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uSicEssa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의기쁨 Jun 07. 2016

Digital World

디지털, 아날로그, 디지털... 

디지털에 대한 강렬한 인식은 아마 91년 신해철 2집 <Myself>를 통해서였던 거 같다. 그때가 중학생 때였는데 테이프 가게에서 신보로 디스플레이된 것을 보고 음반을 샀다. 음반 뒷면을 봤을 때 상당히 생소했던 느낌을 받았다. 이 작품은 그가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낸 작품이다. '미디'라는 힘을 빌려 만든 타이틀 그대로의 음반이었던 것이다.


사실 이 음반과 디지털과는 무관하다. 하지만 당시 일반적인 테이프와는 좀 투박한 표지와 '신해철'이라는 이름을 처리한 부분이 마치 도트 스타일로 표현한 디지털이라고 인식했던 모양이다. TV에서 보여주던 바코드에 대한 인식들, 종교적인 부분을 내포했지만 어렸던 나에게는 그것이 디지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는 아날로그 감성이라는 말로 옛 것을 추억한다. 그렇다면 디지털 감성과 아날로그 감성을 나누는 기준이 무엇일까? 정말 진부한 소재이긴 하지만 과연 디지털 감성이라 해서 차갑고 아날로그 감성은 무조건 따뜻한 '그 무엇'일까?


어느 누군가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우리의 기억은 사실 뇌 속에서 작용하는 것들이다.
1천억 개 정도의 뉴런과 그것들이 서로 연결되는 1천조 개의 시냅스의 작용으로 기억으로 저장한다.
고로 우리가 알고 있는 아날로그적 감성이라는 것은 실상 디지털 세상에서 존재하는 것일 뿐이다.


그래. 과학적인 접근법으로 봤을 때 그게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하지만 정녕 그렇다 할지라도 과학적인 접근과는 달리 나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저 너머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믿고 싶다.


Axel Kühn Trio - Digital World (2014년 음반 Open - Minded)


독일 출신의 베이시스트 Axel Kühn은 과연 '디지털 세상'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연주하고 있을까?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닌 거 같다. 

그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 순간 자체가 어쩌면 '디지털 세상'의 한 부분이 아닐까?


근데 갑자기 영화 '매트릭스'를 떠올리니 참 거시기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Re: Person I Knew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