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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엔드 Mar 01. 2019

기계체조 좋아하세요?

상봉동 플로어엑스 자발적으로 홍보해주는 글.

“그걸 왜 해? 그런 걸 가르쳐주는 데도 있어?”


몸을 던져 공중에서 도는 재미를,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나는 매번 ‘그냥 재밌어서 해.’라고 뭉뚱그려 답한다. 어릴 때 무덕체육관에서, 고등학교 때 교내 태권도장에서 따라 하고 흉내 내며 놀던 마루운동 동작들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음을 작년에 처음 알았다. 검색하다 우연히.


상봉역. 마침 집과 한의원 사이에 위치한 체육관에 무작정 찾아가 아이들 운동하는 것을 보고는 그날로 등록했다. 수강 횟수는 주 1회. 그 이상의 시간을 내기는 무리일 거라는 생각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옳은 판단이었다. 삼십 대 후반의 몸뚱이는 이미 회복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 주 1회 만으로도 일주일 내내 전신의 근육과 관절통에 시달려야 했으므로. 그나마 익숙해졌는지 요즘엔 부상이 좀 덜하다.


나이는 많고 수강 횟수는 적으니 나의 진도는 빠르지 않다. 제일 먼저 배운 동작은 핸드스프링(손 짚고 앞돌기). 다닌 지 4개월 만에 돌았다. 처음으로 두 발로 착지에 성공하던 그 순간의 짜릿함이란. 그러나 한 번 돌았다고 해서 그다음부터 계속 돌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느 날은 돌고, 어느 날은 고꾸라지기를 몇 달 더 반복하다 이제는 거의 실패하지 않고 돈다.

측전(도움 짚기) - 백핸드 스프링(손 짚고 뒤돌기)은 훨씬 더 오래 걸렸다. 핸드스프링을 채 돌기 전에 연습을 시작했는데,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엄두도 못 내다가, 어제 처음으로 돌았다! 아주 엉성하지만 어쨌든 두 발로 딛고 섰으니 성공. 이때를 놓치지 말고 찍어둬야 한다는 송청곤쌤의 말에 영상을 찍으며 다시 한번 돌았다. 다행히 이번에도 성공. 그러고도 몇 번을 더 돌았다. 온몸에 힘이 풀려 고꾸라질 때까지. 철퍼덕. 매트에 파묻혀 천장을 보았다. 웃음이 절로 나왔다.

핸드스프링과 측전 – 백핸드는 마루운동에선 입문 단계다. 앞으로 배울 동작들이 훨씬 더 어렵다. 나도 언젠간 석고, 뒤 공중, 스완 같은 동작을 할 수 있을까? 못 할 이유가 없다. 꾸준히 배우기만 한다면.


그나저나 토마스는 어디 가면 배울 수 있을까. 혹시 아시는 분?(2018.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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