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 ‘위로’라는 자산

by 그라미의 행복일기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새벽 다섯 시,

알람 소리에 억지로 눈을 떴다.
간밤의 예기치 못한 손님 탓인지
몸은 무겁고 마음도 흐릿했다.


기차에 오를 준비를 하며 커피와 간식을 챙기는데,
남편이 다가와 말했다.


“어이쿠, 그 무거운 가방을 메고…
내가 역까지 데려다 줄게요. 천천히 해요.”


평소라면 스치듯 지나갔을 말이었지만
오늘은 그 한마디가 뜻밖의 위로가 되었다.
그가 웃으며 “당신은 참 단순해”라며 농담을 건넸을 때,
그 말조차 따뜻했다.


역 앞에서 남편과 인사를 나누고 걸음을 옮기는데,
고소한 토스트 굽는 냄새가 발길을 붙잡았다.
예전 구포역 앞, 토스트와 어묵을 팔던
포장마차가 불현듯 떠올랐다.
여행을 떠나기 전, 따끈한 국물과 토스트를 사 먹던 그 시절.
이젠 역 주변이 정비되며 사라진 풍경이었는데,
오늘 그 익숙한 향기가 다시 나를 불렀다.


향기를 따라 발길이 닿은 곳에는
놀랍게도 예전 포장마차 주인이 있었다.
얼마 전 역 앞 점포를 인수해 운영 중이라 했다.
기차 시간에 쫓기며도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서둘러 토스트를 포장했다.
따뜻한 온기가 손끝에 전해졌다.


한 입 베어 무니,
단순한 아침 식사가 아니었다.
잊고 있던 추억과 함께
알 수 없는 울컥함이 밀려왔다.
그 속에는 위로가 있었다.


돌아보면 위로는 언제나
이렇게 일상 속 작은 순간에 숨어 있다.
짧은 배려 한마디,
아침 공기에 섞인 빵 냄새,
스스로에게 건네는 다정한 말 한 줄.


그런 것들이 내 하루를 떠받쳐 준다.
물질적 자산은 줄어들 수 있지만,
소소한 위로의 경험은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인다.
그건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러나 마음을 단단히 지탱해 주는 자산이다.


오늘 아침, 토스트 한 조각이 내게 가르쳐준 건 이것이었다.
진짜 위로는 거창하지 않다.
그저 누군가의 하루 곁을 지나는
작은 따뜻함이면 충분하다는 것.


나 역시 누군가의 하루에
그런 작은 위로가 되어주고 싶다.
앞으로도 이런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내 마음의 자산으로 간직하며 살아가리라.

월,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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