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맛집.
삼고초려 끝에 오게 된 식당. 자리에 앉아 맞은편 테이블을 보니 한 남자아이 외모가 예사롭지 않다. 그 옆에는 내 나이 또래로 보이는 남자가 앉아있었는데, 깔끔하게 들어 올린 머리와 또렷한 이목구비, 다부진 어깨에 스타일리시한 셔츠까지 흔한 총각들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모습이어서, 이 남자의 입에서 스스로 "아빠가"라는 말이 나오기 전 까지는 옆 아이의 아빠일 거라고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가 중저음의 목소리와 여유 있는 말투로 다정하게 자녀들을 챙기며 식사하는 모습은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아서, 식사를 마치고 일어설 때까지 나도 모르게 지켜보게 되었는데, 일어서고 보니 훤칠하기까지 한 남자 손에는 포르셰 키가 쥐어져 있었다. 하. 도대체 이런 남자의 와이프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와이프는 계속 등을 돌리고 있어서 볼 수가 없었다.
나도 살 빼고 관리해야지... 라 생각하며 만둣국을 싹 비웠다.(2017.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