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이디야가 아니다
방문일자 : 2020. 06. 05
마신 것
콜롬비아 유게니오이데스
"스타벅스 옆에 있는 카페"라는 이미지가 자리 잡아버린 이디야. 2등 포지셔닝도 훌륭한 마케팅 전략이지만 여기는 그런 거 필요 없습니다. 도어맨이 따로 있으며 무조건 발레파킹인 이곳은 이디야 커피 랩입니다. 프랜차이즈 커피계의 제네시스라 해야 할지.. 암튼 높은 층고의 복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개방감을 주고, 따듯한 조명이 비추는 황동 느낌의 기물들은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커피도 고급화했는지 가격이 사악하구요. 제가 마신 커피는 만 원인데도 불구하고 고른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굉장히 희귀한 품종이거든요. 원두는 크게 로부스타, 아라비카로 나뉘는데요, 그 아라비카의 조상격 되는 녀석이 바로 유게니오이데스(coffea eugenoides)입니다. 2015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샤샤 세스틱(sasa sestic)이 대회에서 사용한 원두로 그 이름을 떨쳤습니다. 이거 안 마셔볼 수가 없잖아요. 라고 생각하고 가격을 보니 만 원이던가? 하하.
이런저런 스토리가 엮여 있으니 가격이 비싼 건 이해하지만 한 잔의 커피치고는 비싸죠. 이 돈이면 뜨끈~하고 든든~한 국밥에 고기 추가도 가능한데요. 그렇지만 안양 사람인 제가 여기 올 기회는 몇 없을 것 같아서 주문했습니다. 산미톤은 낮고 달달한 느낌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이스로 마시긴 아까운 커피였어요. 얼음이 자잘해서 농도가 금방 옅어지는 것도 아쉬웠구요.
베이커리 쪽도 탄탄..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안 먹어봐서 맛은 모르겠고 종류가 많아서 구색은 갖춘 것 같았어요. 저는 크루아상 샌드위치를 먹었었는데 썩 괜찮았습니다. 무지무지 배고팠던 점은 감안해주시길..
이디야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이디야 커피 랩에서는 의외로 커피 대회 수상하는 바리스타를 배출해내고 있습니다. 연희동에 오픈한 디폴트밸류의 사장님도 이디야 커피랩 출신인 것도 그 예가 될 수 있겠죠. 다른 이디야 매장에서 커피를 기대하는 건 회전초밥집에서 오마카세 같은 맛을 원하는 도둑놈 심보이지만, 커피랩은 기대해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