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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 Dec 17. 2015

Coldplay at Royal Albert Hall

Oxford + Coldplay showcase in London

작년 글라스톤베리페스티벌 이후, 바로 런던에 가는 코치가 없었던 터라, 7년 전에 5개월 정도 살았던 적이 있던 옥스포드행 코치를 예약해뒀었다. 찬찬히 움직이고 싶었지만 아침 7시 차 밖에 없어 그 시간 차를 탈 수 밖에 없었고, 버스는 2시간 여를 달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옥스포드 코치스테이션에 날 데려다주었다.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이 놈의 나라 특성인가, 이 도시가 시간이 멈춘 도시인가, 분명 없어진 상점도 있고 시간도 많이 흘렀지만 왠지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 나만 달라진 것 같은, 묘한 기분이었다.

왠지 모르게 아무 것도 달라지진 않았는데 7년 전의 내가 조금 그리워졌다. 너무나도 겁없이 와서, 캐리어를 질질 끌고 홈스테이 집을 찾아 헤메던 날도, 짧은 기간동안 옥스포드에서 세 번이나 이사를 하느라 진을 뺐던 날들도. 런던에 가서도 이사의 고리는 끊이지 않았다. 참 불안한 시절이었나보다. 그만큼 혼자 감내하며 단단해지고, 포기하는 방법을 배웠던 시간. 그 때의 무모하고 용감했던 내가 7년 후 다시 이 자리에 와 있었다.


옥스포드에 도착하자마자 카페에 들러 티켓 사이트를 뒤지기 시작했다. 며칠 후에 있을 콜드플레이 콘서트가 이미 매진이었던지라, 영국에서라도 예매를 해서 꼭 가고 싶었다. 새로 발매한 앨범도 좋았지만 심지어 로열 알버트홀이라니. 사이트를 확인해보니 가장 꼭대기층 발코니석을 살 수 있었다. 부랴부랴 예약을 해두고는 왠지 모를 뿌듯함과 동시에 '왜 이렇게까지 하고 있지'라는 의문의 감정이 교차했다. 그래도 공연장에 들어선 순간, 어쨌든 오길 잘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할 수 밖에.

로열 알버트홀에는 공연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밖에서는 암표를 3배에 달하는 엄청난 가격으로 파는 사람도 있었다. (대부분 가격 흥정에는 실패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티켓은 본인 이름과 신분증을 대조해 입장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 입장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궁금해서 스탭 측에 문의했다, 오지랖.

작은 무대, 아주 가까운 거리.

공연장은 컸지만 가장 가까운 자리를 산 사람들은 아티스트와 함께 호흡하는 것만큼이나 엄청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객석 사이로 크리스 마틴이 방방 뛰며 떼창이 울려 퍼지던 Viva la vida!는 실로 장관이었다. 떼창 DNA만큼은 한국이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모국에서의 함성소리는 역시 따라갈 순 없나보다. (그래도 한국에 한번쯤은 와주시죠...)

아쉬운 정도로 이만큼만 전해본다.

내년에도 영국에서 콘서트가 있는데, 이번에도 꼭 가볼 예정, 아레나형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겠지.


2014년 추억하기는 여기서 종료. 2015년의 런던이

눈 앞이다. 오늘로 D-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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