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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Feb 15. 2016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한다

그렇게 꽃잎을 떼어가며 말했다.

하나씩 떼어내며 주문을 외울 때마다 간절함이 더해진다.


마지막 남은 잎을 떼어낼 때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마음이 아플 거라면서...
그리고 그 간절함은 끝이 없이 반복된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다른 꽃을 떼어내고 다시 시작한다.
나를 사랑한다고 말할  때까지 나의 간절함이 이뤄질 때까지...


아마도 많은 분들이 어릴 적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놀이가 아닌가 싶다.

좋아하는 사람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꽃잎을 하나씩 어가며,


'나를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한다...'


어린아이의 마음이지만 간절함이 드러난다.


누군가를 좋아함에는 간절함이 있다. 그 간절함은 소중하다.

영원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저 장난 같은 놀이도 '나를 좋아한다'로 끝날 때야 비로써 그 놀이도 끝난다.


하지만 어느 누군가는 쉽게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로 끝나면 쉽게 끝내버린다.


그 놀이를 통해서 간절함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가는 친구들도 있고 '에이 그냥 놀이일 뿐인데'라며 쉽게 끝내버리기도 한다.


그 아이는 과연 간절함이 없어서 그냥 쉽게 끝내버렸을까?

단지 놀이일 뿐이라도 간절함이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놀이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는 과연 이 어린아이의 마음과 같은 간절함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단순하게 돈과 명예 말고 조그마하지만 나에게 소중한 '그 무엇'에 대한 간절함 말이다.


Chad Lawson - Loves Me, Loves Me Not, Loves Me (2013년 음반 The Space Between)


어쩌면 우리는 수많은 세상의 떼에 찌들어 그 간절함을 잊고 지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Chad Lawson은 자신의 트리오를 통해서 서정적인 연주를 선보였던 피아니스트이다.

그가 2013년에 발표한 솔로 음반 <The Space Between>에 수록된 이 곡을 듣다 보니 문득 어릴 적 꽃잎을 따다 하나씩 떼어가면 같은 반의 한 여자 아이를 떠올리며 저렇게 마음속으로 속삭였던 기억이 났다.

간절함과 함께...


그때의  어린아이의 마음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순간으로 기억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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