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picuity
Doug Hammond - Drums
Muneer A. Fataah - Cello
Steve Coleman - Alto Saxophone
1. Papilagi
2. Lush Life 1
3. For Durrah
4. Figit Time
5. Heart Of Quiet Resignation
6. Perspicuity 1
7. Whisperings Of Uschi
8. Spies
9. Perspicuity 2
10. Cherokee
11. Lush Life 2
AACM의 탄생은 재즈 씬에 다양함을 선사했다. 아방가르드/프리 재즈 뮤지션들의 협연과 하나의 운동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을 돌아보고 발전시켜나갔기 때문이다.
Steve Coleman에 의해 탄생한 M-Base Collective는 이런 AACM에서 시작한다. 초기에는 Von Freeman을 통해서 즉흥연주를 섭렵해 갔고 James Brown밴드에서 알토를 연주했던 Maceo Parker를 상당히 좋아해서 Funky에 대한 나름대로의 음악적 기반을 만들었던 듯 싶다. 그리고 리듬적인 측면과 음악적인 컨셉을 정립해 나가는 단계에서는 지금 소개하는 드러머 주자 Doug Hammond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사실 이 작품은 Doug Hammond의 리더작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해서 Steve Coleman과 따로 떼놓고 얘기하기 힘들다.
초창기 하드 밥에 대한 Steve Coleman의 아이디어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Doug Hammond의 기발하고 독특한 음악적 컨셉이 덧보이는 작품이다. 콘트라베이스와는 다른 음역대를 가지고 있는 첼로 연주자인 Muneer A. Fataah가 참여한 이 작품은 보우를 이용한 일반적인 방식으로 첼로를 연주하지 않는다. 마치 콘트라베이스의 스타카토 주법으로 첼로를 연주하는데 베이스와는 다른 독특한 음역대와 연주톤을 선보인다. 그것이 Steve Coleman의 연주와 묘한 앙상블을 이룬다.
Doug Hammond의 연주는 화려한 기교와 테크닉을 바탕으로 연주하는 뮤지션이 아니다.
대신 그는 사운드를 상당히 크게 잡고 간다. 리듬을 잘게 쪼개기보다는 라이딩과 심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전체적인 리듬을 잡아간다.
이 세명의 뮤지션은 음악적인 아이디어를 혁신적으로 가져가지 않는다. 기본적인 하드밥을 중심으로 차근히 즉흥적인 연주를 뿜어낸다. 몇몇 멤버들의 오리지널을 제외한 알려진 스탠다드의 경우에도 테마의 흐름은 크게 변형하지 않으면서 쌓아가듯 즉흥연주를 뿌린다.
마치 세 명이 전체적인 그림을 결코 서두르지 않고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M-Base를 주도하고 있는 Steve Coleman의 연주가 난해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 작품은 상당히 온순한(?)한 편이다.
Doug Hammond의 리더작임에도 Steve Coleman의 이야기가 주인 이유는 초기 Steve Coleman의 연주를 소개하고 싶어서이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확고한 음악적 컨셉과 후배 양성, 그리고 지금까지도 다양한 형식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드럼의 대가 Doug Hammond 옹에게는 조금은 미안한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