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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Feb 17. 2016

Il Postino

Metaphor를 이야기하다

부제는 거창해 보인다. Metaphor를 이야기한다라... 

은유와 상징, 참 멋진 말이다. 하지만 이런 부제는 단지 부제일 뿐.

문득 음반 정리를 하다 발견한 한 장의 음반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나는 대학교를 참 바보같이 다녔다. 공부에 욕심이 없었다지만 등록금 건진다고 교양과목은 거의 듣지 않고 전공과 관련된 과목들로 채웠다. 체육이나  몇몇 필수로 들어야 하는 것을 제외하면 교양 과목은 거의  등한시했다고 보면 된다.


뜬금없는 휴학 이후 복학하면서 학과실에서 희한한 전화를 받았다.


"학생은 교양 과목 이수 학점이 부족해서 다 채우지 못하면 졸업을 할 수 없어요. 꼭 교양 과목 몇 점 이상 이수하셔야 합니다."


젠장...


이전에는 이런 게 없었던 거 같은데 아마도 변화가 있었던 듯 싶다. 마지막 남은 학기에 다 때려 박아도 도저히 나올 수 없을 거 같은 점수였는데 아무튼 나는 어찌어찌 다 채웠다. 졸업은 했다는 거지 뭐.


그러다 들었던 영화 관련 교양 과목을 들었다. 

영화 두 편을 보여주었던 과목이었는데 다른 영화는 생각이 안나는 데 <Il Postino>는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DVD까지 구했던 영화이다.


메타포, 그 은유의 세계를 주인공인 마리오에게 가르쳐주던 칠레의 위대한 시인 네루다의 모습이 선명하다.

자연으로부터 은유를 배우는 마리오.


너무나 아름다운 영화다. 하지만 영화 못지않게 나를 사로잡았던 그 음악 'Il Postino'.

이탈리아의 저명한 피아니스트 Luis Bacalov가 음악을 담당했던 것이다.


영화와 멋진 음악의 만남은 그 영화를 너무나 아름다운 한편의 시로 기억하게 만들고 있다. 


Peter Nordahl Trio - Il Postino (1996년 음반 An American In Paris)


덴마크 출신의 피아니스트 Peter Nordahl Trio의 연주곡으로 나는 원작자인 Luis Bacalov의 연주보다는 이 뮤지션의 음악으로 처음 알게 되었다. Lisa Ekdahl과 많은 작품에서 함께 하기도 했는데 서정적인 연주가 교양 수업에서 넋을 잃고 영화를 보던 그때를 떠오르게 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줄거리는 네루다와 마리오의 우정이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줄거리는 바로 메타포에 있다고 봤다.


그리고 나의 삶 역시 그런 은유적인 삶이 되고 싶다는 갈망을 크게 한 적이 있었다. 

물론 그렇지 못한 현실에 살고 있지만 그래도 나는 아직도 갈망을 하고 있다.


나는 당신의 삶이 은유적인 삶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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