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글에서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동시에 만났다
공저로 참여한 책이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택배 상자를 열자, 종이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활자와 잉크가 어우러진 새 책의 향기는 언제나 설렘을 불러온다.
단단한 표지를 쓰다듬으며,
이제 이 책이 세상의 빛을 본 것임을 실감했다.
작가 이름은 가나다 순으로 배열되어 있었고
내 이름은 가장 앞에 있었다.
그 순간, 뿌듯함과 책임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책장을 넘기며 내 글과 다시 마주했다.
글을 쓰던 날, 나는 자주 울컥했고
때로는 멈추고 싶었다.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도 많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시간은
나를 단련시키는 과정이었다.
글을 쓴다는 건 결국
내 마음 깊은 곳과 대화하는 일,
곧 나 자신을 드러내고 마주하는 일이다.
그래서 내 글은 언제나
나에게 보내는 편지와도 같았다.
페이지마다 나의 시간이 스며 있었다.
흔들리고 지쳤던 순간들,
작게 웃음을 머금은 기억들,
두려움과 설렘이 얽혀 있던 마음의 결들이
문장 사이사이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출간된 결과물이 아니라,
시간을 건너온 나의 기록이며 나와의 약속 같은 존재였다.
책장을 덮고 창밖의 햇살을 바라보았다.
‘나는 잘했을까?
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 있을까?’
의문이 스쳤지만 곧 알았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온전히 솔직한 한 줄의 글이라면,
그 자체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음을.
고요히 내려앉은 오후의 공기 속에서
나는 책을 쥔 채 나 자신에게 속삭였다.
“여기까지 참 잘 왔어.
힘들었던 순간, 용기를 내어 끝내 마주한 시간이
지금의 너를 만들었어.”
이제 이 책은 내 손을 떠나 세상으로 나아간다.
누군가의 책상 위에, 혹은 마음속에 머물며
또 다른 누군가의 위로가 되길 바란다.
내가 글을 쓰며 나를 마주했던 것처럼
이 글이 누군가에게도 따뜻한 빛이 되어주길.
오늘 나는 다시 깨달았다.
글쓰기란 결국
나에게 보내는 편지이며 세상과 나를 잇는 다리라는 것을.
그리고 이 책과 함께 나는 한 걸음 더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