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피엔드 Mar 01. 2019

<비만문답> 출간

처음으로 '저자'가 되다.

내 책이, 아니 우리 책이 나왔다. 표지에 나와 내 친구들의 이름이 적혀있는 책이 세상에 나와 내 눈 앞에 놓여있다. 신기하다.


흐뭇한 표정으로 책을 든다. 표지 뿐 아니라 앞뒤 양 책날개 모두에 내 이름이 적혀 있다. 바로 보고 뒤집어 보아도 내 책이다. 책장을 주욱 넘기며 곁눈질한다. 책이 참 예쁘다. 책 한 권 갖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내 자신을 보니 문득 피천득의 <은전 한 닢>이 떠오른다.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책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책으로 무얼 하려오?" 내가 묻고 내가 답한다. "이 책 한 권이 갖고 싶었습니다."


물론 사실이 아니다. 책은 수단이니까. 다이어트 진료를 더 잘하기 위한 수단이자 나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 다이어트 처방으로 특허를 냈고 다이어트 책을 썼다. 최근엔 스스로 10키로 이상을 감량했다. 이 정도면 더 본격적으로 다이어트 특화를 해도 되지 않을까?


의문은 계속 이어진다. 얼마나 팔릴까? 초판본이 다 팔려야 오탈자를 수정할 수 있을텐데, 가능할까? 나도 이제 작가라고 해도 되나? 저자 서명은 어떻게 하지? 즐거운 고민들이다.


형편상 고등학교까지밖에 다니지 못하셨던 아버지는 배를 타고 장사를 하시면서도 평생토록 공부를 쉬지 않으셨다. "아부지. 막내아들 책 냈어유." 만약 살아계셨다면 무척 기뻐하셨을 텐데. 다 읽어보고 칭찬해 주셨을 텐데. 동네방네 자랑하셨을 텐데.(2018.4.18.)


작가의 이전글 여행작가 재철이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