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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Oct 16. 2015

<LA컨피덴셜>: 세력 분포 및 캐릭터 분석



이 글은 <LA Confidential>에 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에 좀더 몰입하고, 감독이 의도한 바에 따라 영화를 감상하고 싶으시다면 이 글은 영화를 본 후에 감상하시며 좋을 것 같습니다. 




상당히 러프한 감상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이 영화를 충분히 이해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여러 카테고리로 분류될 수 있을 것 같다. 음모론, 형사 듀오, 팜므파탈, 액션, 누아르 영화 등으로.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고 싶지만, 이 글은 짧게 쓸 생각으로 시작하고 있다(또 모른다. 글이란 게 쓰다보면 길어지니까). 

작가주의, 반영론으로 영화 읽기- 음모론

대부분 영화들은 대놓고 말하지 않는다. 가령, 현실의 경찰들이 썩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현실의 경찰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영화에 경찰을 대표할만한 인물들을 세워놓고, 그들의 행동을 보여주는 식이다. 그들의 행동 역시 대단히 은유적일 때가 많다. 가령, <LA Confidential>에선 부패한 경찰이 언론인을 이용하고 그를 죽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쟤가 쟤를 죽였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실제로 경찰이 언론인을 죽이는 촬영본을 영화에 삽입하지는 않는다. '경찰이 언론들을 때에 따라 이용하고, 어떤 때는 (상징적인 것이겠지만) 죽이기도 한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이런 것을 현실반영론 적인 감상이라고들 하는데, 나는 이런식으로 영화를 본다. 즉, 나는 이 영화를 보고 '감독은 경찰들이 언론을 갖고놀고 이용해먹는다고 생각하는군.'이라고 읽는 게다. 영화를 영화 그 자체로 보는 것도 가능하도 가능하지만, 영화란 것 자체가 감독의 의도로 설계되는 것이기에 영화를 영화로만 감상하는 것은 영화를 온전히 감상하는 방법이 아니다. <올드보이>는 스토리만 따라가도 재밌지만, 박찬욱이 심어놓은 상징들을 읽어내야 온전히 소화할 수 있다.


등장하는 세개의 세력

<LA Confidential>에선 크게 세 세력이 등장한다. 부패한 경찰, 영화계, 언론. 부패한 경찰은 더들리를 위시한 세력으로 그려지고, 영화계는 패칫이라는 인물을 통해 상징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언론계는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데, 시드 허드젠슨이라는 인물을 통해 그려진다. 이 셋은 초반에는 손을 잡고 있다가 나중에 가서는 모두 '부패한 경찰'에게 배신당한다. 경찰이 조낸 쎄게 그려진다. 영화의 결말을 봐도 현실을 주무르는 것은 경찰이다. 엄청난 일들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이 알려지면 경찰이 체면을 구기게 되니까 경찰이 말을 만들어내고, 그게 결국 통한다. 언론이 낄 자리 따윈 감독이 만들어 놓지도 않았다. 검사, 경찰들도 서로 짝짝꿍이 잘 맞는다(이점은 지금의 한국과도 비슷하다. 검경이 친한거)


더들리 스미스, 경찰계, 부패경찰


패칫, 영화계
허쉬, 언론계

이 영화를 보면 경찰이 검사한테 쳐들어가서 쥐어패는 장면도 나온다. 당시 미국에 경찰만큼 쎈 곳이 없었나? 대한민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고, 아마 지금의 미국도 그런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으리라. 97년도 영화인데, 취조하면서 용의자들을 쥐어패는 것을 보고 좀 놀라긴했다. 97년이면 그렇게 옛날도 아니잖아?


경찰 내의 세력 관계

경찰 내부에서도 카테고리화할 수 있다. 가령, 경찰 내에는 과격한 형사 버드 화이트(러셀 크로우 역), 에드먼드 엑슬리(가이 피어스 역), 잭 빈세니스(케빈 스페이시 역), 더들리 스미스(제임스 크롬웰 역)가 있다. 

버드 화이트, 경찰 과격파
에드먼드 엑슬리, 경찰 온건파
잭 빈세니스, 경찰 명예파
더들리 스미스, 경찰 경찰파(?)

버드 화이트는 과격파다. 정의를 위한다며 사람을 죽이기도 하는 사람이다. 엑슬리는 그런 버드와 정 반대다. 서로 추구하는 것은 같지만, 그 수단을 달리한다. 잭 빈세니스는 정의같은 것에 관심없다. 경찰로 살면서 인기를 얻고자 하는 인물이다. 인기를 추구하려다가 각성하려하자, 죽음을 당하는 안타까운 케릭이랄까(아직 이 케릭은 어떻게 해석해야할 지 잘 모르겠다). 네번째 카테고리에 속하는 인물이 더들리다. 경찰이라는 간판을 달고 악한 짓을 행하는 인물이다. 이 영화의 보스라고 보면된다. 끝판왕. 더들리는 자신의 구린 내가 나는 곳을 살피는 잭을 죽인다. 그리고 버드와 엑슬리도 죽이려고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죽게 된다. 그 점에서 이 영화는 약간 희망적이긴 한다. 권성징악은 항상 희망적이니까. 그런데 꼭 희망적이라고도 볼 수 없는게, 결국 더들리는 영화의 마지막에서 영웅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확실히 커티스 핸슨 감독은 시니컬 했다고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다. 경찰 레알 싫어하는 감독임이 틀림 없다.


형사듀오

형사듀오가 등장한다. 서로 상반된 성격을 가진 버드와 엑슬리는 중반부터 서로 협력하며 더들리를 잡으려고 한다. 일반적인 형사 듀오 영화와는 다르다. 보통 듀오들은 큰 갈등없이 서로 합쳐지고 사건을 위해 협력하기 때문이다. <러시 아워>시리즈가 그렇고 <리쎌 웨폰>도 그렇다. 언제부터 형사 듀오 경향이 생겨났는지 연구해보는 것도 재밌는 작업이 될 것 같다. 지금에 와서는 형사 듀오 형식은 차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나쁜 녀석들>에서 듀오가 등장하는 듯 했으나, 그것도 좀 옛날이고. 

팜므파탈

엄밀히 말하면 팜므파탈 영화에 껴줄 수 없을 것 같다. 팜므파탈은 남자를 파멸시켜야한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팜므파탈은 그렇다. <원초적 본능>에서 일 잘하는 형사에게 막장테크를 선물한 샤론 스톤 정도 되어줘야 팜므파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지금까지는 누구도 이 영화의 킴 베이싱어를 가지고 팜므파탈이다!라고 하는 걸 본 적은 없다. 다만, 나 스스로가 이 영화를 팜므파탈에 넣지 않는 논리적인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에 글을 쓰고 있다. 


린 브레켄

이 영화에서 린 브레켄(킴 베이싱어 역)은 그저 약아빠진 남자들에게 이용당할 뿐이다. 버드를 사랑하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엑슬리와도 함께 섹스를 하는 것은 린이 원하는 게 아닐 것이다. 이 영화에서 이 캐릭터의 정체성은 크게 두가지다. '그저 헐리우드에서 성공하고 싶은 마음에 LA로 온 여자 사람',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여자' 정도. 즉, 여배우와 사랑하는 여성 정도의 코드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여배우가 창녀가 되는 현실은 저 당시엔 미국도 마찬가지였나보다. 우리나는 현재진행형인 것 같지만.

그외에 딴소리

이 영화에 나온 배우들 중 안 뜬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멘탈리스트>로 스타가 된 사이먼 베이커가 게이 배우로 등장한다. 딱히 비중은 없는데 잘생겼다. 


케빈 스페이시에 뭐 설명이 필요없는 배우지만, 굳이 이 사람을 다시 언급하는 이유는 <LA컨피덴셜>의 케빈 스페이시가 <하우스 오브 카드>의 그와 상당히 유사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모습을 기억하고 <하우스 오브 카드>에 캐스팅한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뭐.......뭘 연기해도 저 사람은 잘 할 하긴 한다. 그런데 지금와서는 선한 역할 연기하는 게 상상이 안된다. 너무 악랄한 모습만 봐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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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21에 네이버 블로그에 적은 글을 2015.10.16에 수정한 뒤 브런치로 옮겼다. 브런치 글이 가장 최신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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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6

브런치에 옮기기 전에 조금 수정했다. 이 글은 하나의 중심 주제를 잡고 글을 써내려간 것이 아니라 중구난방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완전히 뜯어고치기엔 글이 너무 길기에 문장을 조금 다듬고 사진 위치 정도를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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