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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Dec 05. 2015

스몰 토크가 그리운 요즘이다


요즘 심히 피곤하다. 몇가지 요인이 있다. 일단, 날씨. 난 추운 날씨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날이 추울 때는 왠만하면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고 한다. 날씨가 추우면 몸을 웅크리게 되고, 뭔가 소심해진다. 멘탈이 최고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한다. 그리고 집 밖에 잘 안나가다보니 햇볕을 잘 받지도 못한다. 내게 있어 겨울은 우울증 걸리기 딱 좋은 계절이다.


그리고 정치, 시사. 난 정치나 시사 관련 소식을 그리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누구보다 관심은 많고, 또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좋아하진 않는다. 나는 친구들을 만나도 앵간해선 정치나 시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같은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있긴하지만, 그래도 싸움이 나기 때문이다. 애초에 정치나 시사가 그리 즐거운 소재거리도 되지 못한다. 정치나 시사를 이야기할 바엔 아이유와 가인에 대한 이야이꽃을 피우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GQ 12월호의 아이유 표지사진이나 보면서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나 나누는 게 마음 편하다. 그런데 내가 시사 이슈에 일종의 중독이 된지라 계속 정치와 시사에 관한 뉴스를 찾아본다. 뉴스를 보면 또 빡이 친다. 피곤해진다. 


사람을 잘 안만나는 요즘이다. 딱히 의도하는 건 아닌데 그렇게 되었다. 가끔씩 약속을 잡아서 누구를 만나긴하지만, 내가 만나는 애들이 대체로 대학생들이고 대학생들이 요즘 시험기간인지라 못만나는 것도 있다. 나야 여유로운데, 걔네는 발표다 시험이나 레포트다 바쁘니께. 나도 원래 바빠야되는데 뉴욕 여행 때문에 원하는 회사에 인턴 지원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길슨. 그리고 또 추우니까 약속을 안잡기도 한다.


그래도 가끔씩은 기분 전환을 하려고 밖으로 나간다. 왕십리역에 있는 아리가또 카페로 가서 글을 쓴다던가 하는 식이다. 원래는 김종욱 커피가 단골집이었고, 여전히 단골이지만 요즘에는 아리가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최근에는 아리가또에서 우연히 동아리 동생을 만났는데 날 보더니 일행을 버려두고 자기 인생 이야기를 해주더라. 나이를 먹으니 소녀에서 여자가 되는 것 같다는 이야기. 스몰 토크를 원했던 게 아니라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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