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멀티태스커 되기
일반적으로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하다고 하지요. 심지어 멀티태스킹은 인간의 뇌에 과부하를 주기 때문에 해서도 안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멀티태스킹을 잘할 수 없도록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멀티태스킹을 수행할 때, 실제로는 단지 한 가지 일에서 다른 일로 매우 빨리 전환할 뿐이다. 그리고 그들이 매번 멀티태스킹을 할 때마다 ‘인식의 비용’이 든다."얼 밀러(Earl Miller, MIT 뇌신경학자)
과한 업무(task)를 동시에 소화하거나 성격이 다른 업무를 연속해서 커버해야 한다면 멀티태스킹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습니다. 이런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경감시키기 위해서 저는 다음 3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1. 아주 잘게 업무를 쪼개서 처리한다.
2. 반복 작업+트리거를 통해 의식의 영역을 줄인다
3. 성격이 다른 업무 간 붙어있는 시간 간격을 넓힌다.
(예를 들면, 성격이 다른 업무 사이에 잠을 자거나 요일을 바꾸는 것)
시시 때때 많은 소스들이 들어오고, 그에 버금가는 콘텐츠를 연속해서 만드는 분이 활용하면 뇌 신경학자가 우려하는 일은 조금 덜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공유해봅니다.
저는 글을 자주 씁니다. 2015년부터 1년 반에 한 권 정도 꾸준히 출판도 하고 있습니다. 처음 책을 쓸 때는 각 잡고 앉아서 "책 써야지!" 하고 엉덩이만 붙이면 책이 써지는 줄 알았습니다. 나름 글쓰기 연습도 오래 했던 터라 자신도 있었습니다.
하루에 처리해야 할 정보가 많았지만 책 쓰는데 영향은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혹은 당연하게도) 책이 안 써지는 겁니다. 각 잡고 쓰는데, 읽기에 구린 똥글만 화면에 굴러가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문제가 뭘까?"
계속 고민했습니다. 멀티태스킹에 능통하다고 자신을 믿었던 게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잡다한 업무를 처리하는 동시에 한 꼭지, 한 꼭지를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저는 여러 일을 커버하면서도 책을 잘 쓰기 위해서 책 쓰는 단계를 쪼개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책에 들어갈 목차 브레인스토밍 하기
두 번째, 각 목차에 사용될 수 있는 사례, 명언 찾기
세 번째, 각 목차 개요를 짜고, 기승전결에 대한 간략한 메모 하기
네 번째, 사례, 키워드를 개요에 따라 배치 (가이드라인)
다섯 번째, 가이드라인 따라서 초안 작성
여섯 번째, 입으로 읽고 어색한 부분 수정, 불필요한 부분 삭제
일곱 번째, 오탈자 검토, 목차별 강조하고 싶은 내용 추가
여덟 번째, 다음 장으로 넘기고 싶은 궁금증이 유발되는지 보면서 수정
이런 식으로 쪼개서 나는 오늘 책을 쓰는 게 아니라 쪼개진 업무 중 하나를 한다고 세뇌합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예능을 보면서도 쪼개진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고, 아기를 돌보면서도 처리할 수 있는 업무들이 늘어났습니다.
명언과 사례 찾는 것, 사례와 키워드를 개요에 따라 배치하는 것, 입으로 읽고 어색한 부분 체크하는 것들은 의식적인 개입이 덜한 편이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이 멀티태스킹을 해야 하는데 효율이 안 나거나 멀티태스킹에 도전 욕구가 있는 분들은 동시에 해야 하는 업무 중 쪼갤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분리해서 도전하세요. 스트레스를 줄이고 성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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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까지 하면서 내가 굳이 멀티태스킹을 해야 할까요?"
아니요.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굳이 멀티태스킹을 해야 하는 분을 위해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 많은 직원을 두지 못하고 스스로 만들게 많은 사장님, 스타트업 멤버, 프리랜서, 부업하는 분, 멀티 업무를 맡고 계신 분
이분들은 멀티태스킹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알아도 그렇게 안 하면 불안합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실 거고요. (수익과 바로 직결되는 부분이라..) 저도 그에 해당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말씀드린 대로 업무 쪼개는 것을 거의 모든 상황에 적용해야 했습니다. 매주 사업 아이디어 문서를 10페이지 이상 제작했는데요. 약 3년간 반복하다 보니 초반에는 신경 쓰던 작업인데 나중에는 신경 쓰이지 않는 게 생겼습니다.
반복적으로 오래 하면서 쉽게 제작하는 패턴을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또 반복적으로 그런 일을 하다 보니, 주변에서 먼저 조언해주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반복적인 행위 덕분에 내 업무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업무가 쉬워진 것입니다.
어떻게든 멀티태스킹에 적응하려 노력하니, 갸륵히 여긴 하늘이 조금씩 돌봐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어쨌든 쪼개진 업무를 반복하다 보니 뉴런들도 새롭게 길을 텄고 비포장 도로를 오가는 것 같던 업무 전환이 아우토반 길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멀티태스킹에 익숙해지기로 선택했다면, 추가로 고려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트리거를 만드는 것입니다.
파블로프의 개를 떠올리면 쉽습니다. 종을 울릴 때마다 개에게 밥을 주는 유명한 실험이지요. 반복하면 나중에 어떤 일이 벌어지나요?
개가 살이 찝니다. (죄송..)
종을 울리기만 해도 우리 파블로프는 침을 흘립니다. 사람 역시 개랑 별반 다르지 않지요. (가끔 개가 더 낫다는 생각도..)
저는 기꺼이 파블로프가 되었습니다. 책을 쓸 때 반복적으로 듣는 음악을 정했습니다. 사업 문서를 만들 때 듣는 음악, 강의 전에 듣는 음악, 운동할 때만 듣는 음악, 명상할 때만 듣는 음악이 있습니다.
어차피 반복해야 되는 일이기 때문에, 음악을 가지고 트리거 역할을 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NLP에서 말하는 앵커링이라는 기법과 가깝습니다. )
멀티태스킹 환경에 반복적으로 놓이는 것을 역으로 이용해서 각 업무 상황에 찰떡인 스위치를 만든 꼴입니다. 물론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저는 필요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찡긋)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모든 사람이 멀티태스킹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 업무를 처리하는 중에도 나만의 콘텐츠를 쌓아서 자유도를 점점 높이고 싶은 분이라면 어쩔 수 없이 멀티태스킹을 하실 겁니다.
그런 분 중에는 멀티태스킹은 도움이 안 된다는 글을 본 분도 계시겠지요. 그런 글이 아른거려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때를 보내기도 할 것이고요.
멀티태스킹이 좋다 나쁘다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어차피 해야 되는 것이라면 더 나은 접근을 찾을 수 있고, 그렇게 찾은 내용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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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하나의 업무를 성격이 다른 것들로 쪼개고, 그 업무를 사이에 시간 여유를 넣으세요. 하루에 비슷한 성격의 업무들만 처리하게 스케줄을 만들어서 그날에만 몰입하는 업무성격을 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월요일에는 책에 들어갈 사례 수집, 화요일에는 개요 짜기, 수요일에는 가이드라인 잡기, 목요일에는 초안 쓰기 이렇게 쪼개진 업무들을 하루 단위로 배치합니다.
책 쓰기 업무를 쪼갰던 것은 두 가지 차원에서 접근한 것인데요.
첫 번째, 책 쓰기라는 업무 안에서도 인식의 전환에 드는 비용이 드는 마이크로 한 업무들을 구분해서 책 쓰기 안에서 멀티태스킹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입니다.
두 번째, 쪼개진 업무들의 성격에 따라서 처리하는 요일이나 시간대를 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업무 중에 비슷한 성격의 것들을 같은 날 배치를 합니다. 예를 들면, 책 쓰기에 필요한 사례와 정보 수집을 하는 날에는 유튜브에 필요한 정보도 수집하는 식입니다.
책 쓰기 개요를 짜는 날에는 유튜브 개요를 짜면 됩니다. 멀티태스킹처럼 보이지만 비슷한 업무 성격을 가진 것들끼리 하나의 요일로 몰아버립니다. 그날은 그런 성격을 가진 일들을 주로 멀티태스킹 합니다.
정리하자면, 하나의 업무를 성격이 다른 업무로 쪼개고 요일을 달리해서 전환에 드는 비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각 요일마다 비슷한 성격의 업무들을 주로 처리하고 중간에 성격이 다른 업무가 치고 들어와도 금방 몰입으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이 됩니다.
유튜브 제작을 한다면, 영상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고, 업로드하고, 홍보도 해야 합니다. 이것을 한 번에 진행하면 다른 잡무까지 병행하면 몰입이 안됩니다.
그래서 하루는 촬영 주제 기획만 합니다. 다음날은 기획한 내용으로 스크립트를 3개 짭니다. 그다음 날 스크립트를 가지고 영상 3개를 찍습니다. 다음날에는 편집만 합니다. 그다음 날은 업로드하고 예약하고 홍보만 합니다. 또 하루는 정보수집만 하는 날을 잡습니다.
블로그 포스팅도 비슷한 방식으로 업무를 쪼갤 수 있고, 성격이 비슷한 유튜브 제작 업무와 묶어서 같은 요일에 배치하면 됩니다. 요일로 배치하는 것이 어렵다면, 중간에 쪽잠이라도 둬서 구분되는 느낌을 줘도 괜찮습니다.
이런 접근은 제가 필요해서 사용한 제한적인 접근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다양한 분들과 의견 나누면서 효율적인 방법은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노하우가 있거나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완벽한 의견이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누군가에겐 뜻밖의 영감을 줄 수 있으니까요^^
시간이 지나고 보니 무리한 인력 고용 없이 10개 넘는 국내외 SNS 채널, 홈페이지, 미디어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채널로 VIP 서비스를 판매하고도 있고요. 해외에서 책과 영상도 판매합니다. 각각이 압도적인 구독자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영향력이 적지도 않습니다.
아마존 출간 책들
https://www.amazon.com/s?k=ava+yoon&i=digital-text&ref=nb_sb_noss_2
가진 채널과 DB를 동시에 사용하면 꽤 많은 도달을 만들고, 오픈율과 클릭 율도 높습니다. 발행한 콘텐츠로만으로 천천히 키워서 허수도 적은 편입니다. 천천히 콘텐츠로 키운 만큼 콘텐츠 발행량도 상당하겠지요. 모두가 멀티태스킹을 더 잘하기 위한 고민과 연구로부터 나온 결과물입니다.
아슬아슬한 접시 돌리기 서커스를 한 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접시 10개가 동시에 돌아가는 장관이 연출되지요. 그런데 한 번의 시도로 접시 10개를 막대에 올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접시를 하나씩 막대에 올리다 보면 나중에 10개가 동시에 돌아갑니다.
처음에는 하나씩 올리는 것에만 집중하고, 나중에는 떨어지지 않게 왔다 갔다 하면서 조정하는 것에만 집중해서 가능한 일입니다. 어설픈 멀티태스킹은 10개 접시를 한 번의 시도로 막대에 올리려다 다 깨뜨려 먹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합니다.
지금 내가 돌리려고 하는 접시의 크기가 감당할만한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접시는 몇 개까지인지, 늘려가는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 어떤 훈련을 해야 하는지 고민할 때, 10개 접시를 돌리면서 깨뜨리지도 않는 멀티태스커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처리하고 있는 중요 업무들을 잘게 쪼개고, 비슷한 성격들끼리 묶고, 같은 날 처리하면서 중요하지 않은 업무들과 멀티태스킹을 도전할 생각이 드셨나요? 그렇다면 지금 생각나는 대로 자신의 업무를 쪼개서 댓글로 간단히 적어보세요~! 뜻밖의 영감을 얻을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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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지 않으셔도 제 글을 보실 수 있지만, 해주시면 행복한 미소 한번 더 지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