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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 Jan 31. 2016

캠핑밴 여행 아이디어의 출현

possible or impossible?

차의 앞유리가 얼 정도의 추위는 런던에 자주 찾아오지는 않는다. 이 날이 그런 날이었던 것과는 사뭇 다르게, 런던에서부터 스완지로 가는 길은 햇빛을 받은 초원과 그림같은 양들이 풀을 뜯고 있었고, 과자집같은 집들이 다닥다닥 계단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추운만큼 날씨가 좋았다. 차를 달리는 동안 어느 새 알아보지 못할 글자들이 영어와 병기된 이정표-웨일즈는 영어와 동시에 웨일즈어인 웰시를 사용한다. 글자도 다를 뿐더러 발음도 다르며, 웨일즈 사람이 쓰는 영어는 악센트가 강해 알아듣기도 어렵다-가 여기저기 세워져있었고, 킬로미터가 아닌 마일로 표기된 차 표지판이 무수히 내 머리 위를 지나갔다.


스완지에는 로실리 베이, 지렁이의 머리를 닮았다고 하는, 우리나라로 치면 용두암 격인 웜스헤드가 유명한 곳이라 하여 함께한 네명의 사람은 그리로 가서 석양과 해변, 자유롭게 다니는 양을 마주했다.



영국 내에서도 가장 비가 많이 온다는 도시인 스완지는 왠일인지 흐린 구름 말고는 내내 쨍쨍했다. 고맙게도. 잔잔한 바다와 이따금 몰려들어오는 파도가 제주도의 여름을 생각하게 했다. 로실리베이를 떠나 런던의 한 인도 음식점에서 올해 여름께부터 시작될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허무맹랑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캠핑밴으로 그 여행을 하며 유럽을 횡단하면 어떻겠냐는 상상같은 이야기가 시작되었는데, 그 놈의 '아이디어'라는 것은 사람 4명이 모이니 엄청난 속도와 양으로 불어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면 어때,

그러니까 폭스바겐 캠퍼밴을 사서 여기서 일단 운전을 배우고, 육로로 갈 수 있는 유럽을 다 횡단하는 거야. 그리고 계속 유튜브로 영상을 찍어서 올리고, 다니면서 동네 사람들도 계속 만나고, 재밌겠지?

일단 그럼 차를 사려면 돈이 필요한데.. 그럼 킥스타트에 제안을 해서 펀딩을 받는 거야. 근데 그거 영상은 영어로 찍어야 되는데, 괜찮지? 나중에 인터뷰하게 되면 '이 아이디어의 첫 시작은 스완지에 다녀오던 진눈깨비가 내리던 밤에 시작되었어요,'라고 말하는 거 잊지 말고.



이 이야기가 구체화될수록 무서워졌다. 여러 사람의 머리를 맞대었을 때 시작될 수 있는 가능성은 원래 이렇게 무궁무진했던 거였나 싶게. 아직까지는 이동 경로를 구체화하지 않은 상태라 아직까지도 해봐야 할 프로젝트같은 느낌이다.




생활과 여행을 겸한다는 것은 그 각각의 무게가 얼마나 상반된 의미인지를 깨닫는 것이기도 하다. 상반된 가치를 동시에 가지는 것이 가능한지는 그렇게 살아본 사람들이 경험해왔듯 나에게도 전해질 거라 믿는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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