 어렵다. 


위에서 딱히 언급은 안했지만, 오픈프라이머리 하에선 정치인이 당에 빚지는 것이 없기 때문에 당에 속한 정치인이 좀 더 소신 정치를 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지금 체제 하에선 '신인 정치인'이 공천권 때문에 당 지도부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으며, 소신없는 신인 정치인은 소신있는 기존 정치인보다 나을 게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기존 정치인들도 공천권에 쩔쩔 매는 게 현실이다. 하물며 힘 없는 신인들은?


추가

만약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2016년 총선 때 오픈프라이머리를 법제화하고 여야가 모두 실시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이를 입법화한다면, 내가 쓴 첫번째 이유는 무시해도될 듯 하며, 이는 두개 정당(새누리, 민주연합)을 제외한 정당의 공천방식을 선택할 권리를 침해하므로, 나는 오픈프라이머리 강제를 지지했던 자들을 비판할 것이다. 나는 오픈프라이머리를 법제화 한 뒤에 특정 정당이 공천 방식으로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자율적으로' 채택하는 것까지를 지지한다.

-

브런치, 매거진 구독해주세요

블로그에 더 많은 글이 있습니다. funder2000.blog.me

-

오픈프라이머리(=국민경선제, 완전경선제)를 도입해야하는 이유

http://blog.naver.com/funder2000/220451721679


매거진의 이전글 기회주의자 안철수, 무능한 안철수, 박근혜같은 안철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