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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Nov 23. 2017

<퍼니셔>: 이거다 이거.


1. 미드 <데어데빌>은 정말 잘 빠진 드라마였습니다. 누가봐도 좋아할만한 드라마였죠. 그런데 <제시카 존스>는 (저는 즐기긴 했지만) 취향을 타는 드라마였고, <루크 케이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아이언 피스트>는 취향과 무관하게 모두에게 똥맛을 선사하는 공명정대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똥맛은 <디펜더스>에 이어졌죠. 


<디펜더스> 후에 릴리스될 예정이었던 <퍼니셔>. 넷플릭스X마블이 반복적으로 똥맛으로 보여준지라 걱정이 이만저만했던 게 아닙니다. 그런데, 잘 빠졌습니다. <데어데블> 시즌1 정도 퀄리티라고 할까요.


2. <퍼니셔>는 <데어데빌> 시즌2에 첫 등장합니다. 원래 단독 계획이 있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시즌2때 인기를 얻어서 단독 시리즈가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불살주의를 고수하며 범죄자를 죽이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데어데블과 달리 퍼니셔는 '좆까 다 죽일거임 ㅇㅇ"라고 하며 범죄자들에게 총알을 박아댔습니다. 데어데블에 답답함을 느꼈던 팬들은 퍼니셔에게 사이다를 선물받았겠죠.


그 퍼니셔의 호쾌함을 <퍼니셔>에도 담아내려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드라마는 시작하자마자 범죄자들을 죽여나갑니다. 이마를 총알로 뚫어서 죽이기도하고, 목 졸라 죽이기도하지요. 뒤로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적들의 뼈는 아작나고, 총알에 벌집이 되고, 얼굴은 퍼니셔의 주먹에 피투성이가 됩니다.


퍼니셔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얼굴이 피곤죽이 되는 건 일상다반사고 총알도 무지하게 맞고 다닙니다. 저 정도면 죽을 법한데도 낑낑대면서 살아나는 기적을 보여주죠. 


정리하자면, <데어데블>의 끈적했던 액션에 피와 총을 더한 액션이 <퍼니셔>의 액션 컨셉입니다. 다만, <데어데블>보다 시원한 맛은 확실히 있습니다. 네임드와는 끈적하게 싸우지만, 듣보잡들과 싸울 때는 소총과 권총으로 손쉽게 적들을 제압합니다. 데어데블 아재는 그 곤봉으로 겁나게 애들을 팼었죠. 솔까 좀 답답하기는 했었..


3. 넷플릭스X마블 드라마들은 영웅의 탄생을 다뤘습니다. 이미 영웅이 되어서 활동하고 있는 애들을 다루기보다는, 이제 활동을 할 히어로들을 다뤘죠. #시공조아 <제시카 존스>는 예외이긴 합니다. 제시카 누님은 이미 좀 히어로 활동을 하다가 접은 컨셉으로 나오니까요. 


<퍼니셔>도 제시카 누님이랑 비슷한 설정입니다. 프랭크 캐슬이 퍼니셔로서 좀 날리다가 관둔 시점에서 드라마가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떤 계기로 다시 퍼니셔가 되어서 활동합니다.


영웅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드라마가 시작하는 이유는 제작비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추측). 시작부터 주인공이 너무 강력해져버리면 빌런도 그만큼 강력해져야하는데, 빌런이 강력할 수록 이펙트가 커져버리고 그만큼 제작비가 많이 깨집니다. 얘네가 얼마나 제작비에 허덕이고 있는 지는 <디펜더스>만 봐도 나오죠. 


그래서인지 <데어데블>의 빌런은 동네 양아치 대머리 아저씨고(존멋이긴함), <제시카 존스>의 빌런은 성범죄자 아저씨고, <루크 케이지>의 빌런은 동네 양아치 대머리 아저씨고(이쯤되면 넷플릭스가 대머리 혐오자들 아닌가 싶은데), <아이언 피스트>의 빌런은 감독입니다(?). 비싼 CG 쓸 필요 없는 애들이 빌런으로 나오죠.


4. <퍼니셔>는 주인공과 빌런간의 힘의 균형이 잘 맞춰져있습니다. 주인공은 해병대 특수부대 출신이고, 메인 빌런도 비슷한 경력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두 인물이 치고박고 싸울 때의 긴장감이 상당히 잘 연출되어있습니다. 


그런데 그것과 무관하게 메인 빌런은 별로 매력이 없습니다. 흔한 부패한 군인이랄까요.. 부패한 군인하면 딱 떠오르는 별 특색없는 캐릭터. 잘생기긴 했습니다. 모델인줄.


5. 영화 <퍼니셔>는 모두 망 퀄리티였는데, 역시 인간 레벨 히어로는 드라마에 맞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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