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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Oct 29. 2015

<워킹데드> 시즌6의 3화, 그놈은 살았나 죽었나?


나는 최근 네이버 블로그에 워킹데드 글을 두 편 썼었다. 그 두 편의 글에서 나는 <워킹데드>를 심하게 깠었는데, 이번 3화는 꽤나 괜찮게 봤다. 그러니까 시즌6의 3화를 다루는 이 글에선 이전에 썼던 글에서처럼 <워데>를 까지는 않을 생각이다. (그런데 왜 브런치에는 댓글막기 기능이 없지? 나 댓글 별로 보기 싫은데 말이지) 이 글은 시즌6의 3화까지의 <워데> 내용을 모두 다룬다. 스포일러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심신미약자께서는 이 글을 삼가시길 바란다. 혐오스러운 장면들을 보실 수도 있으니 <워킹데드>의 장면들이 별 문제가 안되시는 분들만 이 글을 보시라. 분명히 경고했다.


위대한 령도자 송수정

령도자 송수정께서 나에게 가르침을 주셨기에 이 글을 쓴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린다. 령도자 송수정이 내게 가르침을 주시지 않았다면 <워데> 3화를 다룬 나의 글은 전혀 다른 내용이었을 것이다. 령도자 송수정께 이 글을 바친다. 령도자가 내게 어떤 가르침을 주었는 지는 뒤에서 차근차근 밝혀나갈 것이다.


여전히 진도는 느리다

1, 2, 3화까지 스토리적으로는 딱히 진전이 없다. 1화에서는 좀비들 데리고 카 퍼레이드하다가 경적 소리가 들리면서 끝났고, 2화에서는 이마에 W새긴 친구들 처리하고 1화에서 들렸던 경적 끄면서 끝났고, 3화에서는 여전히 길거리에서 좀비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시즌 끝날 때까지 퍼레이드 진행될 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나를 엄습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엔 3화가 최고

진도가 나가지는 않았지만, 3화는 1, 2화와 비교해 가장 좋았다. 이 점은 <워데>팬들도 인정하는 부분일 것 같다(아님말고). 1, 2화를 재밌게 느꼈던 분들이나 1, 2화를 지루하다 느꼈떤 분들이나 3화는 재밌게 봤을거라 생각한다. 1, 2화에서는 딱히 긴장감이 없었고, 몰입되는 장면도 사실 없었다. 그 의대 누나가 수술 못해서 찌질대는 장면은 공감이나 몰입을 유도하기는 커녕 나를 빡치게 했고, 수도사 형님의 무쌍은 전혀 설레거나 긴장되지 않았다. 수도사 형님이 땅에 시선 꽂고 다 무쌍할 거란 게 눈에 선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으니까. 의대 누나도 마찬가지다. 결국에 수술할 거 눈에 보이는데 찌질대니까 짜증났던거지. 어차피 할 거 아니까 좀 그냥하라고! 제발!


다만, 릭과 글렌 덕에 이번화는 좋았다. 그들에게 정말 '위협'이라고 할만한 것이 생겼고, 몰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 2화와 달리 긴장을 할 수 있었달까?


듣보잡 캐릭터들의 고뇌를 보여주는 것은...

1, 2화와 마찬가지로 3화에서도 듣보잡 캐릭터들의 고뇌를 담으려고 노력하는 게 눈에 보였다. 글쎄, 이게 좋은 시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차피 시청자들은 곧 죽을 듣보잡 캐릭터들에게보다는 지금까지 생존해온 주인공들에게 더 몰입할 거거든. 실제로 3화에서 인간적인 고뇌를 했던 캐릭터 두 명은 모두 죽었다. 듣보잡 캐릭터에게 인간적인 고뇌라는 아이템을 준 건 시즌6을 좀비 퍼레이드로 끝내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시간은 끌어야겠으니 곧 죽을 놈들한테도 스토리를 주는거지.



이 두 사람은 인간적인 고뇌를 보였으나 얼마 안가서 곧 죽는다. 굳이 죽을 이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새로운 인물들이랑 시청자랑 친숙해지지도 않아서 몰입도 안되고, 전체적인 스토리와 딱히 관련도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곧 죽을 인물에게 시간을 쏟을 바엔 차라리 스토리를 진행하는 게 낫다. 하지만 AMC는 그러고 싶지 않았겠지. 시즌10까지 가려면 온갖 드보르잡들에게도 스토리를 줘야할 게다. 질질 끌어야되니께.


글렌은 죽었을까?

나는 글렌이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령도자 송수정께서 나의 이런 주장을 반박했고, 나는 그녀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미리 답을 드리자면, 글렌은 죽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고? 첫째, 위대하신 령도자 송수정께서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는 차차 써내려갈 것이다.


글렌은 죽지 않았다.

글렌은 권총으로 자살한 드보르잡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진다. 함께 떨어질 때 누가 위에 있는 지를 유심히 살펴봐야하는데, 드보르잡이 위에 있고, 글렌이 드보르잡 아래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권총자살한 양반이 칼은 잘도 들고 있다. 연출부 뭐하냐? 일 안하냐?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드보르잡이 위에, 글렌이 아래에 있는 상태에서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곧장 글렌이 바닥에서 아파하는 장면이 나온다. 글렌은 바닥에 있고, 드보르잡이 글렌의 아래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드보르잡이 글렌의 위에 있다고 간단히 추리해낼 수 있다.


글렌이 좀비들에게 뜯기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것은 트릭이다. 하지만 위대한 령도자 송수정께서는 이런 트릭을 당하지 아니하셨는데, 이는 그녀가 글렌의 팬이기에 필사적으로 글렌의 죽음을 부정하려한 결과라고 여겨진다. 필사적으로 글렌의 죽음을 부정하려하였기에 이런 위대한 발견을 할 수 있으셨을 것이다.


령도자 송수정께선 두번째 사진의 살점이 '내장'이라는 것에 주안점을 두셨다. 글렌이 만약 좀비들에게 뜯기고 있다면 저 앵글에서 보여야할 건 그냥 살점이지 '내장'이 아니다. 좀비들의 손이 글렌의 가슴팍에 가있는데 '내장'이 튀어나오는 건 물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저 내장은 글렌의 것이 아니라 드보르잡의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글렌의 팬인 령도자 송수정께서는 글렌의 표정이 아파하는 표정이 아니라 슬퍼하는 표정이라고 하셨는데 이는 그녀의 팬심을 고려할 때 결코 틀린 판단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글렌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령도자 송수정께서 슬퍼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글렌은 슬퍼하는 것일 것이다. 라고 령도자 송수정께서 아뢰셨다. It is so ordered.


이미 완벽한 령도자 송수정님의 추리에 내가 감히 덧붙힐 말이 있다. 만약 저 장면에서 정말 글렌이 죽었다면, 드보르잡의 시신을 카메라가 보여주지 않을 이유 따윈 없다. 드보르잡의 내장으로 뻥카를 치기 위해 드보르잡의 시신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설정오류

이와는 별개로, 저 상황에서 글렌이 살아남는다면 설정 오류가 생기긴한다. 바로 앞에 글렌이 있는데 좀비들이 드보르잡만 먹고 땡친다? 싱싱하게 살아있는 놈을 앞에 두고? 이 장면에서 글렌은 살아남을 것이고, 아마 이 장면으로 <워킹데드>는 꽤나 까일 것이다. 적어도 나는 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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