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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Nov 23. 2017

<기묘한 이야기>: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이야기

<기묘한 이야기>는 하이틴 드라마의 성격을 띄면서 하이틴 특유의 플롯을 가져가지만, 그 와중에도 어른 캐릭터들에게도 중요한 역할을 부여합니다. 하이틴 드라마에서 흔히 어른들은 고집불통의 아재들로 표현되고, 중년들이 주류로 등장하는 드라마에서 애들은 철없는 꼬맹이들로 표현되지만, 이 드라마에 그런 편협함은 없습니다.


하이틴(?)에서도 두 부류로 분류할 수 있는 그룹이 있습니다. 한 그룹은 나름 철들고 연애도 하는 애들이고 나머지 한 그룹은 판타지 세계관에 여전히 푹 빠져있는 더 어린 애들이죠. 그런데 이 두 그룹도 문제 해결 과정에 있어서 전혀 배제 되지 않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냅니다.


결과적으로 어른, 하이틴, 영걸 하이틴(..?)이란 세 세력은 외계인으로부터의 위협을 헤쳐나감에 있어서 전혀 배제되지 않습니다. 이런 사소한 부분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흔히 이런 외계인이 나오고 총이 나오는 드라마에서는 중년 남성들이 문제 해결의 선봉장에 서기 때문입니다.  


<기묘한 이야기>의 얼음 깨기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우선, 모성. 한국 영화 <장산범>에서는 엄마가 '모성애' 때문에 결국 누가봐도 안습인 선택을 합니다. 이런 식의 연출은 모성애와 엄마들을 모욕합니다. 모성애 때문에 결국 엄마들이 잘못된 선택을 한다는 식의 연출이니까요.


<기묘한 이야기>에서는 위노나 라이더가 연기한 엄마는 아이 안에 담겨있는 '무엇'을 빼는 과정에서 주저함이 없습니다. 아이가 괴로워하고 있으면 으레 마음이 약해져서 보호해주려고 하기 마련인데, 이 드라마에서의 엄마는 전혀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쎄게 나가는 '합리적인 선택'을 합니다. <곡성>에서만해도 아빠는 무당이 굿을 할 때 자식이 괴로워하자 굿을 멈춰버립니다. 굳이 모성애가 아니더라도 위노나 라이더가 맡은 캐릭터는 꽤나 특별한 부모 캐릭터가 되는 것이죠.


그리고 총. 총은 대체로 남자가 잘 쏜다고들 합니다만, 이 드라마에서 총잡이는 한 여성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이 남자애는 자기 동생이 괴로워할 때 그 여자한테 앵겨서 '못보겠어ㅠㅠ'하며 괴로워하죠. 이런 식의 얼음 깨기가 이 드라마에는 가득합니다. 복고풍의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보세요.
아무튼 보세요. 
넷플릭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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