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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가 나를 못 만나는가? 나를 어떻게 만날 것인가?

진짜 나를 만나고 싶으면 노크하세요. 계속하세요.

내 시선이 머무는 곳에 에너지도 따라 머뭅니다. 느끼고 계시는 분이 있겠지만 우리의 시선은 내부보다 주로 외부로 향해 있습니다. 미디어, 언론, 가족, 동료 이들의 말과 의견에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서슴없이 맡깁니다. 


내가 결정하는 삶이 아니라 외부에 결정권을 넘겨준 삶을 살면 칭찬받을 일이 많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굉장히 잘 살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바닷물을 끊임없이 들이키면서 갈증이 없는 줄 아는 것처럼요. 하지만 주변의 칭찬과 인정이 끊기면, 뜨거운 모래를 한주먹 삼킨 듯한 갈증이 치밀어 오르게 됩니다. 


살다 보면 외부에만 시선이 머물 수는 없습니다. 단 일 초라도 내부의 자신에게 시선이 돌아오는 때가 반드시 존재합니다. 철저히 외면할 뿐이지 사실은 모든 순간에 내부의 자신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막고 있던 댐이 터지듯이 괴로움이 휘몰아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 가장 가까이 머무는 나 자신을 가장 철저히 외면해서 오는 혼란이기 때문에 더욱 고통스럽습니다. 








'왜 내가 나를 모르겠지?'


치열하게 살아왔는데 내 인생의 의미도 모르겠고,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고,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도 모르고, 외부와 비교하는 반복적인 행위 속에 불안감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자존감도 떨어집니다. 


내부로 시선을 돌릴 때 느껴지는 불안이 싫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외면하는 법을 외부로부터 배웁니다. 멍하게 TV를 보고, 술을 마시고, 잠을 자면서 피합니다. 책을 보고, 강의를 들어봐도 그 순간 가벼워지는 건 있지만 나를 만나는 시간이 되면 또 한없이 무거워집니다. 


저 역시 외부에 머물던 시선이 20대 중후반이 되면서 생기는 드라마틱한 이벤트들에 의해 자주 내부를 향하는 경험 했습니다.  


고시에 떨어지거나, 외부 기준에 맞춰 사는 게 불가능한 일들만 선택하면서, 극심한 외로움을 겪었고 내부로 시선을 돌리게 되는 일이 잦았습니다. 




'아 당연한 일이었구나'

여유를 두고 자신과 제대로 조우하는 데까지 2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보니 그 시간들은 어색하고, 보지 못하는 달의 뒷면을 보게 되는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어떤 게 진짜 내 생각인지 한도 끝도 없이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엔 주변의 어른 한 두 명이 가라는 길로 가도 갈 만했는데, 더 이상 그런 길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외부로 가는 시선을 강제로 거두니 혼란은 더욱 심해졌고, 내부의 나도 길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서운하고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평생 동안 나와 함께 해준 나에게 제대로 된 시선 한번 주지 않았기 때문에 진짜 내가 사용할 에너지는 다 말라버린 우물처럼 바닥을 보였던 것입니다. 에너지가 응축되어 온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내부의 목소리도 힘이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나를 만나면서 알게되는 것들


이제는 내가 내부로 관심을 돌리고 묵묵히 기다리고 오래 문을 닫고 있었던 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노크를 해야 합니다. 철저히 외면했던 시간만큼 간절히 노크할 때, 진짜 나는 조금씩 문을 열어주니까요.


명상을 하면서 과거 감정으로부터 가벼워지는 것, 책을 읽고 사색을 하며 비판적으로 보는 것, 운동을 하면서 몸을 관찰하는 것,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것, 일기를 무의식적으로 쓰면서 나도 모르는 내 속 이야기를 엿보는 것, 낯선 사람으로부터 낯선 내 이야기를 듣는 것


귀찮지만 나에게 하는 마지막 노크라 생각하고 도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업을 시작한다는 분들,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는 분들에게 무조건 권합니다. 보통 우여곡절이 인생 초반부터 많았던 분은 이런 경험을 더 빨리 자주 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내부와의 대화를 통해서 정답을 찾기 위해서 이런 노력들을 하던 나에게 조금씩 메시지가 들려왔습니다.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요? 나는 내성적인 가요? 외향적인가요?'

'둘 다 당신입니다.' 


'나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요? 뭐가 맞는 길인 가요?' 

'맞는 길은 없습니다. 끌리는 선택을 하고 어떤 결과를 맞이하던 그 길에서 필요한 것을 배우게 됩니다.' 


나와의 대화를 통해서 균형의 진짜 의미를 깨닫고,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꼈고, 오래 그 느낌을 유지하는 중입니다. 이원론적인 세상의 프레임에 갇혀서 정답을 찾아야 안심했던 나였는데, 직감에 끌려서 한 선택은 무조건 나에게 유리하게 흘러간다는 것 어렴풋하지만 확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높은 파도 위에서 서핑을 하면서 계속 흔들리지만, 바다에 처박히지 않 자신감과 평온함을 선물 받았습니다. 자세를 낮출수록 안전하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계속 노크하세요. 같이 노크해요.

마음이 평온하면 행실도 평온해지고, 가정도 평온해집니다. 번잡스러운 사건 사고에 휘말리지 않습니다.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사람들이 다가오고 결이 맞지 않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멀어집니다. 


논리보다는 직관으로 선택하고, 그렇게 한 선택에 대해 더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느려 보이지만 하는 일에 속도가 붙고, 결이 맞는 실력자를 만나고 그들로 인해서 또 성장의 속도가 붙습니다. 잠깐 고통도 따르지만 이것을 이용해서 빠르게 깨달음의 영역을 확장시킵니다. 더 마음의 평온이 찾아오고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여유도 좀 더 늡니다.


외부로 쏟았던 시선을 거두고, 내부로 가져오는 삶을 살겠다는 선언을 한 지 10년 동안 그렇게  글 쓰면서 책을 집필하고, 강의하고, 영상 만들고, 코칭하면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물론 이 길 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 제 삶과 결이 맞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즐거운 일들이 되어 있고, 좋은 사람을 만나는데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꽤 오랜 기간 출퇴근 없이 살고, 가족과 충만한 시간을 길게 보내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제 가족과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외부로 시선이 머물 때는 불가능하다고 느꼈던 삶을 온전히 누리는 중이고 전파하는 중입니다. 내부로 시선을 돌려 에너지를 전달하고, 진짜 나에게 노크를 지속해서 가능해진 일입니다. 


 


전혀 미동이 없어서 섭섭하더라도 그게 당연한 거라 생각하고 노크하세요. 계속하세요. 외면했던 만큼 노크하세요. 그래야 조금 꿈적꿈적 돌아보기 시작할 거니까요. 저 역시 죽을 때까지 계속 노크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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