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익숙함을 벗어나 배우는 용기

— 지리산 이후, 나의 길은 계속된다

by 그라미의 행복일기

지리산을 다녀온 지 시간이 꽤 흘렀다.


그때의 발자국은 이미 사라졌지만,
그 길이 내 안에 남긴 흔적은 아직도 선명하다.

산에서 배운 것들은 일상의 속도와는 달랐다.
그곳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잠시 멈추는 것도, 느리게 걷는 것도,
모두 길의 일부였다.
하지만 다시 도시로 돌아오자
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갔다.


그때의 여유를 지키는 일이 오히려 더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마음속으로 자주 되뇐다.
“지리산처럼 살자.
조급하지 말고, 흐르는 대로 가자.”

퇴근길 버스 창가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그때의 바람을 떠올린다.
복잡한 일상 속에서도
그 기억은 내 마음을 단단히 붙잡아준다.


지리산에서 배운 건 결국 ‘용기’였다.
혼자 걷는다는 건 두려움을 마주하는 일이고,
두려움을 마주한다는 건
새로운 나를 만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 나는 안다.
익숙함을 벗어난다는 건
무엇을 잃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나로 다시 서는 일이라는 걸.


사람들은 가끔 묻는다.
“그 먼 길을 왜 혼자 걸었어요?”
그럴 때마다 나는 조용히 웃으며 말한다.


“그 길을 걸으며,
나는 비로소 나를 믿는 법을 배웠거든요.”


길은 여전히 나를 부른다.
이제는 산이 아니어도 좋다.
도시의 골목을 걸을 때도,
새로운 배움을 시작할 때도,
나는 다시 길 위에 선다.


지리산의 바람이 내 마음 한편에서 속삭인다.
“멈추지 말아요. 당신의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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