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uSicEssa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의기쁨 Feb 16. 2016

Polka Dots And Moonbeams

Jazz 같은 에피소드 #5: Oscar Peterson

Oscar Peterson의 음악 세계는 다이나믹하다. 화려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스타일은 수많은 뮤지션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그에 대해서는 그 이상의 뮤지션은 아니었던 듯 싶다. 이 말에 논란이 좀 있긴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그가 주된 관심 대상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당시의 재즈 씬은 무엇보다 젊은 뮤지션들로 '핫'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전 MMJAZZ에 음반 리뷰를 쓴지 얼마 되지 않아 Oscar Peterson 옹께서 사망하셨을 때 황덕호 선생님은 당시의 작금의 재즈 팬들에게 적잖은 실망감을 살짝 내비친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사실 재즈 팬들에게 실망감을 내비쳤다기보다는 당시의 재즈 씬의 트렌드에 대한 아쉬움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트렌드를 쫒아가는 작금의 재즈 씬, 특히 유럽과 뉴욕을 중심으로 치닫던 젊은 뮤지션들의 새로운 바람은 분명 거장들에 대한 관심에서 옮겨가는 중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물론 이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무협 소설에 가장 많이 나오는 글귀가 이렇다.


'장강의 새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붙인다.'


결국 재즈 씬을 이끌 젊은 뮤지션들이 앞으로의 재즈 씬을 짊어질 것은 당연하지만 그 관심만큼 과거의 대가들에 대한 관심도 나눠주면 어떤가라는 생각을 간혹 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거장의 죽음이 현실화되었을 때 비로소 그의 죽음을 아쉬워한다.


뭐 이런 무거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도 오래간만에 Oscar Peterson의 음반을 듣는 중이라 할 말은 없다. 어쨌든 Oscar Peterson의 음악은 다이나믹하면서도 상당히 유머러스한 면이 있다.


실제로도 그는 상당히 유머러스한 사람이었고 장난끼가 상당히 많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Ray Brown이 예전 그의 장난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기획자인 Norman Granz에 의해 열렸던 어느 콘서트로 기억해요. 

기타리스트 Herb Ellis와 함께 트리오로 진행된 어느 콘서트였지요.
잠시 우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는 Herb의 기타와 저의 베이스의 튜닝을 반음으로 내렸지요.
우리는 전혀 몰랐어요. 그리고 연주가 시작되니 그때서야 알게 되었죠.
저는 Oscar Peterson의 짓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모른 체 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곤경에 처한 것을 즐기더라고요. 더군다나 반 키 높여서 연주를 하더라니까요!!

 

물론 이 에피소드로 Ray Brown은 복수를 했다. 그 에피소드도 한번 소개해 본다.


그래서 저는 복수를 하기로 다짐했어요.
주머니에 구슬을 숨기고 있다가 연주가 시작될 때 그의 피아노에 그 구슬을 막 집어넣어요.
그랬더니 '지글지글'하는 소리가 아주 웃겼죠.

순간 그가  당황스러워하더군요. 그러더니 화가 났는지 그 구슬을 집어서 막 던지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구슬을 막 집어던졌습니다.

뭐... 공연은 엉망진창이 되었지요.

Oscar Peterson Trio - Polka Dots And Moonbeams (1965년 Romance: The Vocal Styling Of Oscar Peterson)


호방하고 화려한 연주의 그의 작품들과는 좀 다른 색다른 음반에 수록된 곡을 소개해 볼까 한다.

그의 음반 중 Nat King Cole에게 헌정하는  몇몇 작품들이 있는데 그중에 지금 소개하는 작품은 1965년에 발표된 <Romance: The Vocal Styling Of Oscar Peterson>이다. 원래 이 작품은 52년과 54년에 걸쳐 몇 번의 그가 특별히 노래했던 곡들을 모은 작품이다. Ray Brown과 Herb Ellis와 Barney Kessel가 참여한다.


많은 사람들은 Nat King Cole 하면 'Unfogettable'을 부른 가수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Nat King Cole만큼 후배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피아니스트는 없을 것이다. 왼손 주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완성한 피아니스트이며 피아노-기타-베이스로 이어지는 독특한 트리오의 형식을 처음으로 선보인 피아니스트이다. 물론 일반적인 피아노 트리오 형식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Bill Evans조차도 그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으니 말이다.


이 작품은 Nat King Cole처럼 발라드 곡을 연주하며 노래를 한다. 부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자신의 보컬 스타일로 로맨스를 노래한다고 하는데 Nat King Cole과 상당히 유사한 면이 있다.


그중에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곡인 'Polka Dots And Moonbeams'을 소개해 본다. Ray Brown과 Herb Ellis가 참여한 곡이다.


밤에 참 잘 어울리는 곡이다. 화려함은 없지만 조용히 속삭이는 듯하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