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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금맥을 찾아서

나의 금맥 찾기 – 1주 차: 오늘 나의 소비

나의 하루를 떠올려본다.


아침,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깨우고 남편에게 커피를 내려준다. 나는 요플레에 견과류를 넣어 빵과 함께 먹는다. 서로 아침인사를 나눈 뒤, 나는 출근 준비를 하고 남편도 일할 준비를 한다. 오늘은 내가 먼저 집을 나섰다.
“나중에 봐요.” 그렇게 짧은 인사를 남기며 하루가 시작된다.


출퇴근은 대중교통으로 한다. 현 부서로 이동하면서 왕복 출퇴근 시간은 두 시간이 된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집 앞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가고, 늦으면 10분 정도 걸어간다. 지하철 안에서는 대부분 서서 가지만, 중간에 자리가 나면 감사한 마음으로 잠시 앉는다.


지하철 안, 사람들의 시선은 대부분 스마트폰 화면에 머문다. 광고를 보거나 드라마, 웹툰을 즐긴다. 얼마 전까지 나도 SNS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여행 사진을 보고 부러워하며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40여 분의 시간은 화살처럼 지나간다. 어느 순간, 내려야 할 역을 지나쳐 다시 돌아온 적도 있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면 시간이 왜 그렇게 빨리 지나갈까, 스스로에게 묻는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공간을 살핀다. 오늘은 창가로 보이는 바다가 유난히 푸르다. 커피 한잔을 손에 들고 잠시 창밖을 바라본다. 오늘 하루도 하늘처럼 맑기를 바라며 기지개를 켠다.

오늘은 예상치 못한 일정들이 있었다. 서울에서 이 공간을 인테리어 한 분들이 점검차 방문했다. 처음에는 둘러보기만 하려 했지만, 우리는 커피 한잔을 권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마음이 맑은 사람들이었다. 오전 내내, 이런저런 업무로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어제 하루를 떠올려본다. 오늘과 비슷한 일정이었지만, 어제는 오랜만에 서점에 갔다. 호의로 문형배 에세이집을 구입했다. 서점에는 책이 두 권뿐이었다. 평소라면 쌓여 있을 텐데, 주말을 지나 많은 사람들이 구입했나 보다. TV 프로그램에서 작가가 대담하는 모습을 우연히 본 적이 있다. 그 순간, 작가가 궁금해졌다. 나 같은 사람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책을 읽고 글쓰기를 관찰하며 나의 시간을 소비했다. 글은 금방 써지지 않는다. 작가는 오래도록 블로그에 글을 연재하며 기록한다. 그는 묻는다. “왜 글을 쓰는가?”답은 단순하다. 자신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10년 후, 오늘의 글을 읽으며 이렇게 생각했구나, 이렇게 살았구나 평가할 수 있기 위해서다.


최근,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지하철 안에서, 나는 시간을 좀 더 의미 있게 쓰기로 했다. 스마트폰 속 사진들을 보며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하고, 길, 나무, 하늘, 음식 사진 하나하나를 떠올린다. 작은 것 하나하나에 감탄했던 지난날의 내가 지금의 나임을 기억하며,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지난날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그리고 나는 다짐한다. 지하철 안의 두 시간,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순간들을 놓치지 않겠다고. 작은 풍경, 지난날의 기억, 그리고 나를 기록하는 손끝 하나하나가 모여 오늘을 의미 있게 만든다는 것을 잊지 않겠다고.


오늘의 발걸음, 오늘의 숨, 오늘의 마음이 모여 나만의 금맥을 밝히는 하루가 됨을 느끼며

나는 오늘도 그렇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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