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계동 무릉도원
방문일자 : 2020. 08. 19(2회차 방문)
마신 것
케냐 냐위라 AA, Roasted by Heart Coffee Roasters
에스프레소 Stereo blend, Roasted by Heart Coffee Roasters
에스프레소 케냐 냐위라 AA, Roasted by Heart Coffee Roasters
도안에 가서 커피 마시면 짜증나요. 맛이 없어서? 절대 아니죠. '왜 나는 커피를 이것밖에 못 마실까? 나란 놈은 왜 이리 나약할까?' 카페인에 절어 잠들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더 마시고 싶은데, 카페인 한계치가 다가오며 느껴지는 무력감이 더 힘들게 해요.
도안이 사용하는 하트 커피의 특징은 제가 생각하기에 3가지입니다. 1 초초초 클린하고 2 바디가 좋고 3 후미가 길게 뽑힙니다. 이날 마신 냐위라도 예외는 아니었구요. 하트다운 케냐였습니다. 예전에 아버지가 가져다준 블랙베리 잼을 연상했어요. 스테레오 블랜드로 내린 에스프레소는 과일 캔디 같았습니다. 안 짰구요! 설탕 생각이 안 나는 훌륭한 에스프레소였습니다.
케냐 냐위라 AA 에스프레소는 사장님께 부탁드려 따로 마셔보았습니다. 브루잉 커피를 내리던 그라인더로 내려서 아쉽다고 설명하셨지만 저에게는 충분히 맛있었습니다.
사장님께 거의 카페인으로 얻어맞은 지라 위벽 보호를 위해 디저트를 두 개나 시켰습니다. 하나 시키는 것도 제게 있어선 흔한 일은 아닌데.. 살고 싶긴 했나 봐요. 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휘낭시에는 항상 맛있고, 이번에 새로 먹어본 말차산도 대단했습니다. 말차와 팥 그리고 크림 트리오는 오래된 단골 조합이죠. 근처에 사람만 없었다면 접시에 묻은 크림까지 핥았을 거예요.
COVID-19 때문에 이리저리 돌아다니지도 못하니 어디든 한 번 가면 뽕을 뽑게 됩니다. 최대한 좋은 날을 고르게 되고 이 날도 쨍쨍하니 행복했습니다. 부족한 제 글과 사진이라도 보시면서 부디 대리만족이라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