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현우 Apr 25. 2018

남은 건 드루킹뿐인 절박한 한국 보수


나는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이 여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것은 문제다. 국정원은 그러라고 있는 조직이 아니니까. 국정원은 명목적으로 정치 개입을 하라고 있는 조직이 아니다. 국정원이 얼마나 파급력이 있었는가, 는 사실 따져봐야 의미가 없다. 그 영향을 파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이 얼마나 여론 조작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 지까지는 파악할 수 있다. 거기까지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드루킹의 매크로를 통한 댓글 작성은 살짝 맥이 다르다. 일단 드루킹네는 공적 조직이 아니다. 많이 쳐줘봐야 정치권에 줄 대서 콩고물좀 땡겨보려했던 로비스트 정도? 그런데 그 로비가 오직 드루킹 본인에게만 한정되는 종류의 로비라는 점에서 그를 로비스트라고 말하기에도 부족하다. 차라리 <타짜>의 대사가 그를 표현하기에 적절하다. "어...유명한..x쉐끼?"


지금 보수 언론이나 보수 정치계는 드루킹의 댓글이 정치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 온갖 그림을 그려대고 있다. 나경원은 자기를 향한 비난들이 알고보니 드루킹의 조작이었다면서 자뻑에 취해있고, 그 외의 보수권 정치인들도 자신들을 향한 비난이나 비판들이 조작이었다면서 뻔뻔스럽게 굴고 있다. 드루킹이라는 공인이 아닌 자의 "댓글 조작"이 국정원의 그것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그 "영향력"에 여론을 집중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 그런 것은 파악할 수 없다. 그래서 보수권들은 이 마술에 취할 수 밖에 없다.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수권의 각잡기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다. 드루킹이 정치인들에게 손을 대고 어떤 요구를 한 것까지는 맞는데, 정작 요구받은 정치인(들)이 드루킹에게 뭘 해준 것은 딱히 없기 때문이다. 최순실이 되고자 했으나 꿈을 이루지 못한 실패한 최순실이랄까? 


보수권이 이제 갈 때까지 갔다고 느끼는 이유는-이제 더 나락으로 떨어지기에도 힘든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 공사칠 각도 안나오는 드루킹같은 허접한 빌런을 최순실처럼 꾸미면서 민주당계의 지지율을 끌어내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너무 멍청한 전략이다. 한 때는 한국의 친미, 아니 종미 세력을 CIA가 도와주나 싶었는데, 지금은 어버이연합이 작전짜고 있는 것마냥 그 전략들이 빈틈이 무성하다. 슬프다. 정말 슬프다.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ㅠㅠ



프레임 잡아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지만, 드루킹을 통한 공격은 결국 씨알도 안먹히고 있다(형이 계속 하는 말이지만 프레임은 효과가 없다). 드루킹의 의도가 불순하기는 하다. 한데,  드루킹이 삼성에 문자보낸 부장판사같은 직위에 있는 사람도 아니고, 국가에 소속되어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런 직위에 있는 사람이라면 드루킹의 로비(...)는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부장판사나 공무원은 그런 의도조차 절대 내비쳐서는 안되는 직위에 있는 공무원이자 갑들이니까. 


그런데 드루킹 이 사람은..어...네이버 카페를 관리하는 관리자고..어...네이버 블로거다...음....갑이 아니라 을이다. 매크로? 매크로는 돈만 있으면 개나소나 다 사서 쓸 수 있다. 갑으로서 누구들에게 협박이나 회유를 하며 무엇을 얻으려고 했던 사람이지만, 누가봐도 을인 사람이 지가 갑인 줄 알고 크게 착각하고 발가벗고 행패치다가 지금 유명세를 타게 된 거다. 자기 그릇이 대따 큰 줄 알았던 사람이지.


이 진실을 대중들이 모르지 않는데, 무능한 언론들은 철지난 프레임 이론만 붙잡고 늘어지고 있으니 효과가 나올리가 있나. 드루킹 붙잡고 늘어지는 것만 봐도 얘네가 얼마나 절박한지 각이 나오는데, TV조선의 수습기자 기레기가 도둑질까지 한 걸 보면 보수애들이 정말 절박하구나 싶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사수에게 보고하는 수습기자 그 병아리가 무슨 배알로 사무실에 들어가서 도둑질을 했겠나. 어디에서 오더가 떨어져서 발을 옮겼겠지. 그 수습기자 기레기가 기레기가 되지 않으려면 그걸 오더내린 사람을 밝히면 된다. 직접 기레기가 되는 방법도 있다. 아, 생각해보니 그 이름을 밝힌다고 기레기가 아니게 되지는 않을 거다. 결국 공범이니까. 다만, 학교 졸업하고 돌아와서 영웅(?)이 될 수도 있겠네. 조폭들은 그런다던데.

-


매거진의 이전글 희망이 안보이는 대한민국 자칭 보수 세력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