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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Jul 12. 2015

K(女)는 어떻게 연애했는가- 1

1. 매력적인 여자의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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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글은 논픽션이고, 지어낸 내용은 전혀 없음을 미리 밝힌다.

2. 이 글을 게시하는 것은 이 글의 주인공이 되는 당사자의 동의를 얻었음을 미리 밝힌다.

3. 편의상 나는 이 글의 주인공을 K라 명명할 것인데, 이는 그의 실명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4. 이 글의 주인공이 되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댓글이 달릴 시엔 댓글을 삭제하는 것은 물론 차단조치할 것임을 미리 밝힌다.




1. K는 매력적이다.

나는 K의 신상을 밝힐 수 없다. 그녀가 밝히지 말라고해서가 아니다. 그녀는 딱히 나에게 지침을 내려주진 않았다. 하지만 이 글에는 꽤나 내밀한 그녀의 속사정이 담기게 될 텐데, 나는 그 이야기들이 그녀를 호도하는 데 쓰이는 것을 경계한다. 그녀는 그녀의 삶을 살고 있고, 제3자의 잣대로 그녀의 삶이 평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내가 그녀에 대해 밝힐 수 있는 몇가지가 있다. 그녀는 2015년 현재 20대 후반의 여성이며, 서울에 있는 꽤나 좋은 4년제 대학을 나왔고, 현재는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이쁜 편에 속한다. 머리카락은 자연스러운 긴 검은 웨이브 머리를 하고 있고, 어깨는 좁지도 넓지도 않다. 운동을 하는 진 모르겠지만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가슴이 결코 크다고는 할 수 없다. 허리는 잘록하고 다리는 강남의 누나들처럼 젓가락 같기보다는 운동으로 다져긴 것마냥 슬쩍슬쩍 근육을 내보인다. 


목소리의 경우, 내 앞에선 사내 대장부같은 톤인데 남자들 앞에서 K가 어떤 목소리를 내는 진 알 수 없다. 내가 남자인데도 왜 모르냐고? K에게 나는 남자가 아니다. K는 남자를 선택하는 최소한의 조건들을 몇가지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자신과 술을 마실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앵간해선 술을 안마시고 잘 마시지도 못한다. 그래서 나는 K에게 남자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남자들 앞에서 어떤 목소리를 내는 지 알 수 없다. 나한테 할 때보단 더 여성스럽겠지, 라고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녀가 남자를 고르는 조건에 대해선 나중에 더 자세히 다루게 될 게다.


2. 남자들은 K의 어떤 매력에 끌렸나?

K는 이쁘다. 하지만 이쁘다는 것 하나만으로 '괜찮은' 남자들이 접근하진 않는다. 이쁜 것을 넘어서는 뭔가가 있어야한다. 그녀에게 그것은 '반전매력'이다. 인터넷에서 싸구려 기사를 쓰는 '기자들'이 연예인의 몸매가 드러난 사진을 하나 박아놓고 제목에 '반전매력'을 박아넣는 경우가 있는데, 내가 말하는 것은 그런 게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그녀는 글래머와는 거리가 멀다. 차라리...(중략)


그녀는 청순한 외모를 하고 있다. 그리 남자를 욕망할 것처럼 생기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건 외모가 그런거고 현실로 오면 그녀는 수많은 남자들과 사귀었던 전적이 있다. 그리고 그녀는 밝힌다. 섹스광이다. 하지만 그녀의 외모를 보고 아무도 그녀를 섹스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귀고 나면 남자들은 그녀의 정체-밝히는 여자를 알게된다. 그리고 그녀에게 빠져든다. 섹스 밝히는 여자를 마다할 남자는 그리 많지않으니까. 


한 때 그녀는 그녀의 지인 언니에게서 '공주짓 할 할 것 같이 생겨서 머슴짓한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게 앞서 말했던 반전매력과도 통한다. 속세에서는, 혹은 겉으로 보기엔 조용조용할 거 같고, 까탈스러울 것 같은데 알고보면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 남자 입장에선 낮과 밤이 전혀 다른 여자인거다. 제 3자에겐 알려진 그녀의 모습은 요조숙녀인데 같이 침대에 들면 '밝히는 여자' 페르소나가 등장한다. 신동엽식으로 하면 낮져밤이랄까. 하지만 그녀가 낮'져'일 것 같진 않다.


대체로 관계를 끝내는 건 그녀다. 여자쪽에서 먼저 이별을 통보하는 식으로 연애가 끝이 난다. 물론 그 이후는 여느 연애와 똑같다. 헤어진 남자들은 쿨하게 보내주거나, 찌질하게 매달린다. 하지만 그녀는 헤어진 남자를 다시 만나지 않는다. 아쉬울 게 없기 때문이다. 남자는 많다. 특히 K에겐 더더욱. 인기많은 여자의 특권이다. 혹은 저주거나.


3. 끊이지 않는 연애

이쁜 여자들의 숙명이다. 그들에겐 남자가 끊이지 않는다. 남자친구가 있어도 남자들은 달라붙고, 남자친구가 없을 때는 더더욱 달라 붙는다(그들은 귀신같이 그녀의 솔로복귀를 어디선가 알아온다). 그러다보니 연애를 쉬기도 힘들다. 남자들이 도와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별을 해도 새로운 남자가 등장해서 그녀의 '혼자있을 권리'를 박탈하려한다. 물론 그녀에겐 거부권이 있다. 하지만 인기 많은 여자도 여자다. 좋아하는 이와 결별하면 그들도 고통스러워한다. 그래서 그들에게 새로운 남자는 일종의 치료제다. 눈 앞에 나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남자가 있는데 왜 이미 지나간 사람 때문에 괴로워해야하는가? '사랑은 사랑으로 잊어야한다는 것'은 그들의 삶의 신조다. 


K가 그랬다. K는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한 이후로 거의 솔로였던 적이 없다. 몇개월 전엔 롱디(long distance)인 남자를 사귈 때는 다른 남자를 만나 스킨십을 하기도 했었다(남자들은 거부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원래 만나던 남자와 헤어지고 '다른 남자'와 만나기도 했다. 누가 보면 '썅년'이라 할지도 모르겠는데, 내가 보기엔 외로움을 견디는 능력이 상당히 부족한 여인일 뿐이다.


평범하게 누군가를 사귀고 헤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남자를 만나거나 하는 우리가 평범하다고 할 법한 그런 연애 전선이 그녀의 삶에서도 더 지배적이었다. 다만, 일반적인 여자보다는 쿨타임이 짧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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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은 다음 글로 이어가겠다. 최근에 그녀는 헤어졌다. 그녀의 인생에서 거의 최초로 차였고, 거의 최초로 혼자가 됐다.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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