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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Dec 20. 2017

새로운 종류의 사회 생활이 시작되나

헬늬가 해킹되기 전후로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하고 있다. 해킹이 계기가 된 것은 아닌데, 갑자기 우연한 만남들이 이어지고 있다. 같이 협업을 하자는 분들도 있고, 내가 도움을 받고 싶어서 연락을 한 경우도 있고, 도움을 주겠다면서 먼저 손 내밀어주신 분들도 있다. 대학 졸업 후, 대학과 완전히 무관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점점 시작되고 있는 느낌이다. 대학에 가지 않는 이후로 대학과 무관한 사람들과 자주 만나기도 했지만, 일시적인 만남이었다. 각종 스터디 모임에서 만난 인연들은 스터디가 파할 때 함께 흐려지니.


크게 바뀐 건 없다. 나보다 어린 20대를 만나건 나보다 나이 많은 40대를 만나건 나는 말이 좀 통하는 분이다 싶으면 말 곳곳에 욕을 섞고, 상대 역시 그렇게 한다. 그냥 친구 대하듯 하고, 상대 역시 나를 편하게 대한다. 초중고대 때 가졌던 관계와 다른 게 있다면, 대화가 '서로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게 할 것인가'에 좀 더 방점이 찍혀있다는 것.  


상대는 나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 지, 어떤 종류로 나와 함께 작업을 하고 싶은 지를 어필하고, 나 역시 상대에게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어필하고 또 나의 한계를 어필한다. 가령, 내가 장비가 부족하다거나, 자본이 부족하다거나, 노력에 큰 보상을 주기는 힘들다는 식의 한계를 말한다. 내 한계는 되도록 빨리 말하는 편인데, 그래야 나나 상대가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으리라 보기 때문.


신기하게도, 내가 그지 상태인 걸 알고 연락하시는 것인지, 그냥 저 놈이랑 일하면 좀 재미가 있을 것 같아서 연락하는 것인지 돈 문제에 있어서는 별로 게의치 않으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오히려 돈을 받고 해줘야되는 지원을 무상으로 해주겠다는 분도 있고, 보상 없이 어떤 기여를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다.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더 좋은 건 뭔가를 하려는 사람들이다보니 대화를 나누다보면 비전이랄까, 그런 게 명확해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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