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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Jul 12. 2015

K(女)는 어떻게 연애했는가- 2

2. 그녀가 연애를 쉬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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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글은 논픽션이고, 지어낸 내용은 전혀 없음을 미리 밝힌다.

2. 이 글을 게시하는 것은 이 글의 주인공이 되는 당사자의 동의를 얻었음을 미리 밝힌다.

3. 편의상 나는 이 글의 주인공을 K라 명명할 것인데, 이는 그의 실명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4. 이 글의 주인공이 되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댓글이 달릴 시엔 댓글을 삭제하는 것은 물론 차단조치할 것임을 미리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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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녀의 자존감을 충족시켜주는 것- 남자

K의 자존감을 채워주는 것은 남자다. 특정 남자가 자신을 사랑해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남자인 존재가(그게 누구거나) 자신을 사랑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그녀는 주위에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들을 굳이 쳐내지 않았다. 나 좋다는 데 뭐하러 쳐내나? 그들이 K를 좋아하고 마음 아픈 것은 K의 관심사가 아니다. K가 지금 만나는 남자와 헤어진다면 그들이 빈자리를 채워줘야할 것이고, 거기에 '뜨는 시간'은 없어야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그들은 5분대기조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한다. K는 그들과 친숙한 관계를 유지해나가야한다. 아슬아슬하고도 야릇한 긴장을 유지하면서 말이다.


그녀의 나이는 이제 20대 후반. 크리스마스를 지난 지는 오래고 이제 곧 서른이다. 슬슬 불안하다. 나이는 먹어가고 아래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것들이 K의 입지를 흔들어놓는다. 철 없는 남자새끼들은 어리면 그저 좋아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녀는 20대 초반 꼬맹이들에게 질투심같은 건 없다. 다만, 그녀가 늙어간다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매력이 달아날지도 모른다는 것이 그녀를 불안하게 한다. 매력 그 자체가 사라지는 건 사실 문제가 아니다. 다만, 그녀의 주위에서 남자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게 그녀를 불안하게 한다. 



2. K가 최대한 많은 남자와 연애를 하려고 하는 이유

그녀의 신조는 '남자를 많이 만나자'다. 여기엔 나름 그럴 듯한 이유가 있다. 그녀가 최대한 많은 남자를 만나려고 하는 이유는 그녀 자신이 어떤 남자와 궁합이 맞는 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그녀는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만나지 않는다. 종교인과 사귀었다가 데였기 때문이다. 남자를 만날 때마다 그녀는 '나와 맞는 남자'와 '나와 맞지 않는 남자'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간다. 대학생이 된 이후에 한번도 쉬지 않고 연애를 했던 K가 그동안의 연애를 통해 얻은 '나와 맞는 남자'의 조건은 아래와 같다.


섹스 취향이 비슷한 사람- 그녀는 M이고, 쓰리썸도 즐긴다. 따라서 남자는 S여야하고, 다른 여자도 껴서 섹스하는 것을 꺼리지 않아야한다. 아니, 그것을 즐겨야한다. 꺼리지 않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함께 원해야 더 즐겁게 섹스할 수 있으니까. 그녀에게 섹스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무엇이다.


종교가 없는 사람- 그녀는 무교다. 그리고 그녀는 특히 기독교인을 싫어하고(기독교인을 좋아하는 건 기독교인 뿐이다), 자신을 개종하려는 이를 혐오한다. 그러니 애초에 종교가 없는 남자를 선호한다.


똑똑한 사람- 단순히 지식을 많은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지혜롭고, 삶의 연륜이 있는 사람을 그녀는 선호한다. 나이값을 못하거나,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남자를 그녀가 굳이 만날 필요는 없다.


신체- 신체적 조건에 대해선 딱히 이렇다할 기준은 없다. 근육질이면 좋겠지만 근육질이 아니어도 사귀는데는 지장이 없다. 위의 사항들은 '필요조건'이라고 한다면 신체의 경우는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는 그런 조건인 게다.


경제적 조건- 이 역시 신체와 마찬가지다. 없는 것보단 많은 게 좋겠지만, 그녀가 남자를 고려할 때 이는 크게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는다.



3. 그녀는 항상 남자를 '먼저' 버렸다.

앞선 글에서도 말했듯이, 그녀는 차이는 쪽이기보다 차는 쪽이다. 딱히 이걸 프라이드로 생각하는 것 같진 않다. 내 주위에 돈 많은 백인 연하 남자와 결혼한 여자가 하나 있는데 그 사람은 자랑스러운 말투로 '나는 한번도 차인 적이 없어'라고 말한다. 그 사람의 경우는 한번도 차인 적이 없다는 것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다. 그녀가 자주 말한다는 것에서, 그리고 그 말을 할 때마다 자신감 넘치는 함박 미소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그걸 알 수 있다. 다만 K는 그렇진 않다. 항상 자신이 '차는 입장'이었다는 것을 가지고 부심을 부린 적은 없다. 자랑할 게 없을 때 그런 걸 자랑하는 법인데, K는 남자 문제 말고도 얼마든지 부심부릴 꺼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항상 남자를 먼저 버리는 입장이었지만 최근에 한 남자에게 버림받게 된다. 사실 모든 이별이 아프겠지만, K에게 이런 이별은 '다른 것'이었다. 한번도 버림받아 본 적 없던 이가 경험한 이별의 아픔이랄까. 이에 대해선 다음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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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차였다는 이야기를 내가 이전 글에 했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이 글에서 다룰 생각이었는데, 순서상 그 내용은 마지막에 다루는 게 맞는 것 같다. 


일단 우리는 K라는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 다음 글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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