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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Apr 09. 2020

간헐적 박현우 3월 15일(일)

간헐적 박현우 3월 15일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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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이 특별한 이유 몇가지

이 글에는 <킹덤> 시즌2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시즌1의 미약한 스포는 있습니다. 

<킹덤> 시즌 2가 넷플릭스에 공개됐습니다. 시즌1을 봤을 때는 '왜들 저렇게 좋아하나' 싶어서 심드렁했었는데 시즌2는 장난이가 없더군요. 일단 전개 속도가 남다릅니다. 보통 한국 드라마 혹은 인기 많은 드라마는 어떻게든 질질 끌려는 습성을 지니는데(ex.<워킹 데드>), <킹덤>에서는 그런 오만한 모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최근에 봤던 드라마 중 가장 빠른 전개를 보여준 드라마가 아닌가 싶습니다. 급박한 전개를 탑재했음에도 전개가 아주 그럴듯하고 매끄러웠습니다. 급하다는 느낌 없이 시청자들의 허를 찌릅니다. 급박한 전개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건 특정 이벤트 전까지 연출가가 디벨롭을 잘 해왔다는 거겠죠.


또, <킹덤>은 좀비 장르의 공식을 따라가지 않습니다. 사실 이건 시즌1 때도 마찬가지기였기는 했는데, 시즌1을 볼 당시에는 캐치하지 못했습니다. 보통 좀비 영화나 드라마들은 아포칼립스가 된 세상을 베이스로 삼습니다. 국가, 정부, 군이 없는 상태에서 어디엔가 존재할지도 모르는 셸터(대피소)를 찾아나서는 식이죠. <새벽의 저주>, <워킹 데드>가 그렇고, <28주> 시리즈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의 주인공들은 식량과 안전한 공간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를 영원히 싸돌아댕기죠. 비슷한 세계관은 공유하기 때문에 주인공들이 마트가서 행복해하는 장면은 꼭 나옵니다. 그러다가 좀비가 아닌 이 세상의 진짜 빌런인 인간을 마주하게 되는 식입니다(네간이라던가).


이런 맥락-결국 닝겐이 제일 무섭다-에 초점을 맞추면 사실 <매드맥스>와 좀비물도 통합니다. 세상이 망해서 사람들끼리 협력해도 모자를 판에 웬 양아치들이 설치면서 인간 대 인간의 구도가 그려지죠. 좀비는 결국 극에서 분위기를 잡는 놈들로, 배경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워킹데드>만 해도 좀비 �‍♂️들은-<매드맥스>의 물 �처럼-대부분 인간의 통제하에 있죠. 


<킹덤>의 세상은 아포칼립스는 아닙니다. 국가도 존재하고 명에 따르는 군사조직도 존재하죠. 역병이 돌아서 국가가 힘든 상황에 처하기는 하지만, 시스템은 작동합니다. 바로 이 지점 때문에 <킹덤>이 좀비물 중에서도 특별한 위치에 자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좀비물은 아포칼립스 장르와 혼연일체가 되는데, <킹덤>은 음모가 판치는 사극과 하나가 된 묘한 작품이 됐습니다. 활과 칼로 좀비를 상대하는 것은 분명 흥미로운 그림을 만들어주지만 그렇게 치면 김성훈(1974)의 <창궐>같은 이상한 작품도 인기가 많았어야 말이 되죠(<킹덤>을 연출한 건 71년생 김성훈).


제가 한국 드라마에 가지는 불만 중 하나는, 설정이 그럴듯하지 못하고 일관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작년에 왜인지 인기를 얻다 결국 막판에 똥볼 찬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그렇습니다.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그것은 AR이 아닌데 작가는 AR이라고 우기면서 극을 진행하더군요. 차라리 설정의 그럴듯함을 따지자면 <알함브라>보다 일본 애니 <소드 아트 온라인>이 차라리 더 그럴듯합니다. 이 드라마에 관해서는 2019년 1월에 뉴스톰에 기고한 글이 있습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이게 AR이라고?


<킹덤>의 좀비는 시체에서 움직이는 존재가 됐으니 '좀비'라 부르는 건 어색하지 않습니다. <알함브라>와 달리 좀비가 아닌데 좀비라고 우기지 않습니다. 또, 설정이 작가의 의지에 따라 변화하지 않습니다. 좀비는 그저 그곳에 있습니다. 다만 주인공들이 좀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착각을 할 뿐이죠. 밤에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온도에 영향을 받는 존재들이었다는 게 시즌1에서 밝혀집니다. 시즌2에서는 또 새로운 설정이 '공개'됩니다. 9살 먹은 <워킹데드>의 좀비들이 지금은 별로 미스테리하지 않은 존재라면, <킹덤>의 생사초로 인해 만들어진 좀비들은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미스테리한 요소고, 흥미를 돋구는 존재입니다. 시즌2 마지막 화에서는 좀비에 대한 새로운 떡밥이 또 던져지죠. 

+옥의 티인데, 후반부로 가면 머리를 잘라야 제압당하는 좀비들의 가슴팍에 칼이 쑤셔지면 왜인지 제압당하더군요. 주지훈-창은 '머리를 노려야 한다!'고 본인이 말해놓고 좀비의 가슴팍에 칼을 쑤셔 넣는 위험한 칼질을 계속 하구요.


<킹덤>의 존재들은 우리가 지금까지 접해왔던 좀비들과 다릅니다. 뛰어다니고 모가지가 잘리면 활동을 멈춘다는 걸 말하는 건 아닙니다. 뛰어다니는 좀비는 잭 스나이더의 <새벽의 저주>에서-아마도 최초로-나왔고, 지금은 여러 작품의 좀비들이 뛰댕깁니다. 머리 잘리면 활동을 멈추는 건 대부분 좀비들이 그렇죠. 하지만 그많은 작품들의 좀비들은 별로 특별할 게 없었습니다. 대부분 좀비들이 비슷한 특징들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킹덤>의 좀비는 생사초를 통해 탄생한다는 것도 특이하고, 이케이케하면 시체를 좀비로 만들 수 있다는 설정도 나름 세심하게 마련되어있습니다. 온도에 반응한다는 것도 색다른 설정인데 이에 대한 설명도 추후에 공개가 될 듯 보입니다(낮은 온도 때 활동하는데 열기에는 환장하는 이유라던가). 다른 작품에서는 설명하지 않지만 좀비가 사람을 물면 어떤 방식으로 전염되는지도 설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시즌2). 좀비라는 괴물에 대해 그 어떤 작품보다 세심하게 설정을 짠 작품이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괴물의 설정을 디테일하게 짜면 소비하는 입장에서도 재미가 좋습니다. <에일리언>의 제노모프를 예로 들면, 이 남성의 피너스를 대가리에 달고 있는 검은색 피부의 괴물은 종족이 번식하는 방식도 마련되어있고, 대가리와 입의 내용물, 몸통, 꼬리의 용도와 강도, 신체를 구성하는 혈액의 성질까지도 디테일하게 설정되어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괴물은 하나의 캐릭터로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구는 살아있는, 흥미로운 존재가 됩니다. <킹덤>이 좀비를 대하는 방식이 이렇습니다. 흔해 빠진 좀비는 치우고 본인들만의 좀비를 완전히 새롭게, 잘 만들었습니다.


+한 때 <워킹 데드>의 좀비들은 미스테리한 존재들이었고, 흥미로운 떡밥이었는데 이제는 아닙니다. 워낙 오래된 드라마이니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도 같습니다만, <워킹 데드>의 좀비들의 정체는 어느정도 미스테리가 풀렸으니 궁금할 것도 없습니다. 제가 <워킹 데드>의 좀비들에게 가지는 궁금증은 하나입니다. 저렇게 기어다니는 놈들한테 미군이 제압당했다고...? 텍사스 주민들만 나서도 정리가 될 것 같은데...? 저 근육이 매말라가는 살덩이들이 쇠창살을 무너뜨린다고...? 뛰어다닐 근육도 없는 애들인데...?ㅣ간헐적 박현우


피규어 / 이누야샤 / 에반게리온



이누야샤 넨도로이드가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아미아미). 넨도답게 이쁘게 잘 나왔네요. 카고메나 이누야샤보다 인기 많은 이누야샤의 형 셋숏마루도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약을 받은지 좀 지나긴했는데, <블러드본>의 사냥꾼도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아미아미).


넨도는 아니지만, <에반게리온: 다카포> 10분 공개 영상에 출연했던 에반게리온 유닛-08의 로봇혼 피규어나 NXEdge 피규어도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NXEdge 피규어들은 가성비 갠춘합니다. 전 초호기, 마크5, 13호기 가지고 있습니다. 


<에반게리온> 그거 작가가 극우, 혐한 아니냐! 하실 수 있는데, 아닙니다. 지상파, 케이블 언론들이 잘 알지도 모르면서 줴쳐서 가짜뉴스가 퍼졌습니다. 사다모토 요시유키라는 캐릭터 디자이너가 소녀상을 모욕한 극우, 혐한입니다. 감독이나 각본가는 안노 히데아키로 제가 보기엔 좌빨에 가깝습니다. 이 양반 작품의 여성들은 일본 애니판을 기준으로 하면 엄청나게 적극적이고 주체적이고, <에반게리온>에는 아담의 짝이었으나 아담이랑 섹스할 때 위에 있고 싶다고 해서 아담과 싸우고 결국 성경에서 사라진 '리리스'가 꽤 중요한 비중으로 등장합니다. 그런데 언론들은 사다모토 요시유키를 감독이라 하거나 각본가라 했죠. 감독이나 각본가는 따로 있는데 말이죠. 가만 보면 각본가와 감독을 동일한 직이라 보는 것도 같습니다. 에이 설마.


일간 박현우로 긴 글을 썼던 적이 있기는 한데, 유료로 배포된 글이라 여기에서 공개할 수는 없고, 이 이슈에 대해서는 무료로 공개되어있는 무비팬더의 영상으로 설명을 대신하겠습니다. 이 양반의 <에반게리온> 해설도 갠춘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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