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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Nov 23. 2017

11.15 구글 뉴스랩 혁신 포럼 정리


워낙 다양한 이슈가 있었어서 글 하나에 포럼의 내용을 모두 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 포럼을 통해 느낀 점을 최대한 담아보려 한다. 포럼의 키워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머신러닝, 탐사, 비쥬얼, 디지털, 비영리, 젠더, 성소수자. 머신러닝에 관해서는 닉 뉴먼이, 탐사에 관해서는 JTBC의 이규연이 맡았고, 그 뒤에도 관련 분야에서 한가닥 하시는 분들이 연사로 나섰다. 더 자세한 내용은 이 링크를 클릭에서 확인할 수 있다. Notability로 정리한 것도 있긴한데, 그거는 나중에 공유하거나 하겠다. Evernote와 달리 Notability는 타인에게 공유하는 게 불편하게 되어있다. 발표 순서대로 포럼을 정리하지는 않을 것이고 주제로 내용들을 카테고리화한 뒤 발표 내용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1. 뉴스 소비 형태

간접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

첫 키노트는 닉 뉴먼 아조씨였다. 한국의 경우 포털을 통한 뉴스 소비가 많았다. 다시 말해 언론사 웹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직접 소비하기보다는 포털을 통해 간접 소비했다. 한국인들은 뉴스를 찾기 위해 우선 포털에 들어간다. 그리고 검색을 한 뒤 기사를 소비했다. 당연히 네이버 이용률이 제일 높았고, 그 다음이 다음이었다. 여기까지는 별로 놀라울 게 없었는데, 그 다음 순위가 놀라웠다. JTBC Online. 예전에 xx신문 기자랑 인터뷰할 적에 들은 게 있다. 포털에서 xx뉴스 아무리 봐봐야 xx에는 도움 1도 안된다는 이야기. 소비자들의 포털 의존도는 하늘을 찌를 듯 한데, 그 포털로 언론사가 이렇다할 이득도 못본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런데 사람들은 기꺼이 JTBC 홈페이지에 기꺼이 들어갔다. JTBC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여기서 또 한번 증명된다.


소비 수단은 모바일이 강세

또, PC나 태블릿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비율보다 모바일로 뉴스를 소비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와 연계해서 한 말은 아니지만, 뒤에서 경향주간 기자는 주간지가 전체적으로 망테크를 타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뉴스 소비 형태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모바일이나 웹으로 빠르게 뉴스를 소비할 수 있는데 주간지를 선택할 동기 요인은 많지 않으니까. 


현재 내가 운영하고 있는 헬조선 늬우스 페이스북 페이지의 경우도 모바일을 통한 접속이 압도적으로 높다. PC보다 편하고, 태블릿을 가진 자들보다 모바일폰을 가진 자들이 압도적으로 높은 게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발표자는 사람들이 잠을 자기전에. 화장실에 갈 때 뉴스를 많이 소비한다고 했는데, 그런 행동 패턴을 고려하더라도 왜 모바일이 선호되는 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변기나 침대 위에서나 지하철에서나 모바일이 편하다는 건 설명할 필요도 없으니. 지하철을 탈 때마다 사람들을 관찰해보라. 그 흔한(?) 태블릿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유료 구독 모델의 증가

광고를 통한 웹페이지의 수익이 악화되고 있어서인지 유료 구독 모델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광고차단앱이 워낙 발전해서 앵간한 광고들을 다 처리해주기 떄문에 출구를 유료 구독으로 찾은 듯 하다. 이는 한국 사례는 아니고, 미국의 사례다. The New York News, The Wallstreet Journal, The New Yorkers의 유료 구독자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의 이 모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선일보에는 프리미엄 조선이라는 서비스가 있는데 1년 구독료가 1천만원이다. 다만 프리미엄 조선은 일반적인 뉴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기에 껴주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 다만, 아웃스탠딩이 비즈니스 모델은 여기에 맞다. 아웃스탠딩은 일부 콘텐츠를 유료 회원에게만 공유하는데, 회원들은 티켓을 구매해야 그 콘텐츠를 읽을 수 있다. 아웃스탠딩은 이 모델로 성공한 한국의 몇 안되는 언론사가 아닐런지.


2. 보도 형태

탐사보도

두번째 키노트는 JTBC에서 탐사 보도를 하고 있는 이규연씨가 담당했다. 그는 탐사보도를 왜 해야하는 지, 어떻게 해야하는 지, 그것의 사회적 효용이 무엇인 지에 대해서 발표했다. "왜"는 생략하겠다. "어떻게"에 있어서는 포스터에 다 담아놨다고 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던 곳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은 탐사보도가 공익성을 가져야한다는 의미고,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던 곳에"는 탐사보도가 더 깊이 들어가야한다는 의미고,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겠습니다."는 탐사에 그치지 않고 저널리즘을 하겠다는 의미였다. 



흥미로운 부분은 탐사보도의 사회적 효용이었다. 그는 한 경제학자의 연구물을 인용하면서 미국의 경우 탐사보도로 인해 사회가 얻은 이익이 엄청나다고 했다. JTBC의 최순실 태블릿 보도도 사회적 효용을 따지자면 어마무시하지 않을까. 적어도 G20 개최로 얻는 경제적 이익보다는 클 것 같다.


발표를 보면서 탐사보도는 조직에서만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많은 정보들을 수집해야하고 수집한 정보들을 크로스체크해야하고, 크로스체크된 정보들을 기사나 방송의 형태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머리와 손들이 필요할 거다. 혼자서 탐사보도를 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효율적이지도 않을 것 같고, 무지하게 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1인 미디어를 하면서 탐사보도를 하는 자들이 없는 게 아닐까. JTBC나 지상파 방송사들이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굴리는 것도 순전히 공익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탐사보도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효용이 어마무시하다고 한들, 그 효용이 방송사로 귀속되는 것은 아니니까.



몇개월 전에 <공범자들> 시사회를 갔을 때 최승호 감독이 민영 방송국과 공영 방송국의 차이를 말했던 적이 있다. 국영 방송국에서 예능 피디들은 장난스레 자기들이 돈을 벌어와야 시교 피디들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우리가 벌어온 돈을 축낸다는 뉘앙스가 아니라 공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뉘앙스로다가. 이런 것은 공영 방송국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그는 말했다.


흥미로운 것은 JTBC라는 종합편성 채널에도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같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있고, SBS에도 <그것이 알고 싶다>가 있다는 거다. 탐사보도는 민영, 공영 구분없이 이제 사이즈 큰 언론사에서는 없어선 안될 구성요소가 되었는 지도 모르겠다. 


3. 인공지능, 머신러닝
@미디어오늘


머신러닝이 어디까지 왔나 가늠할 수 있는 발표도 있었다. 위의 사진은 머신러닝으로 군중의 수를 파악할 때가 멀지 않았다는 걸 암시하는 사진이다. 아직 완벽한 기술은 아니다. 작년 촛불집회 때 한 프로그래머도 집회에 참여한 군중싀 수를 파악하려는 시도를 했었다. 그 시도가 애초에 이루어진 이유는 경찰측과 집회측의 계산이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그 프로그래머가 얼마나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는 지는 기억에 남지 않지만 어쨋든 그는 알고리즘을 통해 군중의 수를 파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머신러닝이 군중의 수를 제대로 파악할 날이 오면 사람이 굳이 노가다뛸 필요 없게 되겠지. 


위의 사진은 머신러닝을 통해 현상을 '분석'하는 것이지만, 머신러닝은 더 다양한 기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신러닝은 현상을 분석한 뒤 그것을 기사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분석이나 기사 발행이 아직 완벽한 수준은 아닌지라 인간의 가공을 거쳐야 하나의 기사로 완성될 수 있다. 머신러닝이 수행하는 분석이나 기사 발행이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저널리스트에게는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 흔히 로봇이 인간에게 그러하듯, 노동량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분석'에 대해 더 썰을 풀자면 신박한 것들이 많았다. 스포츠 경기가 진행될 때 자기가 알아서 사진을 찍는 머신러닝 기술. 이 기술은 최근에 발표한 Clips에 들어간 기술과 동일한 것이 아닐까 한다. Clips 역시 집 안 어딘가에 설치해두면 자기가 알아서 사진을 찍는다. 굳이 사용자가 셔터 버튼을 눌러서 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다. Clips가 찍은 사진은 모두 구글 포토로 자동으로 업로드된다. 스포츠 경기의 중요 장면을 Clips가 찍어서 분석하면 언론사는 그걸 가공하기만 하면 된다. #EZ



영화의 젠더 평등을 파악하는 머신러닝 기술도 있었다. 영화를 틀어놓으면 머신러닝은 남배우와 여배우가 얼마나 출연하는 지, 대사는 얼마나 오랫동안, 많이 하는 지를 분석한다. 단순 배우의 수만을 고려하기보다 대사의 양도 고려하는 이유는 대사의 수가 캐릭터의 주체성을 파악하는 주요 소재이기 때문이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단발 머리 아재는 말은 없지만 겁나 다 해먹잖는가.


여배우가 출연만 하고 대사가 없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의미하는 바가 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볼까. 남배우 2명이 대사를 주고받고, 여성 10명은 말도 없이 병풍처럼 둘 사이에 앉아 있다고 해보자. '극단적'이라고 했지만 이런 장면은 한국 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워낙에 한국의 감독들이 룸살롱을 좋아하시거든. 룸살롱 장면에서 여성들은 전혀 주체적이지도 않고, 주장도 없다. 그저 미쟝센을 구성할 뿐이다. 여성이 많은데 대사가 없다는 건 이런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이런 장면이 많으면 많을 수록 영화가 빻았다는 분석을 내릴 수 있겠지. 


대사의 내용도 고려하는 지는 모르겠는데, 대사의 내용까지 머신러닝이 완벽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면 꽤나 쓸만한 영화 분석 툴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기술이 일반 레벨에까지 전달될지 궁금하긴하다. 내가 요긴하게 잘 써줄 수 있는데.




나머지 발표들도 인상적이었으나 글이 점점 길어지고 있으니 간단히 요약하겠다. 미디어오늘 이정환 편집장은 미디어엑스에서 다뤘던 솔루션 저널리즘을 다뤘다(지금은 포스트를 찾을 수 없다). 언론이 너무 부정적인 현실만을 다루면 오히려 소비자는 정치 혐오에 빠지게된다는 것. 그러니 언론은 현상을 단순히 비판적으로 다루기 보다는 그것을 어떤 식으로 개선할 수 있는 지를 다뤄야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 솔루션을 다룰 때조차도 '실버 불릿'을 주의해야한다고 했다. 은 총알 하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는 식으로 대안을 툭 던지고 빠지면 안된다는 이야기. 그리고 구글랩 펠로우십에서 만들어낸 콘텐츠 덕, 닌, 메디아티 대표 강정수의 발표가 있었다. 그런데 와중에 내가 유튜브 수업을 들으러 가는 바람에 다 듣지는 못하고(왜 몸은 하인가).


닷페이스 조소담 @미디어오늘
슬로우뉴스 민노씨 @미디어오늘


유튜브에 관한 수업 뿐 아니라 유튜브에 관한 상담을 받을 수도 있었다. 이걸 듣느라 다른 발표를 제대로 못들었는데, 미디어 스타트업들의 대표들이 와서 열띤 토론을 펼치기도 했다. 슬로우뉴스의 민노씨는 저널리즘의 상징처럼 떠받들여지고 있는 JTBC의 손석희도 서해순을 그렇게 다루는데, 우리같은 사람들이 저널리즘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건 웃긴 일이라고 했고, 닷페이스의 조소담씨는 객관성에 대해 그리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닷페이스를 통해 사람들이 모이고, 그들이 이야기할 기회를 주는 것만으로도 가치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던가. 정확한 기억은 아니다. 쨋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나중에는 최은경 성공회대 교수가 비영리 저널리즘에 대해서 다뤘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그리고 다문화 이슈에 대한 패널들의 토론이 있었다. 인상적인 질문이 하나 있었다. 여성들이 기자를 전보다 더 많이 하고자하고 실제로 많은 여성 기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이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있는 언론 현실과 무관한 것이냐는.


김균미 서울신문 논설위원은 이에 길게 답변을 했다. 언론사가 여성들이 생각하기에 상대적으로 일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인식도 있고, 언론의 노동 환경이 열악해져서 그런 경향이 있는 것도 같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종군 기자들 중에 여성의 비율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 노동환경이 열악해서 여성들이 한다는 이야기였는데, 이거는 나중에 확인해볼 생각이다.


자랑

이규연 씨 옆에서 포럼 들었는데 자세도 비슷하고 옷도 비슷한 게 자랑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그리고 또 자랑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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