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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Jan 27. 2016

Looking Back

어릴 적의 회고

추운 겨울 동네를  뛰어놀고 있었다.

나의 동생은 상당히 밝고 뛰는 것을 좋아해서  이곳저곳을 돌아 당기는 것을 좋아했다.


언젠가 동생이 나에게 말했다.


"형! 우리 J형이 살고 있는 동네로 놀러 가자!"


추운 겨울은 우리들에게 어떤 방해가 되지 못했다.

큰 길가를 따라 우리는 놀이를 했다. 

가게 문 너머로 난로 연통에서 떨어지는 노리끼리한 물이 바닥에 쌓여 언덕처럼 얼어붙어 있는 부분을 밟으면서 말이다. 당시의 구의역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그곳에서 우리는 J가 살고 있는 어린이 대공원 후문 근처로 달려갔다. 


가는 도중 동생이 골목길에 잘못 들었나 보다. 동생이 한 골목에 들어간 것을 분명 봤는데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소리를 치면서 동생 이름을 불렀지만 도대체 어디로 간 건지...


시간이 지나면서 걱정되는 맘이 커지고 불안감이  커질수록 발걸음은 빨라진다. 

그 마음이 커져 울며불며 동생 이름을 부르고 있을 때 저 멀리 동생이 보인다.


경찰 아저씨의 손을 잡고 한 손에는 맛있는 사탕을 먹으면서 웃고 있다.

나를 보고 반가웠는지 나를 부른다.


동생이 울면서 나를 찾는 모습을 경찰 아저씨가 봤나 보다. 사탕을 하나 주고 울지 말라고 달래면서 말이다.

경찰 아저씨는 우리를 어린이 대공원 후문 근처의 친구 집까지 데려다 주셨다.


그 추운 날 건빵과 별사탕을 주신 그 경찰 아저씨의 모습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키가 작아서 그랬을까?

나의 기억에 그 아저씨의 벨트 부분과 하얀 장갑만 기억에 남아 있다.


Terje Gewelt - Looking Back (2010년 음반 Azure)


시간이 흘러 이제는 30대의 마지막을 걷고 있다.

가끔 동생과 술 한잔 기울이며  그때의 이야기를 하면 자기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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